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도심속 작은 밀림 홍콩 습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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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도심속 작은 밀림 홍콩 습지공원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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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빽빽한 상업용 건물과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다. 이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따금 대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이나 바닷가가 지척에 있기는 하다.  

하나 도심을 벗어나 좀 더 멀리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오늘 소개하는 홍콩 습지공원은 이런 충동에 응답해 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습지공원은 또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생태 환경을 느끼고 배우기에 좋은 학습의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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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살아 숨쉬는 여러 동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코로나 전인 2018년 기준 46만명이 다녀갔고 이중 해외 입장객 수는 3만 9천명에 달했다. 

2013년, 홍콩의 10대 최고 건설 항목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습지공원이 위치한 곳은 신계 틴수이와이(天水圍)다. 바다 건너에는 중국 본토인 선전이 자리잡고 있다.

 

악어 푸이푸이와 전시실, 식당, 실내 놀이터를 갖춘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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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2006년 5월 개장되었다. 생태의 기능 및 가치를 주제로 시민들에게 휴식 및 교육의 장소를 제공하고자 문을 열었다.

 

개장 한 지 얼마 안 되어 홍콩 정부가 대대적 홍보를 했을 때 나는 가족과 방문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나의 아들이 세 살이었을 때 손을 이끌고 방문했었다. 내가 다시 찾은 것은 그 후로 약 17년만이다.

흥미로운 점은 첫 방문 당시 새끼 악어였던 ‘푸이푸이’가 지금은 길이 2미터가 넘어 보이는 어른으로 성장해 있었다는 사실이다. 

푸이푸이는 2003년 신계 북부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누군가 기르다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었던 새끼 악어는 이후 습지공원에 보금 자리가 마련되었다. 

덕분에 줄곧 이 공원을 상징하는 터줏대감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17년만에 조우한 푸이푸이가 꽤나 반가웠다.     

내가 얼마 전 방문했을 때는 초여름의 뜨끈한 햇살이 내리쬐는 평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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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30불을 내고 들어서면 먼저 오른쪽 분수가 입장객을 반긴다. 그리고 정면에 들어선 투명 유리의 본관을 통과하여 공원에 들어서게 된다.

본관 오른쪽은 수족관과 생태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왼쪽에는 커다란 카페테리아와 실내 놀이터를 거쳐 공원으로 연결된다. 

카페테리아는 꽤나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내부에서 바깥으로 넓게 펼쳐진 습지를 조망할 수 있다. 앉아서 내다보는 자연 세계의 풍경은 꽤나 운치가 있다.

푸이푸이는 바로 인근에 위치한 실내 놀이터 옆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제 눈앞에는 공원으로 가는 길이 펼쳐진다. 

 

본격적 습지공원 탐사는 지금부터!

방문 당시 단체 입장한 유치원 학생들이 현장 학습에 한창이었다. 

평일이었지만 가족 단위로 방문한 입장객들과 손을 잡고 데이트하는 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원 초입에는 시원하게 드리워진 커다란 연못과 그 주변을 둘러싼 울창한 수풀이 등장한다. 

전체적인 풍경이 작은 밀림을 떠올리게 하였다. 순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빌딩 숲이 아닌 대자연의 숲을 보고, 느끼고 싶었다. 산과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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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연결된 길 중에서 내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17년전 찾았을 때 보다 좀 더 잘 정비가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더 인공화된 느낌을 주어 아쉬움도 살짝 들었다. 

하나 중간중간 숲으로 연결되어 있는 나무 판자길을 걷고 있자니 오늘만큼은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습지공원의 특징 중 하나는 곳곳에 새를 관찰할 수 있는 오두막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관찰이 가능한 새의 종류가 273종인데, 홍콩에 서식하는 조류의 50%에 해당한다.

 

조류 외에도 나비와 잠자리를 비롯한 각종 곤충과 파충류, 양서류를 만나볼 수도 있다. 

특히 나비의 경우 177종의 관찰이 가능하다. 습지공원 내에는 나비정원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20종의 담수어도 서식한다.

60헥타르로 조성된 공원이 그렇게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양한 생태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걷다 보면 주변에 맹그로브 나무숲도 지나며 울창한 갈대숲도 펼쳐진다.

다시 본관으로 들어와 생태 전시실과 작은 수족관도 둘러 보았다. 공원 전체를 둘러 보는 데 약 한 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교통편 및 입장료

지하철 튠마선(Tuen Ma Line)을 이용하여 틴수이와이(Tin Shui Wai)역에서 내린다. 

출구를 나오면 경철(Light Rail) 갈아 타는 곳으로 연결된다. 경철은 홍콩 외곽에만 다니는 도로 위의 작은 지하철이다. 

하차 후 역에서 옥토퍼스 카드를 찍어 요금을 낸다.

경철 705번을 타고 약 10분 후 습지공원(Wetland Park)역에서 하차한다. 도로를 따라 3~4분 정도 걸으면 정문이 나온다.

성인 입장료는 $30이다. 3~17세는 $15, 3세 미만은 무료 입장이다. 개방 시간은 평일과 공휴일 모두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이며 화요일은 휴무다. 

습지공원이다 보니 여러 곤충과 벌레, 모기 등이 서식한다. 출발 시 긴 소매, 긴 바지나 스프레이 모기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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