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출신 가정부 애니(가명)은 홍콩생활 10년이 넘으면서 한 홍콩 남자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갑자기 틀어졌다. 대부분의 커플에게 기쁨이 되는 소식이 애니에겐 걱정과 근심이 되고 말았다. 그녀가 임신했다는 소식에 남자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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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는 "인도네시아에서 혼전 관계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홍콩문화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임신할까 두려웠지만 그는 콘돔 사용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종교는 이슬람 87%, 기독교 9.9%, 힌두교 1.7%)
남자친구는 그녀의 전화를 받고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의심했지만 애니는 한명 뿐이었다며 큰 실망과 아픔이 더해져만 갔다. 애니는 외국에서 혼자 아이를 갖게 되면서 불안한 현실과 미래를 직면해야만 했다. 많은 외국인 가정부들이 홍콩에 오래 머물면서 홍콩에서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자선단체 패스파인더(Pathfinders)의 제시카 초우는 "가정부들은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외롭다. 남편이 바람피우는 일도 흔하다"며 대부분 성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거나 가족 계획에 대해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가정부들이 임신하게 되면 불안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고용주는 해고하는 경우가 많고 고국에서도 도움을 거의 주지 못한다고 한다.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태어난 자녀의 아버지 88%가 홍콩에 있었다.
그중 48%는 망명 신청자였고 52%는 영주권자이거나 다른 비자를 소지하거나, 홍콩 밖의 사람이었다. 애니의 고용주는 중국 심천에서 낙태하라고 제안했지만 동의하지 않았다. 직업소개소도 비슷한 제안을 했었다.
애니는 싸우고 싶지 않아 결국 일을 그만두고 한 목사의 도움을 얻어 2년 동안 아이를 돌보다가 다른 고용주 가정에 취업했다. 또 아이의 아버지 관계 확인을 위해 소송 까지 했다.
오랜 싸움끝에 법원은 애니의 손을 들어주었고 친부는 큰 금액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아들은 결국 영구거주자로 인정받았다. 현재 4살인 애니의 아들은 교회에서 알게된 다른 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쉬는 날에만 만나고 있지만 좀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애니는 입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직접 기를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