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끼는 동생 변호사들이 줄줄이 결혼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 한창 연애 중이다. 청첩장을 주겠다며 마주 앉은 자리에서 둘은 자꾸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 눈빛을 보는데 17년 전 내가 아내를 처음 바라보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는 불이었다. 나는 식사 내내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사랑의 모습은 하나가 아니다. 그들의 사랑이 입 안에서 톡 쏘는 달콤한 칵테일이라면 17년을 함께한 우리의 사랑은 빈티지를 더해가는 레드 와인이 되었다. 처음의 화려한 단맛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묵직한 향과 깊이가 들어찼다. 좋은 와인이 그...
홍콩의 출산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며, 홍콩인 10명 중 8명은 자녀를 낳을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2026.4.15 홍콩수요저널 기사 참조) 하지만 걷다 보면 수많은 젊은이들을 마주합니다. 관광객도 있지만, 곳곳의 학교와 캠퍼스에서 꿈을 키우는 학생들의 모습이 더 눈에 띕니다. 외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도 많습니다. 홍콩한인유학생회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 학부생 기준으로 한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습니다. 그 수가 약 3,800명에 이릅니다. 이 3,800이라는 숫자 뒤에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이...
홍콩에 20여 년을 거주하며 현지 연예인을 목격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한국에 살며 영화에서나 보던 스타들을 홍콩에 와서 직접 보게될 줄이야! 나의 짜릿한 경험들을 공유해 본다. 1. 주윤발 나의 주윤발 목격담은 예전 칼럼 ‘명암이 갈린 홍콩 최고 스타, 성룡VS주윤발’에서 언급된 바 있다. 내가 살던 타이쿠싱 해안 공원에서였다.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 검은색 운동복 차림으로 맞은편에서 천천히 걸어 오고 있는 그의 모습은 바바리 코트를 걸쳤던 영웅본색의 주윤발이었다. 2주 연속 월요일 오후 5시가 좀 넘은 시...
안녕하세요. 홍콩약사입니다. 최근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편리함을 추구하다가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최근 홍콩의 불법 다이어트약 거래 문제 홍콩 보건국(DH)과 세관(C&ED)은 2025~2026년 다이어트 관련 약물 불법 판매 단속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6년 1월에는 14,000개가 넘는 다이어트 주사가 마카오로 밀반출되려다 적발되었고, 처방전 없이 온라인이나 약국에서 불법 판매되는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
홍콩은 여전히 기회의 땅, 그러나 한인 사회는 '움츠림'을 넘어설 때 손정호 편집장 홍콩한인상공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념 책자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상공회는 김범수 명예회장을 편집위원장으로 초빙했고, 저를 포함한 실무진을 편집위원으로 위촉하였습니다. 한인 비즈니스맨들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은 정말 의미 있고 감동을 주는 시간입니다. 1970년대 세계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아시아의 용(龍)' 홍콩은 동서양이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표어로, 홍콩을 아태...
갑자기 더워졌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주르르 흐릅니다. 예년보다 더위가 늦게 왔다고 합니다만, 체감상 더위의 기세는 더 강해졌습니다. 저의 막내는 연신 땀을 닦으며 “아빠, 이제 더위 시작이에요? 그러면 여름에는 얼마나 더운 거예요?”라며 지레 겁을 먹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니 수분 섭취를 잘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분 뿐 아니라 미네랄, 특히 염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평소엔 잊고 지냈는데, 땀 흘리는 여름이 오니 군대 행군과 소금 생각이 나네요. 행군하기 전, 아스피린처럼 생긴 알약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소금과 미네랄 정제였...
지난 수년간 스포츠 부상과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저는 척추와 사지, 심지어 발의 건강까지 서로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깊이 체감해 왔습니다. 특히 펜싱(제가 즐기는 취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같은 반복적인 스포츠 활동이나 일상 업무가 몸에 무리를 주기 시작할 때 이러한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더욱 통합적이고 개인 맞춤형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척추지압치료(Chiropractic)와 족부의학(Podiatry)적 접근법을 결합하여 진료하는 이유입니다. 펜싱 선수들...
