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94 _ 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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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94 _ 苗



백신은 중국어로 疫苗(역묘)라고 씁니다. 疫은 ‘전염병 역’이고 苗는 모내기라고 할 때의 ‘모 묘’ 이니 疫苗(역묘)라고 하면 전염병(疫)의 싹(苗)을 심는다는 뜻이 됩니다. 

묘(苗)를 풀어보면 밭(田, 밭 전)에 풀(艹, 풀 초)이 심겨 있는 모양이니 작은 모종, 싹이라는 뜻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생백신이든 사백신이든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혹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하거나 죽인 뒤 사람 몸에 넣는 것이므로 전염병의 싹을 심는다는 뜻의 疫苗(역묘)가 참 적당한 이름이라고 생각됩니다.

백신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는 사람 몸 속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물질을 갖고 있는데 이를 항원이라 하고, 항원이 우리 몸 속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항체입니다. 

항체는 항원에 붙음으로써 항원의 활동을 저해하고 면역세포가 항원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 혹은 박테리아를 잘 잡아먹게 해 줍니다. 주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갖고 있는 특이적인 단백질이 항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거의 대부분의 백신은 생백신 및 사백신에 속합니다. 코로나19를 예로 들자면 전통적인 사백신인 시노백 백신은 죽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접종하는 방식입니다. 

죽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 속에서 면역 반응은 일으키지만 복제되지는 않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특이적인 단백질이 항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포 내에서 단백질이 생성될 때에 DNA가 RNA로 전사(轉寫)되고 RNA가 단백질로 번역(飜譯)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 착안하여 항원으로 쓰일 단백질이 아니라 그 단백질의 설계도인 DNA 혹은 RNA를 주입하는 방식의 새로운 백신들이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많이 상용화되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백신은 DNA를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삽입하여 주입하고 바이오엔테크(화이자, 포선)와 모더나의 백신은 RNA를 지질 나노 입자로 감싸서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홍콩에서는 현재 시노백의 사백신과 바이오엔테크(화이자, 포선)의 RNA백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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