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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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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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홍콩엘림교회가 교회의 일꾼을 세우는 행사를 했습니다. 장로 2인, 안수집사 4인, 권사 7인 모두 13명이 새롭게 교회 직분자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은 매우 설렜습니다. 이번에 권사가 되는 분 중 한 분이 저의 후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온누리교회 대학부 출신입니다. 처음에는 100여 명 조금 넘는 인원이 예배드렸습니다. 서로 얼굴도 잘 알고, 선후배 관계도 끈끈했습니다.


대학부 활동은 매우 적극적이고 전투적이었습니다. 여름/겨울방학마다 해외 아웃리치를 갔습니다. 아웃리치라고 해도 별도의 프로그램은 없었습니다. 전도와 예배뿐이었습니다. 밥 먹고 전도하고, 저녁에는 5~7시간씩 찬양하고 예배하고 기도했습니다. 매주 주일예배 이후 성경 공부를 합니다. 성경 공부 마치면 전도 하러 나갑니다. 한 주는 서울역 광장. 한 주는 대학로. 서울역은 너무 자주 전도하러 온다고 광장에 화단을 설치하여 모이지 못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 정도로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선/후배들이 세계 곳곳에서 교회를 세우고 섬기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홍콩에 오기 전, 저의 소식을 듣고 이곳에 먼저 자리 잡은 후배들이 연락해 주었습니다. 그 후배 중 한 명이 이번에 권사 직분을 받는 것이죠. 대학생 때 본 후배가 교회 권사님이 된다니 옛 생각이 많이 납니다. 


교회 일꾼을 세우는 잔치 자리는 많은 인원으로 북적였습니다. 장로, 권사, 집사는 한 교회의 리더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의 리더요 직분자입니다. 장로가 잘못하면 그 장로가 속한 교회가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전체가 비난받습니다. 하나님이 모욕을 당하십니다. 따라서, 엘림교회만의 잔치가 아니라 홍콩에 있는 교회 전체의 잔치입니다. 많은 목사님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격려의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저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였는데, 조윤태 목사님께서 저를 기억해 주시고 인사할 기회도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목회하신 어른으로서 섬세하게 여러 부분을 챙겨주시는 모습에 큰 감동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장로, 집사, 권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청년으로 홍콩에 와서 자리를 잡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합니다. 자녀를 낳습니다. 오랜 시간 한 교회를 섬깁니다. 성도들을 사랑하며 교회 리더가 됩니다. 각각의 사연을 들으며, 또 개인적으로 대학부 후배가 임직받는 모습을 보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구나’ History Maker. 


한 개인이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자녀를 낳고 살아갑니다. 그 일은 개인의 역사지요. 하지만,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홍콩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살며 정착하고. 자녀들이 홍콩에서 태어나 자랍니다. 그다음 세대와 또 다음 세대. 이렇게 계속 홍콩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 우리 자손들은 한국계 홍콩인이 됩니다. 수백 년 후 자손들이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여러분의 이름이 나옵니다. ‘우리 조상은 이러이러한 사연으로 이곳에 와서 이렇게 정착했고, 이렇게 살았어’ 따라서, 오늘의 우리 삶은 한 가문의 역사, 한민족의 홍콩 이민 역사를 써 내려가는 과정입니다. 한 개인의 역사는 교회의 역사와 맞닿아있고, 동시에 민족의 역사와 맞닿아있습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힘겹고 어려운 삶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며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성경도 역사를 강조합니다. 성경은 언제나 족보를 이야기합니다. 성경 이야기에서 중요한 족보가 바로 예수님의 족보인데요, 마태복음 1장은 예수님의 탄생을 조상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1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2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마태복음 1:1–2 개역개정)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셨지만, 성경은 조상들을 모두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갑자기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요, 긴 역사 속에서 약속된 약속의 실현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궤를 같이하는 분임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으로 역사가 새롭게 되고, 예수 믿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기억하고 새롭게 역사를 써 가는 존재입니다. 여러분의 오늘 삶은 내일의 후손에게 남겨주는 역사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역사입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크리스천들은 박해 속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선한 일을 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각각 개인과 가문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역사를 남기기 원하십니까? 우리 모두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맞이하지만, 역사를 써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더 넓은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며, 의미를 찾고 삶이 달라지는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번 한 주도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십시오.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 모두를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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