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
칠 목
어릴 적에 “서울에서 카우보이들이 사는 동네는?”이라는 난센스 퀴즈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답은 목동(木洞)이었습니다. 동네 이름 목동(木洞)과 소, 양 등을 치는 목동(牧童)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말장난이었지요.
목동(牧童)은 牧(칠 목)과 童(아이 동)으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牧(칠 목)은 뜻과 뜻이 합쳐진 한자인 회의자(會意字)로, 牛(소 우)와 攵(칠 복)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축을 친다는 뜻을 갖습니다. 攵(칠 복)은 부수로 굉장히 자주 쓰이는 글자이니 알아두시면 편합니다. 영어의 카우보이(cowboy) 역시 쪼개면 cow(소)와 boy(소년)가 되니 목동(牧童)과 참 비슷합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주로 아이들이 소를 쳤나 봅니다.
사진에서 우유에 ‘美國 牧人 牛奶(미국 목인 우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두 글자씩 떼어서 해석해볼까요? 먼저 美國은 아시다시피 미국입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미국을 美(아름다울 미)로, 일본에서는 米(쌀 미)로 씁니다. 美든 米든 ‘아메리카’의 ‘메’에 대한 음차입니다. 다음으로 牧人(목인)은 ‘가축을 치는(牧) 사람(人)’을 뜻하는 말입니다. 목동은 아이만 뜻하는 말이라서 牧人이라고 썼나 봅니다. 마지막의 牛奶(소 우, 젖 내)는 우유를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말에서는 우유에 乳(젖 유)자를 쓰는데 중국어에서는 奶(젖 내)자를 쓰는 것이 다릅니다. 다 합쳐서 해석해보면 ‘미국 목동 우유’라는 뜻이 되겠는데, 이름대로 우유갑에 소가 카우보이 옷을 입고 있는 그림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