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새로 구입한 스포츠카를 몰고 시내 모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웠다. 여느 주차장과 마찬가지로 입구에는 주차증 발급기가 있었고 김 사장도 버튼을 눌러 주차권을 발급받았다. 표의 뒷면에는 “정산소 옆 안내판에 적힌 주차장 이용에 관한 규정이 적용됨”이라고 적혀있었다. 몇 시간 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온 김 사장은 자신의 스포츠카 유리창을 누군가가 깨고 안에 있던 약 10만 불 상당의 귀중품을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사장은 주차장 정산소로 찾아가 관리인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관리인은 주차...
홍콩에서 날씨가 가장 끝내주는 시기로 나는 11월을 꼽는다. 지인들이 홍콩에 놀러 가기 좋은 때가 언제냐고 물어오면 주저없이 11월에 오라 말한다. “1년 내내 여름이라 날짜가 어떻게 지나는지 몰라요”. 싱가포르에 살다 온 우리 학원 수강생의 얘기다. 이에 비하면 불명확하게나마 사계절이 있는 홍콩은 얼마나 다행인가. 이제 장장 7개월에 걸친 길고 무더운 여름이 끝났다. 에어컨 켜고 계속 집에만 있어서는 홍콩 가을에 대한 실례이자 범죄이다. 그럼 무엇을 하면 좋을까? 아래와 같은 야외 활동을 제안해 본다. 1.바다를 벗삼아 자전...
최근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대규모 국제중재 컨퍼런스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전 세계에서 방문한 수백 명의 국제중재 변호사들과 업계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여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도 많았고 과거에 한두 번 만났던 사람들과 재회하는 시간도 있었다. 분쟁 해결 전문 변호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업계와 계층의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해 왔으나 단시간에 그토록 다양한 문화권과 사회 계층의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는 경험은 자주 있지 않다. 이런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각 개인이 선택하는 언어, 표현 방식, 그리고 대화하는 ...
지난 주일, 세 분의 방문객이 저희 교회를 방문하셨습니다. 그 중 한 분이 설교 시간과 기도할 때 많이 우셨습니다. 예배 후, 식사 교제를 하며 방문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 분은 부부인데 일본 오키나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이었습니다. 홍콩에 잠깐 일이 있어 왔다가 우리교회를 방문하였다고 했습니다. 한 분은 일본 오카야마에 거주하는 분인데, 홍콩에 여행 왔다가 예배 드릴 교회를 찾아 오셨습니다. 눈물을 흘리셨던 분은 오카야마에서 오신 분이었습니다. 저는 세 분이 같이 온 줄 알았는데, 따로 왔고 버스서 만...
지난 몇 년간 전국체전에 홍콩대표팀의 스쿼시 선수나 감독으로 참가해왔다.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다시 코트 위에 설 때면 고등학과와 대학교 대표 선수로 뛰던 학생의 나와 마주한다. 그 때의 열정을 지금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경기를 하기 위해 코트에 들어갈 때면 경쟁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전국체전에서 각자 자신의 종목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을 마주하면 마치 전투에 나서는 전사의 모습이다. 승리 아니면 패배만이 존재하는 제로섬 게임의 전투. 이러한 적자생존의 논리는 ...
한승태 작가가 쓴 “어떤 동사의 멸종-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꽃게잡이 배, 양돈장, 주유소, 콜센터, 물류센터 등에서 일하며 경험한 이야기를 적은 책입니다. 불황이라는 출판업계서 출간 1년 만에 7쇄를 찍었습니다. 어이없고, 슬픈 사건이 많이 나오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와 맛깔나는 묘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됩니다. 몰랐던 직업군의 애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고 공감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 종료되지 않은 통화를 통해 작가가 충격을 받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본사 임원의 방문 - “이 팀장, 요즘 홍콩 경제 상황은 어떤가?” 본사에서 출장 온 박 상무가 의전 차량에서 몸을 반쯤 누이며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현지 관리자인 이 팀장은 예상했다는 듯 다음과 같이 차분하게 대답한다. “최근 홍콩 경제는 GDP 성장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증시가 본토 자금 유입에 힘입어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 GDP는 2025년 2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는 등 우상향 중이다. 증시 역시 코로나 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0% 이상 급등했다. ...