지난주 칼럼에서는 선전의 경제 특구 지정 배경에 대해 소개하였다. 덩샤오핑은 1978년 11기 3중전회 이후 개혁개방 노선을 추진하면서 광동성의 선전, 주하이, 산터우와 푸지엔성의 샤먼 4곳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이는 홍콩, 대만 및 해외 화교 자본 유치를 목표로 한 실험적 조치였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 천윈의 새장 경제론 경제특구는 향후 중국의 개혁개방 성공 여부를 가늠할 실험적 성격을 띠었다. 경제특구 메커니즘은 다음처럼 도식화된다. 먼저 중앙이 정책 목표(개방·성장)를 제시한다. 다음으로 특정 지역에 ...
최근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홍콩 교민의 선전행이 잦아지고 있다. 이것은 홍콩 현지인들도 마찬가지다. 고속철로 불과 십여 분 남짓한 거리에 홍콩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가격과 서비스, 상품의 다양성 등에서 선전은 홍콩 대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 선전을 방문하며 이 도시에 대해 궁금증을 품어본 적은 없는가?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도시가 된 선전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가 하는 것이다. 선전 발전의 배경을 알고 가면 도시가 다르게 보일뿐더러 지인에게 할 얘기도 많아진다. 이에 선전의 성장 ...
지난 24일 일요일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불교의 부처님 오신 날과 기독교의 성령강림절이 같은 날에 겹쳤기 때문입니다. 종교는 서로 다르지만, 두 날 모두 ‘찾아오심’의 의미를 기념하는 점은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 ‘오는 것’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좋은 소식, 뜻밖의 만남, 어둠 속에서 빛을 경험하는 순간이 오기를 바라지요. 개인적으로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를 접했을 때의 여운이 지금도 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다 지쳐 떠나고자 하는 ‘고고’와 그를 붙잡는 ‘디디’. 고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
오늘은 통계를 통해 홍콩 남녀의 사회적 현황을 살펴 보고자 한다. 2025년 8월 발표된 홍콩 정부 인구 통계국(C&SD)의 최근 자료, 즉 2024년 현황을 기준으로 전년도인 2023년과 비교해 보았다. 1. 인구 통계 – 남녀 중 누가 더 많나? 홍콩 인구는 2024년 말 기준 여성이 4,096,000명, 남성이 3,404,500명으로, 이는 2023년 말에 비해 각각 0.2%와 0.6% 감소한 수치이다. 2024년 여성과 남성의 출생 시 기대 수명은 각각 88.4세와 82.8세(잠정치)다, 이...
우리는 대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하면 급하게 식단을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처럼 바꾸고 며칠 하다가 포기하거나, 아니면 아예 '나는 너무 바쁘고 이러이러한 환경이라 할수없어' 등의 소극적인 자세로 내심 다이어트를 원하면서도 항상 뒤로 미루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체지방률을 3%까지 낮추며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하는 저는, 몸소 겪은 노하우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의 성패는 '얼마나 의지가 강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과학적으로 지속 가능한가'에 달려 ...
초등학교 5학년 여름, 친구의 권유로 처음 교회 간 그 날 교회 선생님이 저를 반겼습니다. “처음 보는 친구구나, 어디 사니?” 모임 끝나고 저를 집까지 바래다주셨습니다. 그 이후, 매 주 일요일 아침이 되면 선생님이 교회 아이들과 함께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현아, 교회 가자!” 저의 할아버지는 그때마다 혀를 끌끌 차며 말씀하셨습니다. “교회 다니면 쌀이 나오냐? 돈이 나오냐?” 목사가 된 지금도 어릴 때 들었던 할아버지의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마 예수님을 믿지 않고 교회 다니지 않는 분들. 특별한 종교가 없는 ...
