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가정부 주공급 국가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자국민을 외국에 가정부로 보내는 것을 꺼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가정부 채용 에이전시들은 오는 2017년쯤에는 홍콩에서 가정부 부족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가정부 공급 부족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홍콩의 30만 가정부 공급처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경제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홍콩 가정의 가정부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017년까지 외국으로 보내는 가정부 수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필리핀의 상황은 아직 불명확하다.
필리핀 정부 역시 2017년까지 외국 가정부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었지만 홍콩의 필리핀 영사관은 '필리핀 정부의 말은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발뺌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자국 출신 가정부에 대한 보다 나은 처우를 요구하고 있으며, 능력 있는 시민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자국에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공급은 원활하지 않은 반면, 홍콩이 가정부 수요는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에는 그 수요가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지난해 늘어난 외국인 가정부는 1만 4천 280명이었다.
홍콩의 가정부 공급 에이전시는 "예전에는 고용주가 약 3명의 후보를 놓고 이 중에서 골랐지만 요즘에는 선택 권한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 공급하는 외국인 가정부 채용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중국인을 불법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출신은 중국말을 한다는 이점이 있는데다 월급 수준도 월 3천 8백달러인 외국 출신 가정부에 비해 월 3천 달러로 상대적으로 낮다.
홍콩 정부는 중국 출신 가정부 고용을 앞으로도 계속 금지할 방침이다. 그 이유는 이들이 이 곳에서 가정부로 고용될 경우 지나치게 쉽게 홍콩 사회에 섞여 들어 홍콩의 인구를 증가시키고 사회 기반 시설을 남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홍콩의 가정부 공급 에이전시들은 미얀마나 베트남 출신들을 받아들이자고 홍콩 정부에 건의해왔지만 베트남에 대해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건의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얀마의 경우, 정부간 협상이 진행되기는 했으나 미얀마 측에서 '가정부'(domestic helper)라는 표현을 받아들이기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었다. 현재 홍콩정부는 방글라데시 정부와 가정부 수출에 대한 의견을 조율 중이며 방글라데시 정부는 긍정적으로 홍콩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국에 따르면 현재 홍콩의 외국인 가정부는 필리핀 출신이 14만 9천 9명, 인도네시아 출신이 15만 2,557명으로 2개국 출신이 홍콩의 전체 외국인 가정부의 97.6%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