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숨겨진 사찰 만불사 vs 자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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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숨겨진 사찰 만불사 vs 자산사

홍콩의 제1종교는 불교와 도교다. 특이한 점은 두 종교가 서로 혼합되어 있고 이에 더해 유교, 민간 신앙의 색채까지 더해졌다는 사실이다. 

 

절이나 사당을 가면 부처님과 관운상이 사이좋게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중 홍콩의 유명한 사찰하면 보통 웡타이신이나 포린선사를 떠올린다. 하나 홍콩에는 대략 600개 정도의 절과 사당이 있다.

 

오늘은 우리가 잘 모르는 숨겨진 명승 사찰을 소개한다. 샤틴에 있는 만불사(萬佛寺), 타이포에 위치한 자산사(慈山寺)다.

 

샤틴의 만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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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틴의 만불사는 영화 <무간도>의 배경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 첫 장면에 홍콩의 조폭 조직이 이곳에서 불공을 드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카메라는 다양한 불상의 얼굴을 비춘다.

 

만불사는 1949년에 건설되었다. 승려 월계법사가 승려와 신자들을 모아 절을 세웠다. 

5개의 법당과 4개의 누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월계법사는 당시 70이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몸소 제자들을 지휘하며 절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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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불사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은 가지고 있다. 

 

첫째, 이름 그대로 수많은 불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1만 2천여 개의 불상이 있는데, 표정과 크기가 제 각각이다. 월계법사가 직접 불상 제작에도 참여하였다. 

만불사 정상에는 부처님의 제자였던 18나한이 개성있는 자태로 바위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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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만불사는 우뚝 솟아있는 만불탑으로도 유명하다. 홍콩의 화폐는 HSBC, 중국은행, 스탠다드 차터드 세 곳에서 발행된다. 

이중 1985년부터 2002년까지 HSBC가 찍어낸 100불짜리 화폐에 이 탑의 도안이 새겨졌다.  


셋째, 절에 불공을 드리는 스님이 없다. 이는 홍콩의 수많은 사찰과 다른 점이다.  

샤틴은 원숭이들이 이웃으로 거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여행객에게 음식을 달라고 다가오거나, 돌아다니며 노는 원숭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방문의 재미를 더한다.  

 

만불사에 도달하려면 470개의 계단을 밟아야 한다. 등산하는 기분으로 사찰에 올라 보자. 

절 정상에서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샤틴과 신계의 풍경은 고단한 몸에 대한 보상이다.

 

만불사의 개방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MTR을 타고 샤틴 역에서 내려 B출구로 나온다. 

그리고 홈스퀘어를 지나 약 20분 정도 올라 다다른다.

 

이때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조심한다. 만불사 방향에 절을 연상케하는 묘지가 나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만불사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헛걸음을 한다. 

정부 건물과 우체국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타이포의 자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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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사는 실재로 숨죽여 몸을 감추고 있는 절이다. 외지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적막감과 고요함이 사찰을 감싸고 돈다. 

여행객로 번잡한 홍콩의 유명 사찰과는 다르다.

 

이는 입지 조건 외에도 방문이 쉽게 허용되지 않는 점 때문에 그렇다. 인원 제한을 하여 입장이 이루어지는 바, 사전에 인터넷 예약(www.tszshan.org)이 필수다. 

한 달 전에 신청이 가능한데, 오전 8시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어 예약시 서둘러야 한다.

 

자산사를 세운 사람은 그 유명한 홍콩 최고의 갑부 리카싱이다. 2003년 건설이 시작된 후 무려 10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정식으로 문을 연 것은 2015년 4월부터이니 홍콩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절이라 할 수 있다. 

50만 평방미터의 대지 위에 20개의 건축물과 법당이 위치한다.  

 

자산사에는 자원봉사자 가이드가 방문객을 인솔하여 사찰을 안내한다. 가이드는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주요 건축물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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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우뚝 서서 중생을 바라보는 관음상이 유명하다. 아래 단상까지 포함하면 높이가 76미터로, 25층 건축물에 달한다. 자비롭고 근엄한, 그리고 웅장한 모습의 관음상은 송나라의 조형 양식에 따라 건축되었다.

 

자산사에는 자랑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예술박물관인데 세계 각지의 진귀한 불교 관련 예술품과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홍콩에서 유일하게 불교 예술품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자 학술 연구 기지이기도 하다.  

 

1년 내내 만발해 있는 꽃들도 자산사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선사가 아름다움을 뽐내는 각종 꽃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 옆으로는 바다가 흘러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사찰에 발을 디디면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불심이 생길 것 같다.

 

자산사에 가기 위해서는 MTR 타이포 마켓역에서 내려 미니버스를 타고 들어간다. 

미니버스(20B, NR532, 20C, 20T)로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배차 간격은 10~20분이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오후 2시부터 5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방문시 노출이 심한 옷, 예를 들면 민소매 복장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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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불사와 자산사가 위치한 샤틴과 타이포는 모두 신계 지역으로 비교적 인접해 있다. 

하루 시간을 내어 유명 사찰 두 곳을 방문, 비교해 본다면 의미있는 일정이 될 것 같다.

 

오늘은 불교와 관련된 내용을 실었으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옮기며 글을 맺는다.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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