그동안 매주 연재해 온 3백여편의 칼럼 작업 중 이번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쓰는 내내 그 녀석들을 떠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마치 매주 하는 소개팅 중 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러 나가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홍콩 생활에서 이 반갑지 않은 이웃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한국민족대백과사전에서는 이들을 ‘약 3억 5,000만 년 전(고생대 석탄기)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온 가장 오래된 곤충 중 하나로, 6천6백만 년 전 대멸종 사건도 견뎌낸 강인한 생존자’라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핵전쟁이 일어나도 살아남을 놈들이라 들은 적이 있다...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2026년 1월 다보스(Davos) 연단에서 자신의 모교를 조롱했다. “나를 예로 들자면 엘리트 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 전공은 앞으로 팔기 어려울 것이다.” 옆에 앉은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 최대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창업자가 인문학의 사형을 선고한 장면이었다. 카프는 해버퍼드 대학(Haverford College)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Stanford) 로스쿨을 거쳐 독일에서 신고전 ...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 간 교회서 예배드릴 때, 선생님이 기도하시고, 다른 친구들은 다들 손 모으고 눈을 감았습니다. 저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선생님의 기도 소리를 듣는 것이 기도인가? 아니면 나도 소리를 내서 기도해야 하나? 소리 내서 기도하면 방해되니, 그냥 속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요청하는 것이 기도인가? 아무도 기도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교회를 다니고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기도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과 질문을 많이 품었습니다. 목사가 된 지금도 ...
지난 5월 1일, 서울 성수동과 서울숲 일대에 16만 명이 모였습니다.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 30주년 팝업스토어 개장 행사’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전사고 우려로 경찰이 출동하였고, 주최측도 당황하여 급하게 행사를 취소하였습니다. 포켓몬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타지리 사토시’라는 소년이 도쿄의 남쪽, 아직 개발이 덜 된 ‘마치다’라는 곳에 살았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여러 곤충을 잡고 놀았습니다. 잡은 곤충을 공책에 그림 그리며 분류하고, 생태를 관찰하여 적기도 했습니다....
매일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고민은 오늘은 뭘 먹을까이다. 홍콩에 20년 넘게 거주하며 내가 즐겨 찾는 현지식 프랜차이즈 메뉴를 추천코자 한다. 프랜차이즈로 한정한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가 볼 수 있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1. 티우드의 우육면 우육면(牛肉麵)은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에 큼지막한 소고기 덩어리들이 들어 있어 한국인 입맛에도 딱이다. 원래 대만 국수지만 홍콩에도 우육면 식당들이 많다. 이중 티우드(Tea Wood)의 우육면은 우리 학원 한국어반의 현지 수강생이 추천하여...
안녕하세요, 홍콩에서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의)과 포다이어트리스트(Podiatrist, D.P.M.) 자격을 모두 갖추고 진료 중인 칼 린입니다. 저는 사우스 웨일스 대학교에서 카이로프랙틱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홍콩 카이로프랙틱 위원회에 등록되어 있으며, 브라이튼 대학교에서 포다이아트리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영국 등록 포다이어트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스포츠 부상과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을 치료해 오면서, 저는 척추와 사지, 그리고 발의 건강이 얼마나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해 왔습니다. 특...
필자는 홍콩의한초등학교바로옆에거주하며매일아침아이들의등굣길을지켜본다. 쉬는시간과점심시간이면어김없이운동장에서터져나오는아이들의함성과웃음소리는소음이아니라생동감넘치는‘성장의소리’다. 하지만이소중한생명력을뒤로하고한국의학교운동장은점차침묵에잠겨가고있다. 숫자가증명하는기이한침묵 한국경제보도에따르면전국초등학교 6,189개교중 312개교가정규교과외의축구·야구등스포츠활동을금지하고있다. 부산은 303개교중 105개교(34.65%), 서울은 605개교중 101개교(16.69%)에달한다. 친구들과공하나차고싶어도할수없는것이오늘날한국초등학생들의서글픈현...
타타타타타! 쾅쾅쾅! 우우우웅! 소음이 들려옵니다. 아홉 시가 되었습니다. 울창했던 숲을 밀어내고 굴착 작업이 시작된 지 벌써 몇 개월째입니다. 작업 현장에는 굴삭기와 레미콘을 비롯한 각종 중장비가 저마다의 소음을 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소음에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저는 일 하는 분들의 출근, 점심, 퇴근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만 조용해지니까요. 공사 현장이 제 사무실과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이기에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하루종일 끼고 일하기도 하고, 본당이나 교육관으로 옮겨다니며 조용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