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 내각의 개발국장, 부동산 불법 투기 혐의로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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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 내각의 개발국장, 부동산 불법 투기 혐의로 퇴임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던 렁춘잉 행정장관이 이번에는 자신이 임명한 찬 만포(Chan Man-po) 개발국장의 부동산 불법 투기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찬만포 개발국장은 자신의 부인이 오너로 있는 회사 소유의 아파트와 관련해 계속 변명만 일삼아 오다가 시민들의 신임을 잃었다. 시민들은 정직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으니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찬 국장이 연루된 아파트는 한 아파트를 여러 가구로 불법 세대 분리해 세를 놓는 서브 렛(sub-let/subdivided) 아파트로 알려졌다.

이런 불법 개조 아파트는 지난해 몽콕의 대형 화재 참사를 가져오는 등 홍콩의 큰 문제로 지적됐다.

렁 행정장관은 불법 개조 아파트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한 판에 하필이면 주택 문제와 관련있는 개발국장이 이런 아파트 소유와 매각 관련 사실이 알려지며 렁 행정부에 가해지는 압력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월 30일 개발국장으로 찬만포가 임명된 지 하루 만에 홍콩의 동방일보가 찬 신임 개발국장을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보도하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동방일보는 타이콕취(Tai Kok Tsui)에 현재 비어 있는 아파트가 찬 신임 국장의 아내인 휘포밍의 소유로 이 아파트가 허가 없이 불법으로 여러 가구로 개조되었다고 폭로했다.

찬 국장의 아내 휘는 이 아파트를 비롯해 여러 채의 아파트를 소유한 하베스트 참 개발(Harvest Charm Development)의 사장이다.

게다가 찬국장의 아내 휘포밍은 타이콕취(Tai Kok Tsui)와 조던(Jordan) 등 주로 불법으로 여러 가구가 세 들어 살 수 있게 개조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지역의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사들였고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매각 가격도 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찬 국장은 하베스트라는 개발회사가 자신의 아내와 아내 가족이 소유한 회사이며, 자신은 이 회사의 사장이었다가 1997년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아내가 어떤 부동산을 회사를 통해 사고 팔았는지 전혀 모른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찬 국장의 변명과는 상반되는 사실이 홍콩 일간지에 의해 속속 파헤쳐지기 시작했다.

찬 국장은 아내가 불법 개조 아파트를 사들인 회사의 사장 자리는 물러났지만, 그 회사의 지분을 소유한 다른 회사의 사장이며 회사가 불법 개조 아파트를 사들였을 당시 그 개발회사의 사장 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사실을 몰랐다는 변명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찬 국장의 아내 휘포밍의 하베스트가 소유한 아파트는 10채로 그 중 절반이 불법 개조 아파트로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찬 국장은 자신이 "전혀 모른다"고 말한 것은 그 아파트들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모른다고 말하려고 했다며 말을 바꾸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변명도 어색한데다 이 성명을 낸 시간이 하필이면 밤 11시 59분이어서 언론의 집중 포화를 피하려 했다는 비난의 화살까지 맞고 있는 상황이다.

찬 국장은 자신의 임기 기간 중 자신은 물론 아내도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한번 불신하기 시작한 홍콩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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