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17회_밟을 답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17회_밟을 답

 

 

밟을 답

 

 

가끔 신문에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하다”와 같은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전인미답은 한자로 前人未踏이라고 쓰는데, “이전(前)의 사람(人)이 밟지(踏) 않았다(未)”라는 뜻입니다. 踏은 ‘밟을 답’자인데, 전인미답 외에도 현지답사(現地踏査), 답습(踏襲) 등의 단어에 쓰입니다. 서울시 동대문구에 답십리(踏十里)라는 동네가 있는데, 흥인지문(동대문)에서 10리를 걸어가면(땅을 밟으면) 있는 동네라서 답십리가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踏(밟을 답)은 足(발 족)이 뜻 부분이고 沓(겹칠 답)이 소리 부분인 형성자입니다.


사진은 홍콩에서 찍은 한 표지판입니다. 영어로 ‘No Cycling’이라고 되어 있고 그림 속 사람도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으니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말인 것 같은데 그 밑에 한자로 不准踏單車(부준답단차)라고 쓰여 있습니다. 풀어보면 자전거(單車, 단차)를 밟는(踏) 것을 허락(准, 허가할 준)하지 않는다(不)는 말이 됩니다. 우리는 자전거를 ‘탄다’고 말하는데 홍콩에서는 자전거를 ‘밟는다’라고 말하네요.


자전거를 홍콩에서는 單車(단차), 중국 본토에서는 自行車(자행차), 한국과 일본에서는 自轉車(자전거)라고 씁니다. 한 물건을 서로 다르게 부르는 것이 참 흥미롭습니다. 대만에서는 脚踏車(각답차)라는 말도 사용하는데, ‘발(脚)로 밟아서(踏) 가는 차(車)’라는 뜻입니다. 脚踏車(각답차)의 脚은 우리나라에서는 ‘다리 각’ 자이지만 현대 중국어에서는 발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