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공급망 트렌드에 대한 거시적 분석에 이어, 여러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와 첨단 기술을 통한 회복력 강화 사례를 공유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의 공급망 대표 무라드 타무드(Mourad Tamoud)는 불안정한 지정학적·무역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공급망 혼란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사는 다중 허브(multi-hub) 운영 모델을 채택해 경영진이 여러 국가에 분산돼 있다. 예를 들어 회장은 홍콩에, CEO는 두바이에 위치한다. 이러한 분산 구조는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공급망 중단 시 신속한 대응과 24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해 비즈니스 안정성을 크게 높인다”라고 설명했다.
타무드 대표는 또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모델링으로 공급망 차질 시나리오를 시각화하고 회복력 강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증강현실(AR)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장비 조작과 유지보수를 훈련하도록 함으로써 인력 교육과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ESG 측면에서의 성과를 소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전체 제품의 50%를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고, 100% 지속가능한 포장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고객사에 친환경 냉각 기술 등 지속가능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테크 기업 텐센트 홀딩스(Tencent Holdings)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텐센트 클라우드(Tencent Cloud)의 매니징 디렉터 위얀신(Yu Yanxin)은 “많은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공급망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해 텐센트 클라우드는 고객들이 AI 에이전트를 구축해 비즈니스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텐센트 클라우드가 추진한 두 가지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물류 산업 사례로, 중국의 대표 전기 캐비닛 제조기업 완콩(Wankong)과 협력해 맞춤형 전기 캐비닛 생산 효율을 개선한 프로젝트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완즈 클라우드(Wanzhi Cloud)’ AI 플랫폼을 개발해 사용자가 입력한 조건에 따라 초기 도면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플랫폼 도입으로 설계 주기가 3일에서 3분으로 단축되고, 납기 기간도 약 30% 줄어드는 등 공급망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두 번째 사례는 의료 산업 분야로, 중국 의료기기 기업 마인드레이(Mindray)와 협력해 세계 최초의 중환자 치료 AI 모델인 “ 치위안 중환자 의료 대규모 모델(Qiyuan Critical Care Medical Large Model)”을 개발한 것이다. 이 모델은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 5초 내에 치료 방안을 제시해 의료진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환자실(ICU)과 같이 순간적인 의사결정이 환자 생존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이를 통해 치료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한 질병 진행을 예측하고, 치료 개입을 제안하며, 의료 지식 검색 기능으로 의료진이 진단과 처치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한다. 의료 지식 질의 정확도는 95%에 달하며, 이 모델은 진단·치료의 속도와 정확성을 향상시켜 의료 서비스 공급망 전반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 두 사례는 AI 기술이 산업 전반의 공급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공급망 서밋 2025」에는 정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 기업 리더들이 참석해 불안정한 지정학적·무역 환경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이슈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공급망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들이 교류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장도 마련됐다.
올해 서밋의 주요 의제는 ▲중국과 해외 시장을 연결하는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서의 홍콩의 역할 ▲공급망을 재편하는 주요 동인과 핵심 산업의 구조 변화 ▲첨단 기술 도입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기업의 회복력 강화 사례 등이었다.
현장에서 KOTRA 홍콩무역관과 인터뷰한 중국 건설장비 기업 관계자 K 씨는 “이번 서밋은 글로벌 공급망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라며, “불확실한 경제·무역 환경에서도 각 산업의 기업들이 어떻게 공급망을 강화하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K 씨는 또한 자사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 홍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몇 년 전 홍콩에 지사를 설립했다. 홍콩의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높은 수준의 R&D 역량과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시스템을 활용해 제품 설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최근 아세안과 중동 지역에서 건설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장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홍콩은 이들 신흥 시장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우리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과의 협력 기대도 밝혔다. “한국은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로, 건설 기술(ConTech)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특히 많은 한국 기업이 AI와 자동화 등 첨단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건설 로봇과 장비를 선보이고 있다”라며, “ 이런 혁신 역량을 가진 한국 ConTech 기업들과 협력해 차세대 건설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불확실한 지정학적·무역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글로벌 공급망 서밋에 참여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산업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넓히며, 해외 시장 진출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자료: 글로벌 공급망 서밋 2025 홈페이지, KOTRA 홍콩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