급전이 필요해진 명수는 자신이 아껴오던 고려청자를 처분하기로 하고 도처에 가격을 알아보았지만, 경제가 나쁜 탓인지 마음에 드는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고민하던 명수는 경매를 통해 청자를 처분하기로 마음먹고 경매날짜와 장소가 적힌 포스터를 골동품 매장 몇 곳에 붙여두었다.우연한 기회에 명수의 포스터를 보게 된 준하는 오래전부터 이 고려청자를 탐내고 있던 터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이를 자기 손안에 넣고 싶었다. 그래서 중요한 해외공연과 사업미팅을 모두 뒤로하고 경매에 참가했다. 반면,명수는 자존심 때문에 준하...
우리는 원치 않아도 안 좋은 일을 경험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나거나 아동 학대. 가정폭력, 성폭력 등 아주 힘든 일을 많이 겪으면 그것이 트라우마가 됩니다. ‘트라우마’라는 말은, 라틴어입니다. ‘뚫리다. 다치다. 상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정신적 상처는 psychological trauma, 육체적 상처는 physical trauma라고 부릅니다. 베셀 반 데어 콜크(Bessel van der Kolk)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입니다. 그는 PTSD로 인한 뇌의 변화를 최초로...
철분은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미네랄입니다. 그 중에서도 생리적인 이유와 생활주기 특성상 여성은 철분 결핍 위험이 훨씬 더 높습니다. 따라서 철분 영양제는 많은 여성들에게 건강 유지를 위한 중요한 보조제 입니다. 철분 결핍의 증상 남녀노소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 결핍성 빈혈이 발생하며, 다음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1. 피로와 무기력감(가장 흔함) 2. 집중력 저하 및 두통 3. 창백한 피부와 손톱, 입가 갈라짐 4. 호흡 곤란과 두근거림 5. 어지럼증과 현기증 6. 털이 많이...
홍콩 최대 종교는? 홍콩의 3대 종교는 기독교, 불교, 도교이다. 이 세 종교의 신도 숫자는 엇비슷하다. 기독교는 140만 명, 그리고 불교와 도교는 각각 100만 명이 좀 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천주교가 40만 명, 이슬람교가 30만 명이다. 불교와 도교가 각각 100만 명이 넘지만, 실은 두 종교는 서로 얽혀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절에는 부처님과 관운상이 사이좋게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바우히니아는 홍콩의 국화가 아니다? 보통 홍콩의 국화를 바우히니아(보히니아)로 알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김해시에서 황새 기념관을 만들고 개장 행사를 했습니다. 행사에는 복원된 황새를 방사하는 순서도 있었습니다. 관계자의 인사말과 축사. 기타 순서가 한 시간 반 넘게 진행되었습니다. 방사를 기다리던 황새는 행사 끝날 때 까지 좁은 우리에 갇혀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뜨거운 가을 햇살에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그늘막 하나 없었던 것이죠. 그 결과 비참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방사하려고 우리를 열었는데, 황새는 우리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당황한 사육사가 억지로 황새를 우리에서 꺼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할 때 일이다. 중국에서 손님들이 방문하여 함께 서울 관광을 다녔다. 우리를 태운 차가 강변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한 중국인이 불쑥 질문을 했다. “한강에는 다리가 몇 개나 되오?” 나는 말문이 막혔다. 당시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를 꺼내 몇 글자 입력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홍콩에 사는 교민들이라면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방문한 지인들로부터 무수히 쏟아지는 홍콩 관련 Q&A 시간 말이다. 아마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 아닐까 싶다. 현지인들도 잘 모른다, 홍콩에서 가장 큰 섬은...
