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인터뷰] 한인문화계 신생모임 홍콩한인남성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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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수요인터뷰] 한인문화계 신생모임 홍콩한인남성합창단


“남자의 목소리에도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중저음이 조화를 이룰 때 비교할 수 없는 멋이 있죠.”


지난 6월 18일 홍콩한인남성합창단이 새롭게 발족됐다. 오직 노래를 좋아하는 것 하나만으로 조건을 내세워 12명의 창단멤버가 모였다.

대부분 직업은 성악이나 음악과 관련이 없었으나 젊었을 때 학교나 동우회, 교회, 성당 등에서 합창단의 맛을 본 사람들이었다.

첫 모임인데다가 서로 안면이 전혀 없어 잠시 낯설기도 했지만 자기소개를 하고 음악에 대한 추억을 하나 둘씩 나누면서 금새 공감대가 형성됐다.

마치 예전에 함께 합창단을 했던 것처럼 음악을 ‘미치도록 사랑했던’ 나날들을 회상하기 바빴다.

가장 맏형인 안성길 씨는 60년대에 남성합창단의 매력을 맛본 뒤로 남성합창단에서만 활동해왔다.

 “저는 60년대에 농대에 다니고 있었는데 기숙사 생활하면서 남성합창에 빠져들었죠. 대학졸업 후에 70년대에 인천에서 길을 가다가 합창 소리를 듣고 찾아가서 다시 시작하기도 했었죠.”

홍콩남성합창단 창단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노영식 씨는 10년전 아내의 권유로 시작했던 날을 기억했다.

“2002년도에 분당남성합창단에 자연스럽게 가입했고 총무 맡으면서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7명으로 시작했는데 그 해 가을에 발표회를 갖고 CD도 만들었죠. 나중에 한국을 떠나니 합창이 그리워지더라구요. 음악의 맛을 느껴본 사람은 아마 다 그럴꺼예요.”

안성길 씨는 남성합창단 멤버를 모집한다는 수요저널 광고를 우연히 보고 기쁘게 달려왔다고. “80년대 후반에도 홍콩에서 남성합창단을 만들려고 시도를 했었는데 뜻을 모았던 사람들 대부분 출장이 많아 결국 무산됐었죠. 노 총무처럼 젊은 사람이 이렇게 만들어주니 고마울 뿐이죠.”

합창단 활동을 많이 해본 이들이 밝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단원들의 결석이다.

대부분 회사 대표이거나 중역들이어서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보름에 한번 월요일 저녁에 연습을 하고 개인별 연습은 음악파일과 동영상을 이용해 지도할 예정이다.

“음악에 빠져서 좋아하게 되면 모든 스케줄을 음악에 맞추지요. 그래도 40~50명이 가입해야만 실제 공연 때 20명 정도가 설수 있더라구요.” 경험 많은 베이스 안성길 씨가 덧붙였다.

연습장소는 침사초이 이스트에 위치한 홍콩제일교회(Energy Plaza 8/F)로 정했다. 현재 성제환 전 한인회 부회장을 비롯해 무역, 전자, 섬유, 물류 등 다양한 직종의 멤버들이 가입했고 다음 모임 때는 20명 정도가 될 예정이다.

노영식 씨는 이번 창단 이후 준비를 차근차근 잘 해서 올 가을 한인회가 주최하는 ‘한마음장터 행사’에 공연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그는 많은 아빠들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연습해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그리고 교민들에게 들려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화음의 즐거움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지휘자, 그 다음은 단원, 마지막이 관객이죠. 노래 부르는 우리는 이미 즐기면서 하는 겁니다.” 노래하는 즐거움으로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는 안성길 씨의 미소가 가슴에 와 닿는다.
 

홍콩한인남성합창단 참가문의
노영식 9767-6046  nobo1@chol.com
모임 : 격주 월요일 오후 7시 침사츄이 홍콩제일교회
자격 : 나이와 종교, 지역에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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