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25회_관청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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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25회_관청 청

 

 

관청 청

 

 

저는 개인적으로 정체자(한국, 홍콩, 대만 등에서 쓰이는 전통 한자)를 좋아합니다만, 몇몇 정체자는 현실에서 쓰기에는 너무 불편합니다. 관청 청(廳)이 그 중 하나입니다. 총 25획이나 되는 이 글자는 컴퓨터에서 글자 크기를 많이 키우지 않으면 뭉개져 보여서 무슨 글자인지 알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廳을 庁으로 간단하게 만들었고, 중국에서는 더욱 간단하게 厅으로 쓰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쓰는 한자를 신자체(新字體)라고 하고 중국에서 쓰는 한자는 간체자(簡體字)라고 합니다.

 

廳은 官廳(관청), 廳舍(청사), 市廳(시청) 등에 쓰는 글자입니다. 뜻 부분인 广(집 엄)과 소리 부분인 聽(들을 청)이 합쳐진 형성자인데, 사람에 따라 聽(들을 청)이 ‘관청에서는 백성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聽(들을 청)을 다시 쪼개면 耳(귀 이), 王(임금 왕), 德(덕 덕, 彳이 빠져 있습니다)이 되는데, ‘임금(王)이 귀(耳)로 백성의 소리를 잘 듣는(聽) 것이 덕(德)스러운 일이다’라고 말을 만들어 보면 그럴싸합니다. 廳(관청 청)처럼 형성자이긴 한데 소리 부분이 글자의 뜻에도 영향을 줄 경우 겸성회의자(兼聲會意字)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애초에 형성자, 회의자 등의 분류가 칼로 무 자르듯이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특정 글자에 대해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홍콩에서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식당 종류 중 차찬텡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차찬청(茶餐廳)이라고 쓰는데, ‘차(茶)와 음식(餐)을 파는 집(廳)’이라는 뜻입니다. 차찬텡에서 파는 얼음 레몬차인 똥렝차(凍檸茶, 동녕차)는 한국인 입맛에도 곧잘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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