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한 중국 재벌'의 이중생활…미국 국적 혼외자들 유산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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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한 중국 재벌'의 이중생활…미국 국적 혼외자들 유산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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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식품기업 와하하(娃哈哈) 그룹 창업자 쭝칭허우가 사망한 지 1년여 뒤 그의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유산분배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란징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적을 가진 3명이 쭝칭허우의 외동딸로 현재 와하하그룹을 이끄는 쭝푸리(43)를 상대로 유산분배를 요구하는 소송을 홍콩과 항저우에서 제기했다.


20대로 알려진 원고들은 자신들이 쭝칭허우 전 회장의 혼외자라고 주장하면서, 쭝 전 회장이 자신들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던 은행 신탁자산 20억달러(약 2조8천억원)를 돌려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홍콩에서 냈다.


이들은 쭝 전 회장이 생전에 자신들을 수익자로 지정하고 이런 규모의 자산을 홍콩HSBC은행에 신탁했으나 쭝푸리가 무단으로 일부를 빼내 계좌에 18억달러만 남아있다면서 그가 더는 신탁자산에 손대지 못하게 처분금지 명령을 내려달라고도 요청했다.


이들은 또한 항저우 법원에는 쭝푸리가 물려받은 와하하그룹 지분 29.4%에 대한 상속권을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원고들은 쭝 전 회장이 와하하 전직 임원이자 21세 연하인 두젠잉과 낳은 혼외자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중국 봉황망은 전날 쭝푸리와 그에게 소송을 제기한 3명 외에도 혼외자 3명이 더 있어 쭝 전 회장의 자녀가 총 7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에는 2017년생도 있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봉황망은 쭝씨 가문과 가까운 인물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전하면서 또 다른 혼외자 3명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생전에 '자수성가한 검소한 재벌'이라는 이미지로 유명했던 쭝 전 회장 일가의 이런 '막장 드라마'같은 이야기는 중국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2월 79세를 일기로 사망한 그는 한때 중국 1위 부자였지만 1년에 개인적으로 쓰는 돈이 5만위안(970만원)을 넘지 않고 사무실 면적도 50㎡를 넘지 않는다고 알려지며 '헝겊 신발을 신은 갑부', '풀뿌리 기업가'로 일컬어졌다.


또 와하하는 생수와 요구르트, 콜라 등을 크게 히트시키며 '국민 음료 회사'로 통하던 기업으로 '가족문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워 왔다.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으로 쭝 전 회장의 '이중생활'이 드러났다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와하하 일가의 혼외자 다툼은 민영기업의 승계와 관련해서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SCMP는 지적했다.


와하하의 최대주주는 지분 46%를 가진 항저우 상청구 정부이고 쭝푸리가 29.4%를 보유하고 있으며 와하하 직원주주회가 나머지 24.6%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혼외자들의 모친인 두젠잉은 직원주주회의 이사장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의 컨설팅회사 쒀레이의 에릭 한 수석매니저는 "와하하는 중국 음료시장의 왕이자 지난 40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번창한 민간기업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이번 사건이 쭝칭허우 회장의 청렴성과 후계 계획을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SCMP에 말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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