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우리교회가 있는 침사추이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여러 나라서 온 관광객을 비롯, 중국에서 쇼핑하기 위해 방문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해보면, 어떤 사람은 짐 없이 가볍게 다닙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많은 짐을 들고 다닙니다. 여러 개 캐리어를 끌고 가는데, 모두 터질 듯 가득 짐을 담았습니다. 그 짐을 감당 못해 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사람을 보면 궁금합니다. ‘저 안에 어떤 것이 들어있을까?’
많은 사람이 여행을 합니다. 그 중 짐을 잘 싸는 사람과 짐을 못 싸는 사람이 있습니다. 짐을 잘 싸는 사람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꼭 필요한 것만 싼다. 2) 캐리어의 공간을 다 채우지 않는다. 약 70%정도만 채운다. 여행 가서 선물을 받거나 갑자기 꼭 필요한 물건을 사게 될 경우 나머지 30%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3) 항공사가 요구하는 무게를 잘 맞춘다.
반대로, 짐을 못 싸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반대의 특징을 갖습니다. 1) ’여행 가서 한 번은 쓰겠지’라며 필요 없는 물건을 넣는다. 헤어드라이어, 발맛사지 기계. 심지어 에어프라이어를 들고다니는 사람도 있다. 2) 꽉 눌러담아 캐리어 공간을 모두 채운다. 캐리어에 안들어가는 짐은 손에 들고 다닌다. 3) 항공사가 정한 무게를 맞추지 못해 추가요금을 낸다.
짐을 잘 싸기 위해서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현지에 가서 살 것은 무엇인가? 도보 이동이 많은가? 숙소 이동할 때 짐 때문에 힘들지는 않은가?’ 등. 여러 생각의 결과가 짐에 반영되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여행할 때 괜히 필요 없는 짐을 싸서 들고 다니느라 지치고 피곤하지는 않습니까?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쓸데없이 많은 것들을 들고 다니며, 또한 쌓아둡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 구석에 쌓여 있습니다. 언제 넣어두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음식이 냉동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물건을 샀는데, 이미 집에 있습니다. 옷장에 옷이 많은데, 입을 옷이 없어서 또 삽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영역인데요, 이렇게 방치되거나 중복된 물건들은 비용을 소모합니다. 공짜가 아닙니다. 보관과 유지 비용이 들지요. 물질적인 비용 뿐 아니라, 심리적인 비용도 듭니다. ‘이건 언젠가 사용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자리잡으며 나의 에너지를 빨아들입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지치죠. 물건이 많아질수록, 심리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됩니다.
물건 뿐 아닙니다. ‘언젠가는 필요하겠지’라며 저장해 둔 연락처가 많이 있습니다. 일년에 한 번도 연락 안 하지만, 계속 남아 있습니다. 핸드폰에는 사용하지 않는 앱이 설치된 채 용량을 차지합니다. 사진 정리는 하지 않으면서 용량이 부족하다고, 다음 핸드폰은 더 용량이 큰 모델로 구입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내가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를 잊고 있다가 만나면, 나쁜 감정이 튀어나옵니다. 내가 실수했던 일을 잊지 못하고 담아둡니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었던, 상처 되는 말을 쌓아둡니다. 그것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얽매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하루를 지내면서 필요 이상으로 지치도록 만듭니다. 주로 완벽주의적인 성향, 내향적 성격인 분들이 더 힘들게 살아갑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은 “가볍게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신약성경 히브리서 12:1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러므로 구름 떼같이 엄청나게 많은 증인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니, 우리도 방해되는 무거운 것은 다 떨쳐 내 버립시다. 쉽게 달라붙는 죄도요. 견뎌 내면서 우리 앞에 놓인 경기의 달음질을 달려갑시다. (히12:1. 새한글성경)
달리기 선수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뛰는 일은 없습니다. 레슬링 선수가 모피 코트를 입고 시합에 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경기에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합니다. 계체량을 위해 소변을 보면서까지 몸의 불필요한 것을 버리기도 합니다. 방해되는 무거운 것은 떨쳐내야 경기에 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양심에 찔리고 누군가 내 죄를 드러낼까 두려움 속에 살아갑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11:28. 개역개정성경)
우리가 무거운 짐 지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아시고, 그 짐을 내려놓으며 가볍게 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에 필요한 태도임을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살면서 힘든 원인을 살펴보면, 많은 물건과 감정을 이고 지고 살아가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을 무겁게 하고 있는 물건, 마음의 짐, 죄책감, 상처 등이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으신 김에, 정리할 것들을 정리해보시면 어떨까요? 홀로 정리하기 힘드신 문제는 함께 나누어주세요. 홍콩우리교회는 언제나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이번 한 주도 가볍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