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세력 불린 태풍에 기상청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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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세력 불린 태풍에 기상청 당혹



이번 태풍 비센티(Vicente)는 짧은 거리를 두고 갑자기 세력을 불려 대형 허리케인으로 발전했지만 기상 과학자들마저 그 원인을 분석하지 못했다.

시티대학 에너지 환경 공학과 학장은 "이번 태풍의 발달 상태는 수퍼 컴퓨터는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행보를 보였다. 우리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에서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풍 비센티는 홍콩에 근접할 때까지 소멸 직전의 열대성 저기압이었으나 불과 이틀 만에 허리케인 급으로 성장했다.

비센티가 북상하는 도중 해상에서 갑자기 따뜻한 해류를 만난 것인지, 대기에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었는지 미확인 상태다.

정확한 원인규명에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퍼컴퓨터 및 위성 관측 예측으로 태풍의 진행 경로는 큰 오차 없이 맞출 수 있지만 태풍의 발달 속도에 대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번 비센티의 경우, 열대성 저기압이었다가 홍콩에 근접할 무렵에는 중심속도가 시속 155km이상 올라갔다.

1971년 이후 기상 관측 자료를 보면 71년의 로즈, 79년의 호프, 99년의 요크만이 홍콩에 직접, 또는 부분 상륙했다.

요크가 상륙했던 99년이 이번 비센티 이전 마지막으로 10호 경보가 내려진 때였다.

홍콩 기상청은 바람의 속도를 측정해 태풍 경보의 세기를 조정한다. 홍콩 시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관측소에서 시속 118km이상의 바람이 측정되면 태풍 경보 10호나 허리케인 경보가 내려진다.

이번 비센티의 경우, 8호 경보가 내려지기 훨씬 이전인 23일 오전 11시 30분경 이미 옹핑과 테이츠 케언(Tate's Cairn)에서 평균 시속 156km, 125km의 바람이 관측됐다. 옹핑에서는 한 때 시속 255km의 돌풍이 관측되기도 했다.

비센티는 1946년 이후 허리케인 경보가 내려진 14번째 태풍이다. 약 2시간 가량 허리케인 급으로 머물렀던 비센티는 130여명의 부상자와 수 천 그루의 나무를 뽑고 광동지역으로 물러갔다.

그러나 피해는 지난 99년의 요크 때 보다는 약하다. 11시간이나 허리케인 급으로 홍콩에 머물며 위세를 떨친 요크 태풍 때에는 화물선이 침수되고 정전으로 6만 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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