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5는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우리는 지난, 그리고 진한 추억에 잠기고 또한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크리스마스에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제가 어릴 때 집 근처에 큰 절이 있었고, 아버지와 아침마다 절 뒷산에 올라 맨손체조 하고 약수 한 컵을 마시고 내려오곤 했습니다. 동네 교회를 처음 갔던 때는 열 살 크리스마스 때였습니다. 성탄 설교도, 프로그램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단지,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 교회는 좋은 곳이구나’
절 입구는 험상궂은 사천왕이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것이 무서워서 일부러 눈 감고 들어가곤 했습니다. 교회는 사천왕이 없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교회서 선물을 받았어도, 그 이후 교회를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선물만 받고 끝났죠. 그러나 2-3년 뒤, 아버지께서 불치병에 걸렸습니다. 병원에서는 포기하라고 했습니다. 열심히 불공 드려도 아버지 병세는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가족 모두 절망했습니다.
그 때, 이웃에 사시는 분이 전도했습니다. “예수 믿으면 병 낫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가족 모두 교회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으니까요. 아버지, 어머니는 매일 살려달라고 부르짖으며 교회서 밤새 기도하셨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버지의 병이 나았습니다! 병원에서 모두 놀랐습니다. 완쾌 판정을 받고, 하나님이 살아계시구나! 를 경험했습니다. 그런 일을 겪은 후, 가족 모두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아들 둘인 가정에서 형님도, 저도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홍콩에 있는 교회를 섬깁니다.
국민학교 6학년 때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게 되니,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이 많이 생겼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서 모여 밤새 게임하고 놀다, 새벽에 교회 어른들 집에 찾아가 노래 부르고 선물을 받아옵니다. 게임할 때 흠모하던 여학생 옆에 앉아보려고, 친교부장 형님에게 도움을 몰래 요청했던 일도 있었네요. 잘 보이려고 WHAM!의 Last Christmas를 열심히 따라불렀어도, 짝사랑은 짝사랑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대학생 때는 성탄절에 산동네를 찾아가 집집마다 연탄을 수백장씩 배달하곤 했습니다. 추운 날에도 이마에 땀이 송글 맺히고, 머리에 김이 피어오를 때 종이컵에 담긴 사이다를 벌컥 들이켰던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목회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넓은 상가 거리에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교회 식구들이 모두 서서 “노엘~ 노엘~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노래 부르고 축복하며 선물을 나눠주었습니다. 노인들만 있는 요양원에 가서 “한일 문화교류잔치”라는 제목으로 한국 트로트도 불러주고. 크리스마스 캐롤도 부르고 일본어로 간단한 성극도 했었네요. 이 글을 쓰다 보니, 크리스마스에 연관된 많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미처 다 적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사건을 통해 기억할 때 더 깊이,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건은 스토리, 즉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1, 5, 6이라는 숫자를 그냥 외우는 것 보다는, ‘한 명의 왕이 다섯 나라에 여섯명의 아들을 보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만들어 외울 때 더 효과적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로 역사를 남겼습니다. 크리스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장식과 불빛이 넘치지만, 크리스마스는 장식이 아니라 이야기입니다. 이 땅에 태어난 한 아기의 이야기죠. 성경을 읽는 분은 놀랍니다. 의외로 성탄 이야기가 매우 짧거든요. 네 개의 복음서 중 두 곳에만 기록되었습니다. 동방박사와, 목자들 이야기 정도만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짧은 이야기는 오랜 시간 회자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며, 그와 연관된 수 많은 추억과 이야기들을 만듭니다.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이유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전해주기 위함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들은 그것을 토대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갑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를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나의 이야기도 만들고. 나의 이야기가 추억이 되며 또한 크리스마스를 생각합니다. 제가 글의 앞부분에 적은 여러 이야기들처럼요.
지난 21일, 홍콩우리교회는 크리스마스 행사를 했습니다. 태권도복을 입고 음악에 맞춰 춤 추며 치어리딩을 하는 유초등부. 할렐루야 성가에 맞춰 카드섹션을 한 중고등부.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고 중후한 멋을 보여준 남성부. 그리고 숨겨두었던 끼를 마음껏 드러내며 멋진 연극을 공연한 여전도회. 행사의 꽃인 선물교환. 어떤 사람은 화장실 뚫어뻥을 받았습니다. 키 큰 남성분은 여성 파자마를 받았습니다. 뜻밖의 선물에 모두 박수치며 크게 웃었습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함께 식사하였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되고, 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동시에 나의 이야기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됩니다. 이 이야기는 계속 퍼지고, 또 이어질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여러분도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교회는 언제나 모든 분을 환영합니다.
성탄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모두 좋은 추억을 만드십시오.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가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