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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백인 민족주의'라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과거의 포용적 미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재외동포청은 단순히 한인회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미주 동포들이 현지 주류 사회에서 생존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21일 한국을 방문한 김동석(68)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격변하는 미국 정치 상황과 이에 따른 재외동포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1993년부터 미주지역에서 30년 넘게 한인들의 인권과 시민권 획득, 투표권 행사 등 정치참여 독려 운동을 펼쳐왔다. 지난 2007년 미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앤디 김 의원의 미국 상원 입성과 영 김 하원의원 3선 당선 등 미주 한인들의 정치 참여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정계의 흐름과 한인 사회의 바닥 민심을 전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는 재외동포 정책이 현지 동포들의 실제 삶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가장 먼저 우려를 표한 대목은 한국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이다. 현재 한국은 65세 이상 동포에게 복수국적을 허용하고 있으나, 정부와 재외동포청은 이를 55세 또는 그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미국 연방 상원에서는 지난해 12월 3일 시민권자의 이중 국적을 전면 금지하는 '배타적 시민권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 법안은 공화당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이 발의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것으로, 통과 시 복수국적자는 1년 안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미국은 정반대 방향으로 복수국적 금지 법안이 발의돼 동포들이 정체성과 생존권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확대 정책이 동포 사회에서 반길 일이긴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주 지역의 경우 오히려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이어 "현재 미주 한인 사회에는 약 18만 명에 달하는 서류 미비자(불법 체류자)가 존재하지만, 정부는 정확한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이 시행될 경우, 당장 체포와 추방 위협에 직면할 이들을 보호할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지 시민권자들이 미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고, 영주권자와 체류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외교적•문화적 보호막을 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참정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주 한인들이 미국 내 정치력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한국 정치의 정파적 갈등이 동포 사회에 이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처럼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소박한 애국심'을 바탕으로 동포 사회의 결집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특히 동포 정책에서 차세대 한인 리더십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이스라엘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스라엘 재외동포들은 주류 사회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며 "우리도 월스트리트나 워싱턴 정가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리더들을 '전략적 파트너'로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한인 2, 3세들의 정체성 보루인 한글학교에 대한 지원 부족도 지적했다. 세종학당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지만, 정작 한인 커뮤니티가 자생적으로 세운 한글학교 지원금은 운영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까다로운 심사와 부처 간 칸막이 행정으로 작은 학교들이 소외되고 있다"며 "차세대들을 직접 겨냥한 실질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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