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홍콩에서는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캐릭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작은 로컬 상점부터 대형 쇼핑몰까지 도시 곳곳에서 캐릭터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라부부(Labubu)와 치이카와(Chiikawa)는 막대한 팬층을 기반으로 ‘굿즈 소비 열풍’을 이끌고 있다.
라부부의 인기는 POP MART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현지 매체 Sing Tao Daily에 따르면, 2025년 1월 정관오(Tseung Kwan O) PopCorn 쇼핑몰에 POP MART 매장이 오픈하자, 개점 첫날부터 매장 앞에 긴 대기 행렬이 형성됐다. 수량이 제한된 라부부 피규어와 블라인드 박스는 판매 직후 빠르게 품절되었고, 일부 한정판 제품은 2,000홍콩 달러(약 260미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재판매되며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매장오픈 소식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주말마다 긴 줄이 이어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치이카와의 인기는 2025년 봄을 기점으로 급상승했다. 2025년 4월 침사추이(Tsim Sha Tsui)의 대형 쇼핑몰 Harbour City에 홍콩 최초 공식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자, 오픈 전날부터 수백명의 팬이 모여 ‘오픈런’ 행렬을 만들었다. 약 한 달간 운영된 팝업 스토어는 일본 직수입 상품과 홍콩 한정 굿즈 등 400여 종의 상품을 선보였고, 인기 품목은 연일 조기 품절을 기록했다. 치이카와 포토존, 스탬프 랠리 등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운영되며 단순굿즈 판매를 넘어 ‘관광형 콘텐츠’ 역할까지 수행했다.

치이카와 열풍은 2025년 8월 K11 Musea에서 열린 ‘Chiikawa Days’ 특별 전시로 정점을 찍었다. 약 한 달간 진행된 전시는 10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며 K11 Musea 개장 이후 최고 수준 방문객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 기간 쇼핑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고, 방문객 구성에서도 홍콩 로컬뿐 아니라 중국 본토, 대만, 일본 등 해외 관광객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일부 전시·체험 콘텐츠는 예정 기간 이후에도 연장 운영되며 치이카와가 ‘홍콩 관광 키워드’로 부상했음을 보여줬다.
2025년 6월 기준 라부부·치이카와 열풍은 몽콕(Mong Kok)의 팝컬처 쇼핑몰 Sino Centre를 비롯한 피규어·애니메이션 전문매장 등 홍콩 전역 상권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한정판 피규어와 콜라보 굿즈는 개당 3,000 홍콩 달러(약 380 미 달러)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도 거래되며 홍콩 리셀(resell) 시장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IP는 대형 쇼핑몰의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변 외식(F&B)·소매업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나아가 도심 관광 동선까지 재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IP는 ‘굿즈 경제’를 넘어 경험·관광·리테일을 아우르는 IP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라부부 IP는 홍콩의 도시 브랜드 및 정책 논의 과정에서 자주 언급되는 상징적 사례다. 라부부는 홍콩 출신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이 만든 ‘더 몬스터즈(The Monsters)’ 시리즈 캐릭터로, 이후 중국 장난감 기업 POP MART가 IP를 인수해 상품화와 글로벌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에서는 ‘ 홍콩에서 탄생한 창작 IP가 본토의 자본·플랫폼을 타고 세계 시장으로 확장된 대표 사례’로 평가되며, 제2·제3의 라부부를 만들기 위한 IP 인큐베이팅 및 크리에이티브 산업 지원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홍콩은 IP 열풍을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성장 기회로 인식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IP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미법 전통에 기반한 안정적 법·사법 시스템, 개방적인 금융·자본시장, 기업 친화적 세제·규제 환경은 IP 사업에 유리한 기반으로 평가된다.또한 글로벌 관광 객이 집중되는 대형 쇼핑몰과 전시·박람회 인프라가 결합되면서 IP 상업화·라이선싱·브랜딩 실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세계경쟁력연감에서 홍콩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 항목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글로벌 혁신지수 (Global Innovation Index)에서도 2020년대 중반 20위권 안팎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제도적 IP 보호뿐 아니라 혁신 생태계 전반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추세에 발맞춰 홍콩 정부는 홍콩을 IP 라이선스 계약, 크로스보더 M&A,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 IP 거래 중심지(Regional IP Trading Centre)’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IP 보호와 상업화를 동시에 강화하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으며, 특허·상표·저작권 등 다양한 권리유형에 대한 보호체계 정비와 함께 WIPO와 협력한 IP 중재·조정 서비스, 아시아 각국 기업·창작자·투자자가 참여하는 IP 포럼·전시회·라이선싱 행사 유치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홍콩은 선전·광저우 등 인근 도시와 함께 하나의 혁신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어 IP 비즈니스 확장성도 크다. 선전의 하드웨어·테크, 광저우의 제조 인프라, 홍콩의 금융·법률·마케팅 기능이 결합되면서 캐릭터·게임·애니메이션·디자인·K컬처·J컬처 등 다양한 IP의 기획·제작·유통이 역내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라부부·치이카와 사례는 이 같은 ‘홍콩형 IP 허브 전략’이 대중 소비 시장에서 구현된 대표 예로평가된다. 결과적으로 홍콩은 글로벌 IP가 아시아·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관문인 동시에, 아시아 각국 로컬 IP가 글로벌 데뷔를 준비하는 쇼케이스 역할을 병행하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홍콩 「저작권 조례(Copyright Ordinance, Cap. 528)」에 따라 해외에서 창작된 예술 작품은 홍콩에 유입되는 즉시 별도 등록 없이 자동 보호를 받는다.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권 보호를 현대화하기 위해 홍콩 정부는 「저작권(개정) 조례 2022(Copyright (Amendment) Ordinance 2022)」를 제정하고, 2023년 5월 1일부터 시행했다.
개정의 핵심은 저작권자에게 기술 중립적 독점 ‘전송권(communication right)’을 부여한 것으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등 어떠한 전자적 방식으로든 저작권자 허가 없이 작품을 공중에 전송하는 행위를 침해로 규정한다. 새로운 전송권 침해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도 부과돼 상업적 규모의 불법스트리밍·유통에 대한 제재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에 대한 ‘세이프 하버(safe harbour)’ 제도를 도입해, 플랫폼이 저작권자의 침해 신고에 신속 대응하는 경우 책임을 제한하되,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로써 기존 ‘다운로드·실물복제’ 중심이던 보호 범위는 ‘디지털 전송·스트리밍’까지 확대되었고, 국내외 예술가·기업은 온라인 불법 공유·스트리밍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시장 내 불법 복제품 유통을 억제하고 정품 라이선스의 경제적 가치를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 특히 글로벌 IP 보유자 입장에서는 홍콩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침해 리스크가 낮아지면서, 홍콩 기업에 한정판 IP 제품 생산이나 아시아 최초 출시를 허용하는 데 대한 심리적·법적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Copyright @2026 홍콩수요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