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세지는 피플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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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거세지는 피플 파워



지난달 28일 장쑤(江蘇)성 치둥(啓東)시에서 일본 업체인 오지(王子)제지의 폐수 배출 하수관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시 정부의 일인자인 쑨젠화(孫建華·51) 당서기가 시위대에 봉변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쑨 서기는 청사에서 나와 시위대와 대화를 시도하다 과격한 군중에 상의가 벗겨지고 안경까지 부서지는 수모를 겪었다.

현지 당국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 요구를 받아들여 하수관 건설을 영원히 취소한다면서 백기를 들었다. 하수관 건설 백지화 이후에도 인근 난퉁(南通)시 주민이 식수원 오염 우려를 이유로 아예 이 업체의 공장 폐쇄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초 쓰촨(四川)성 스팡시에서는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의 반대시위로 104억위안(1조9000억원) 규모의 몰리브덴·구리 합금 공장건설이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 일어난 토지 강제수용 반대 시위를 광둥성이 전격 수용하면서 시작된 시위의 평화적 해결 모델 즉 '우칸 모델'이 자리를 잡은 셈이다.

관영매체의 시각도 예전과는 확 달라졌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방정부 스스로 새로운 산업시설을 유치할 때 환경위험을 충분히 평가했는지,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충분한 대화 등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었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면서 해당 지방정부를 질책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치둥과 스팡사태의 주요 원인은 정부 정책 결정의 불합리에 있다면서 지방정부의 독단적인 일처리를 비난했다.

특히 치둥 사태 등이 재연되는 것을 막으려면 지도자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되며 민중이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최근 수년 새 중국에서 각종 사회적 갈등 문제로 집단시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칸, 스팡, 치둥 사태에서 보듯 대중이 불만을 합리적으로 표출하는 새로운 민중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가을 권력교체기가 다가오면서 중국 전역에서 크고 작은 시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방정부 부패·비리에 대한 불만이 쌓인 데다 인민의 사회·경제적 욕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하면서 정부의 권위가 급속히 해체되고 있는 점도 시위사태를 야기하는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통상 지방정부 지도자는 당 중앙이 지명하는 탓에 경제성장과 지역개발에 급급해왔고 권력교체기를 맞아 이 같은 관행은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는 주민 반대에도 환경오염을 양산하는 기업을 유치하거나 주민의 주택을 강제로 철거해 부동산 개발업체에 팔아넘기기 일쑤다.

지난 6월 25일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 쭤탄(左灘)촌에서는 촌민 200여명이 현지 정부 간부 2명을 억류하고 불법 토지 수용에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비슷한 시기 광둥성 중산(中山)시에서는 외지 출신 농민공과 현지 주민 간 격렬한 충돌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시위는 외지농민공과 현지 주민의 아이들 싸움에서 촉발됐지만 사회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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