한 나라에 가뭄이 심했습니다.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혹합니다. 아들 한 명과 같이 사는 과부도, 먹을 것이 다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남은 곡식을 겨우 모아 음식을 만들어먹은 뒤에는, 굶어 죽을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희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낯선 남자가 찾아와 이렇게 요구합니다. “내가 지금 목마르고 배고프니, 물과 먹을 것을 주시오” 황당한 요구에, 여인은 대답합니다. “우리도 겨우 한 움큼 가루하고 기름 조금 있는데. 이것으로 음식 만들어 먹으면 이젠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을 거예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남자는 굽히지 않고 말합니다. “그것이라도 먹을 것 만들면, 나 먼저 주시오. 내가 먹고, 당신과 아들도 먹으면 되지 않겠소?”
건방지고, 뻔뻔하고, 몰염치한 말처럼 들립니다. 그는 더 나아가 믿을 수 없는 말을 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당신 그릇에 먹을 것이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들어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 여인은 남자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먹을 것을 만들었고, 남자를 주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릇에 가루가 또 채워졌습니다. 기름이 또 생겼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구약성경 열왕기상 17장 8-16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말씀은, 계속 채워지는 원리를 알려줍니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두 가지 원리에 따라 살아갑니다. 하나는, 계속 채워지는 원리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가 채우는 원리입니다. 채워지는 원리는, 계속 공급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하고 나면, 그것이 또 채워집니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전기도, 물도, 공기도 사용하는 만큼 계속 채워집니다. 자기가 채우는 원리는, 채워지는 것이 없기에 자신의 힘으로 계속 채우며 살아가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채우기 위해 애써도, 많이 채우지 못합니다. 그나마 채운 것도 금방 떨어집니다.
우리는 24시간이 지나면, 내일 또 24시간이 채워질 것을 압니다.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숨 쉬면서, 공기가 계속 채워질까? 걱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채워지는 것이고, 주어지는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당연히 주어지는 것. 변함없이 채워질 것이라는 기대. 우리는 그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믿음이 없으면 자신의 힘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재난 경보가 발령되면, 사람들은 음식과 물, 비상용품을 사재기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게 필요한 물품이 계속 채워지리라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사재기로 물건을 비축해두어도, 1년, 2년, 10년 분을 쌓아둘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계속 공급받아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가 채우는 원리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한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 중 불이 났습니다. 화재로 인해 전기와 수도 시설이 망가졌습니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니, 더위를 피할 수 없습니다. 화장실에 물이 없으니 위생에 문제가 생깁니다. 급수차를 통해 물 배급을 받습니다. 하지만 물을 받아도, 그 물을 들고 20층 아파트를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계속 공급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사고로 인해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되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채워야 합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채워도, 비축한 물은 금새 바닥납니다.
여러분, 내 힘으로 채우는 것은 힘듭니다. 내가 채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채워져야 합니다. 서로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주어야, 나도 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도록 지음받았습니다. 앞서 예를 든 성경 말씀도 그것을 이야기합니다. 과부도 먹을 것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배고프다고 하는 남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게 음식을 나눠줍니다. 그 결과, 그릇에 먹을 것이 계속 채워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채워주셨다고 되어 있습니다. “나”만 생각하고, “내가” 먹을 것만 쌓아두면 풍족해보이지만, 결국 다 소모되고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나보다 더 배고픈 남을 생각하고 “타인을”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면, 부족했던 음식이 채워집니다. 기적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내것을 움켜쥐며 살기 쉽습니다. 나도 먹을 것이 없고, 나도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웃에게 나누는 일이 더욱 가치를 갖습니다. 하나님이 그것을 아시고 기억하고, 채워주십니다. 여러분도 이 채워지는 원리를 경험해보십시오. 여러분의 시간을, 재화를 어려운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보십시오. 내 것을 움켜쥐고 사는 것과는 다른 삶이 있음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각자 자기 배를 채우며 살기보다는, 이웃의 필요를 채우며 살기 원하십니다.
홍콩우리교회도 이 원리에 따라 살기 원합니다.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홍콩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언제든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들을 나누며 살아가기 원합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