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소방처가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던 왕푹 코트(Wang Fuk Court, 宏福苑)의 화재에 대비해 비상 대응 계획을 미리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소방 시스템 고장과 진입로 차단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월요일에 열린 타이포(Tai Po, 大埔) 화재 청문회에는 화재 당시 최초 출동대원을 포함한 소방처 직원 4명이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주택 단지에 가장 먼저 도착한 소방대원 중 한 명인 후이킨온(Hui Kin-on) 상급 소방관은 타이포 소방서가 해당 단지 화재 시 추가 소방차를 즉시 파견하는 대응 계획을 미리 마련해 두었다고 밝혔다. 후이 소방관은 이 계획이 화재 초기 단계에서 인력 배치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이 소방관은 신고 접수 후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소방차 내 모바일 터미널을 통해 단지의 소방 시스템이 고장 났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품이 문제인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고장 내용을 미리 알았다면 현장 배치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착 당시 상황에 대해 후이 소방관은 불이 왕청 하우스(Wang Cheong House, 宏昌閣) 뒷면에서 시작되었으며, 타오르는 파편들이 이미 뒷문을 막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건물 내 화재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아 대원을 투입해 강제로 작동시키려 했으나, 불길이 이미 앞문까지 번져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또한, 당시 소방대원들을 도울 관리 사무소 직원도 현장에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건물이 화염과 짙은 연기에 휩싸이고 앞뒤 진입로가 모두 차단되자, 화재 발생 10분 만에 대응 단계가 화재 경보 3급 (No. 3 alarm)로 격상되었다. 후이 소방관은 다수의 주민이 내부에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현장 인력만으로는 대응이 부족해 단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방 경보 시스템이 고장 난 상황에 대한 별도의 지침은 없으며, 일반적으로 현장 지휘관이 상황에 따라 판단을 내린다고 언급했다.
작전 중 후이 소방관은 무전을 통해 故 호 와이호(Ho Wai-ho) 소방대원으로부터 '메이데이(Mayday)' 긴급 구조 신호를 받았다. 당시에는 발신자의 신원이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고, 응답 후 추가 교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호 대원은 원래 왕청 하우스에 배정되었으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실수로 왕타이 하우스(Wang Tai House, 宏泰閣)로 진입한 상태였다.
후이 소방관은 왕청 하우스의 화재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에 호 대원이 그 건물 안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4개의 비상 대응팀을 투입해 수색을 지시했다. 그러나 건물 입구가 불타는 파편으로 막혀 있어, 소방대원들은 외부에서 화재를 진압하며 진입로를 확보해야 했다. 후이 소방관은 호 대원이 그토록 극심한 화재 상황 속에서 어떻게 30층이라는 높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었는지 놀라웠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