스쿼시 코트에서 한참 다른 아이들과 훈련 중인 아들 둘의 모습은 하나의 작은 세계와 같다. 내 아들 둘은 피부색도, 눈동자 색도, 각자의 부모와 사용하는 언어도 제 각각인 다른 아이들과 뒤섞여 땀을 흘린다. 그 모습 속에서 문득 15살의 나를 떠올린다. 조기유학을 떠나 거대한 북미 대륙에 뚝 떨어진 작은 섬처럼 존재했던 주류 사회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 나의 색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던 어린 날의 불안을 말이다. 그런데 내 아들 둘의 얼굴에는 그런 종류의 불안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다름을 설명하거나 변명할...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 벌어지고 있는 무역 전쟁의 포성 속에서, 또 전세계와 우리 대한민국을 향해 겨눠진 관세의 칼날을 보며 협상의 기술과 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 국가의 명운을 건 경제적 담판이나 우리 삶의 작고 큰 분기점이 되는 연봉 협상이나 그 심리적 문법은 놀라울 만큼 닮았다. 감정이 앞선 자는 길을 잃고 철저히 준비한 자의 침묵은 천 마디 말을 압도한다. 법정 안밖에서 수많은 분쟁을 해결하며 깨달은 것은 가장 치열한 싸움조차 결국 더 나은 합의를 향한 길고 고통스러운 협상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
제 사무실에서는 많은 나무가 보입니다. 울창한 숲을 걸어보려고 입구를 찾아 들어가려 했지만, 천문대 부지라며 출입을 제한합니다. ‘아, 그래서 나무가 울창하구나’ 직접 거닐지는 못해도, 사무실에서 보는 나무가 푸르고 많으니 그것으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평안이 깨집니다. 지난 주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나무를 베기 시작합니다. 조용했던 곳이 시끄러워지고,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는 사라졌습니다. 뜨거운 해를 막아주던 나무는 잎이 울창한 가지가 잘리고. 토막 나며 쓰러집니다. 그동안 가려 보이지 않던 건물들이 그대로 드러나보...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회사의 해산이나 자본금과 같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주주의 개별적 승인 없이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의 회사조례(Companies Ordinance, Cap. 622) Section 462에서는 회사의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Special Notice'가 필요하다고 규정한다. 또한 동 조례는 해임 대상 이사에게 동 회의에 ...
홍콩에 온 지 얼마 안 된 교민 고민상 씨. 홍콩 지인이 새로 개업을 하여 이번 주말 방문하려 한다. 그런데 무엇을 선물할지가 고민이다. 그래, 새 사무실에 번듯한 시계가 필요하겠지? 같은 이웃이기도 한 교민 선배 홍잘알 씨에게 연락해 동네에 다양한 시계를 구비한 상점이 어디인지 물어본다. 그런데, 그 선배의 말. “시계를 선물한다고? 하지 마~”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의 말인즉 선물로 적적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이유가 뭐지? 홍콩에서 주고받는 선물들 홍콩에서 주고받는 선물들의 목록을 보면 사실 한국과 ...
만화 True Beauty 캡처 우리는 왜 어떤 이에게 이유 없이 끌리는가? 완벽한 이목구비나 조각 같은 몸매를 가져서도 아닌데 그저 존재 자체로 공간을 장악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 힘을 '매력'이라 부른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일상의 불안을 철학의 시선으로 해부했듯, 이 매력이라는 지극히 본능적인 끌림의 근원을 파고들어가 보면 우리는 '자신감'이라는 견고한 심리적 토대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자신감이 어떻게 사회 속에서 길...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해력 저하로 인한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대화와 소통의 단절입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가 이 정도 말은 당연히 알겠지?’라는 전제를 두고 대화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그 말을 모르거나, 의미를 다르게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오해와 대화의 단절이 생기겠지요. 문해력 저하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대화와 단절이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대표하며 문해력 저하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 인터넷에서 한 사례를 접했습니다. 웹툰 작가...
아이들이 기다리던 날이 왔습니다. 지난 주일, 홍콩우리교회서는 두 번째로 ‘우리마켓’이 열렸습니다. 지난 5월 어린이주일에 처음 했습니다만, 반응이 좋아 하반기에 다시 준비했지요.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장을 봅니다. 어른들은 집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기도 하고, 후원을 하기도 합니다. 각종 장난감과 선물이 교회학교 예배장소에 가득 셋팅됩니다. 교회 입구에는 화려한 풍선과 장식, 행사 장소에는 떡꼬치와 어묵, 소떡, 주먹밥 등 각종 먹을거리가 풍부합니다. 모처럼 권사님들이 솜씨를 발휘하여 음식을 준비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