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102 _ 學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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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102 _ 學 (학)




한자 문화권에 속한 지역에서 학교의 명칭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공부가 됩니다. 어린이들이 처음으로 가는 학교는 한국에서는 초등학교(初等學校), 중화권에서는 소학(小學), 일본에서는 소학교(小学校)라고 부르고 고등학교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고등학교(高等學校), 중국에서는 고급중학(高级中学)이라고 부릅니다. 대학교는 한국을 제외한 한자 문화권에서는 대학교(大學校)라고 하지 않고 대학(大學)이라고만 부르지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학교 명칭 뒤에 항상 학교 교(校)를 붙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학교의 학(學)은 배울 학입니다. 요즘은 한국에서 한자가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배울 학(學)은 워낙 많이 쓰이는 글자이다 보니 16획이나 되는 복잡한 글자임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배울 학(學)이 너무 복잡하게 생겨서 불편했는지 윗부분을 점 세 개로 간략하게 만든 学이라는 글자를 씁니다. 저는 배울 학(學)을 볼 때마다 어린이가 책상 앞에 앉아서 양손으로 책을 잡고 읽고 있는 뒷모습이 상상됩니다. 맨 아래쪽의 子(자식 자)를 앉아 있는 어린이의 뒷모습, 그 위의 冖(덮을 멱)을 책상, 다시 그 위의 복잡하게 생긴 𦥑(양손 잡을 국)을 두 손,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爻(본받을 효)를 책에 쓰인 글씨라고 생각한 것인데 실제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한자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재미있는 상상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쉽게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코너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8월에 시작된 생활한자 코너가 홍콩수요저널의 배려와 독자 분들의 관심 덕분에 지금까지 5년 넘게 102회에 걸쳐 연재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홍콩수요저널과 독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배울 학(學)이 들어간 문장 중 가장 유명한 문장은 아마도 논어의 시작 부분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일 것입니다. 고전 한문은 현대 중국어와는 다르게 매우 함축적으로 쓰여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배우고 시간 날 때마다 익히면 정말이지 기쁘지 않겠는가?” 라는 뜻이 됩니다. 그동안 생활한자 코너를 연재하면서 저부터 한자를 배우고 익히며 또한 홍콩에 대해서도 깊이 알게 되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생활한자 코너를 통해서 독자 분들도 그러한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셨기를 감히 바라고 원하며 이만 생활한자 코너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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