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아침은 빠르게 움직인다. 출근길 인파와 분주한 거리 사이, 바닷가 산책로에 줄지어 서 있는 파란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폰 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자전거 ‘로코바이크(Locobike 樂區踩)’다. 빽빽한 도시 구조 속에서도 사람들은 이 자전거를 통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만의 속도로 도시를 누빈다.
홍콩 동부 쩡관오(Tseung Kwan O) 지역의 로아스 파크(LOHAS Park) 인근은 자전거를 타기에 특히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자동차 소음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크로스베이 링크(Cross Bay Link) 구간은 많은 이용자들이 추천하는 코스다.
직접 자전거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널 때 느껴지는 감각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선다. 낮에는 탁 트인 하늘과 바다가 시야를 채우며,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반면 밤이 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가로등 불빛과 달빛이 바다 위에 반사되며 잔잔하게 흔들리고,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된다. 같은 길이지만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진다.
로코바이크의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전용 앱을 실행해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즉시 잠금이 해제된다. 기본 요금은 30분당 약 4홍콩달러 수준이며,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1일 패스도 약 20홍콩달러로 비교적 부담이 적다.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반납할 수 있어 자전거를 직접 구매하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방식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식은 특히 홍콩과 같은 고밀도 도시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실제로 홍콩은 주거 공간이 협소해 개인 자전거를 보관하기 쉽지 않다. 아파트 단지 내 보관 시설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공유 자전거는 이러한 현실적인 제약을 자연스럽게 보완하며, 도시 내 이동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편리함만큼 주의할 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파크존(No Parking Zone)’이다. 앱 지도에는 반납이 불가능한 구역이 표시되어 있으며, 이곳에 자전거를 세울 경우 이용이 종료되지 않거나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처음 이용했을 때 이를 확인하지 못해 예상치 못한 요금을 지불한 경험이 있다. 이후에는 반드시 앱을 통해 반납 가능 구역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다 보면 이용 목적은 제 각각이다. 출퇴근을 서두르는 사람, 운동을 즐기는 사람,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이 공존한다. 개인적으로는 바닷길을 따라 달리며 하루를 정리하거나 시작하는 시간이 가장 인상 깊다. 짧은 시간이지만 도시의 밀도에서 한 발짝 벗어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공유경제와 구독경제는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편리함을 넘어 도시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로코바이크를 통해 경험한 홍콩은 더 이상 빽빽하고 빠르기만 한 도시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이었다. 자전거 한 대가 만들어낸 작은 여유는, 도시를 조금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글/사진 박소정 학생기자(KIS 학생기자단)
사진 로코바이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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