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玉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중국문화를 파고들면 玉이 나오는데 그 玉은 일반 옥이 아니고 곤륜산맥에서 생산되는 특별한 옥이다. 어릴 때 배우는 천자문에서도 “金生麗水, 玉出昆岡”이라 하듯 중국에서는 예부터 곤륜산의 옥이 옥의 대명사였다. 곤륜산의 옥이 생산되는 곳은 和田지방인데 和田玉하면 玉 중에서 가장 좋은 玉을 일컫는다. 和田이라는 이름도 현지사람들의 현지어발음을 한자로 표기한 것인데 현지어로 “옥이 나오는 곳”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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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신장 남쪽에서 생산되는 和田玉이 하서회랑을 통해 장안으로 들어오고 그것이 낙양까지 전파되었다. 하서회랑의 좁은 길목은 비단이 거래되기에 앞서 玉石이 운반된 길이다. 그래서 실크로드에 앞서 玉石之路가 있었다고 한다. 漢代 이후 수많은 왕조가 서역을 차지하려고 했던 것도 무역에 의한 이득도 있겠지만 玉 산지를 수중에 가지고 싶어서인지 모른다.
玉은 그 모양이나 기품이 君子의 모습이라고 하여 유교에서 玉의 존귀함을 크게 평가하고 있다. 단단하면서(일반 돌보다 경도가 높다) 부드럽다. 특히 옥의 표면은 사람의 피부처럼 매끄럽다. 많은 문학 작품에서 곤륜산의 玉 은 미인의 피부처럼 매끄럽고 미인의 피부는 옥처럼 희고 부드럽다고 표현한다. 곤륜산에 매장된 옥도 한계가 있으므로 玉은 갈수록 귀하다. 곤륜산에서 산출되는 玉에는 색깔에 따라 백옥, 황옥, 청옥, 흑옥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백옥을 으뜸으로 치고 백옥 중에 양의 기름(羊脂)처럼 희고 부드러운 옥을 羊脂白玉이라고 부르고 이것을 옥중에서 가치있는 것으로 친다.
곤륜산의 和田옥은 산출방법에 따라 3 종류가 있다고 한다. 山料, 山流水, 仔料가 그 것이다. 山料는 곤륜산 옥광에서 바로 캐어 나온 것으로 비교적 값이 싸다. 山流水는 곤륜산의 玉이 스스로 캐어져 물에 흘러나왔는데 해발 3000-4000m의 고산의 계곡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리고 仔料는 山流水가 다시 수 백 년 수 천 년 걸쳐 평지인 하류로 쓸려 내려와서 하류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랜 세월 깎이고 깎여서 모양이 부드럽다. 和田사람은 일생동안 한번이라도 仔料를 발견하게 되면 평생 생활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옛날에는 仔料를 발견하기 위해 동네사람 모두 강 속에 나와 발에 밟히는 옥돌 仔料를 찾기도 하였다고 한다. 특히 20세가 안된 숫처녀가 알몸으로 무리를 지어 물속에서 仔料를 찾는 행사를 하였다고 한다. 왜냐하면 젊은 여성의 음기가 仔料와 잘 맞아 처녀는 자신도 모르게 仔料가 있는 쪽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仔料를 발견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쉽지 않으나 일부 사람들은 지금도 仔料를 찾는 일에 모든 것을 건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산삼을 찾는 심마니의 모습과 비슷하다.
일생을 걸쳐 한번 찾기만 하면 부르는 것이 값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입상자에게 수여하는 금.은.동메달에 테는 금.은.동으로 하지만 그 속에 곤륜산의 옥을 넣어서 중국이 玉의 나라임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올림픽의 공식인장인 “중국인”(中國印)의 도장에 곤륜산의 仔料로 만든 옥을 쓸 예정이라고 한다. 이 옥은 수년 전 어느 위그루 老人이 평생 처음으로 강 속에서 발견한 것으로 원석 덩어리가 100kg이 넘는 대형옥이다. 가치를 계산하기 어렵지만 미화 10억 달러 상당이 된다고 한다. “중국인”은 올림픽이 끝나면 올림픽박물관에 보관되어 많은 사람이 관람할 수 있다.
玉의 문화는 玉을 통해 중국·한국·일본에서 공유하고 있다. 옥쇄라는 말은 동양 3국 모두 쓰는 말인데 옥처럼 산산 가루가 된다는 의미다. 옥쇄할지언정 온전한 기왓장은 되기 싫다는 말이 있듯이 옥이 유교사회에 미친 영향은 크다. 그리고 女性은 모두 옥같이 예뻐지길 바라면서 여자이름에 玉이 들어간다. 玉이란 글자도 본래 돌의 일종인데 왕이라는 글자가 들어 간 것은 玉이 존귀하여 왕후장상에게 어울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王과 같은 글자를 써다가 王과 구분하기 위해 점 하나 찍은 것이 玉이라는 글자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송대 이후에는 북방의 소수민족이 신장을 지배하면서 곤륜산 옥은 더 이상 중국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따라서 이른바 玉石之路가 막혀 부득이 지방옥을 찾아 곤륜산 옥에 대체하였다고 한다. 곳곳에 玉壙을 발견하고 심지어 옥의 대체품으로 아름다운 자기도 생산하였지만 곤륜산의 和田옥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祈連山에도 玉이 발견되었다. 이 玉은 투명하여 밤에도 빛을 발한다 하여 야광옥으로 불려진다. 그 옛날 치렌산 옥으로 만든 야광배에 포도주를 부어 마시면서 곤륜산 화전옥의 아쉬움을 달랬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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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열(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