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가 더해"..중국의 '골칫거리' 로크 美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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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가 더해"..중국의 '골칫거리' 로크 美대사

 

 

 

미국의 첫 중국계 주중 대사라는 타이틀을 단 로크 대사는 지난 2011년 8월 중국 언론의 비상한 관심 속에서 베이징에 입성했다.

 

가족들을 데리고 배낭을 직접 맨 채 입국장에 들어서는 그의 모습은 권위주의에 물든 중국 관리들의 모습에 익숙해진 중국인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로크 대사의 '소탈한 일상'에 열광했다. 출장 때 이코노미석을 즐겨 타는가 하면 만리장성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줄을 선 그의 모습에서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옆집 아저씨'와 같은 친근함을 느끼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로크 대사의 인기는 거꾸로 중국 관리들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란 점에서 중국 정부의 심기는 영 불편했다.


공산당 기관지 가운데 하나인 광명일보(光明日報)가 나서 로크 대사의 '겸손한 이미지'에는 신제국주의를 중국에 퍼트리기 위한 미국의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 것은 중국 당국이 느낀 불편함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중국의 입장을 더욱 유연하게 이해해 줄 수 있으리라는 애초의 기대와 달리 로크 대사는 철저히 미국의 국익을 관철하면서 중국의 약점을 영리하게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중국 정부의 중단 요구 속에서도 베이징 도심의 미국 대사관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면서 중국 정부의 공신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시각장애인 인권 운동가 천광청(陳光誠) 사건은 로크 대사가 중국 정부에 단단히 미운털이 박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뉴욕타임스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의 자택에 갇혀 있던 천광청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탈출하자 미국 대사관은 외교적 파장을 감수하고 차량과 직원을 보내 천광청을 대사관 안으로 데려왔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는 로크 대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분개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천광청의 미국 대사관 진입을 '미국의 내정 간섭'이라고 규정하면서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중국 관영언론도 로크 대사를 "신중한 말과 행동을 하는 주중 대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표준적인 미국의 정객"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외교적 줄다리기 끝에 천광청과 그 가족을 망명이 아닌 유학 형식으로 미국에 보내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이후에도 로크 대사는 과감한 '치고 빠지기'식 행보로 결정적 순간마다 중국의 속을 긁었다.

 

작년 10월에는 티베트인들의 잇따른 분신이 일어난 쓰촨성 아바현의 티베트 불교 사찰을 방문했다.


대외적으로 구체적인 메시지를 발표하지는 않고 인터넷에 슬쩍 사진만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미국이 티베트 인권 문제를 중요시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처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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