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취재기] “덩-덩-딱 쿵 딱!” 손장단 치고 아리랑 부르며… 홍콩을 물들인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

[학생취재기] “덩-덩-딱 쿵 딱!” 손장단 치고 아리랑 부르며… 홍콩을 물들인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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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홍콩한국국제학교 학생기자 최민서


 지난 8월 29일, 홍콩 Fringe Club(The Jockey Club Studio Theatre)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한국음악의 마음: 철학이 묻고 음악이 답하다’ 강연과 콘서트가 열린 이곳에 기대와 호기심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행사는 각 악기의 매력적인 음색을 들려주는 오프닝으로 시작해 동아시아 3국의 음악을 비교하는 흥미로운 강연으로 이어졌다. 중국의 <모리화>, 일본의 <사꾸라>, 한국의 <경기아리랑>이 차례로 흐르며 각국의 독특한 '음진행' 차이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밝고 경쾌한 모리화와 달리, 물 흐르듯 유려하게 흘러가는 아리랑의 선율은 같은 음계 안에서도 전혀 다른 국악만의 미학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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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청중이 직접 장단을 배워보는 시간이었다. 강연진은 3박자 체계인 세마치장단을 설명하며 “덩-덩-딱 쿵 딱!” 구음에 맞춰 손장단을 유도했다. “‘덩’은 두 손, ‘딱’은 오른손, ‘쿵’은 왼손입니다!” 강의자의 안내에 따라 나를 포함한 현장의 모든 관객이 손을 들어 마치 장구를 치듯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장구 채 대신 손바닥을 짝짝 맞추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어진 강원도 아리랑 순서에서는 한 홍콩 현지인이 조금은 서툰 엇박자로 반주를 맞추면서도, 누구보다 신나고 밝게 노래를 따라 불러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국악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현지인들과 완벽히 호흡하는 순간을 목격한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한국 음악의 꽃이라 불리는 ‘시김새’ 설명과 실연이었다. 음을 떨고, 꺾고, 밀고, 흘려보내는 시김새 기법이 대금 연주자의 숨결을 타고 유연하게 퍼져나갔고, 이어 거문고와 가야금이 그 선율을 받아 시김새 특유의 깊은 음색을 증명해냈다. 중국 원형을 유지한 ‘문묘제례악’과 시김새가 녹아든 한국의 ‘종묘제례악’을 비교해 들을 때는 우리 음악이 가진 독창성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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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진 Q&A에서 가야금 연주자는 오선보에 다 담기지 않는 국악의 미학을 전했다. "오선보는 기준점만 제시할 뿐, 미세한 시김새는 연주자의 기량과 여백에 맡겨집니다. 그 자유로움 속에서 새로운 음악이 계속 태어나는 것이죠."라는 연주자의 말은 서양 음악 체계에 익숙했던 나에게 국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었다.


 마지막 30분간 펼쳐진 미니콘서트는 국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폭발시킨 무대였다. 대금 독주 <청성곡>의 맑은 소리로 시작해, <거문고산조>의 깊은 울림, <침향무>의 화려한 손짓이 이어졌다. 거문고, 가야금, 대금, 양금이 어우러진 <줄풍류>에 이어, 태평소의 강렬한 소리가 폭발한 <호적시나위+가야금> 무대는 객석의 흥을 극치로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연주자들의 반주에 맞춰 전 관객이 다 함께 <아리랑>을 목청껏 부르며 행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홍콩 한복판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우리 소리를 떼창하던 그 순간의 소름과 울림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악보라는 틀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숨결로 완성되는 우리 음악의 깊이를 온몸으로 체험한 뜻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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