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22회_보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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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22회_보일 시

 

 

보일 시

 

 

획수가 5획밖에 안 되지만 매우 중요한 한자가 있는데 바로 示(보일 시)입니다. 사실 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성자나 회의자는 그보다 작은 한자들을 합쳐 놓은 것이기 때문에 획수가 적은 한자일수록 중요할 확률이 높습니다. 흔히들 한자에 214개의 부수(部首)가 있다고 하는데, 이 214개의 간단한 한자들을 합쳐서 수만 개의 한자를 만들게 됩니다. 간단한 레고 조각들을 합쳐서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示(보일 시)는 단독으로 보인다, 본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부수로도 쓰입니다. 사진에 커다랗게 告示(고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할 고(告)에 보일 시(示)이니 ‘사람들에게 보이도록 고한다’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영어로도 notice라고 적혀 있네요. 그 외에도 示가 들어있는 단어를 살펴볼까요? 표시(表示)는 겉 표(表)에 보일 시(示)이니 겉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고, 시범(示範)은 보일 시(示)에 본보기 범(範)이니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고, 게시판(揭示板)은 높이 들 게(揭), 보일 시(示), 널빤지 판(板)이니 남들에게 보이라고 높이 걸어놓은 널빤지이고, 암시(暗示)는 어두울 암(暗)에 보일 시(示)이니 밝게 안 보여주고 어슴푸레하게 살짝 알려주는 것을 뜻하며 시위(示威)는 보일 시(示)에 위엄 위(威)이니 자신의 위력을 보여준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示가 부수로 쓰이면 모양이 示도 되고 礻도 됩니다. 示를 빨리 쓰다 보면 저절로 礻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 글자가 부수로 쓰일 때에는 신(神)이라는 뜻을 갖게 됩니다. 당장 神(귀신 신)에 示가 들어 있습니다. 신에게 기도한다고 할 때의 기도(祈禱)의 두 글자에도 다 示가 들어 있고, 제사(祭祀)의 두 글자에도 다 示가 들어 있지요. 재앙 화(禍)에도 示가 들어 있는데, 이 글자를 처음 만든 사람이 재앙은 신이 내리는 벌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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