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인 요식업계의 떠오르는 F&B 기업 골드문 레스토랑 그룹이 새로운 한식당을 열었다. 이름하여 '초량'. 부산시 동구의 지명 '초량'에서 따왔다. 초량은 번화한 부산역과 가까우면서도 조용하고 거주 인구가 많은 동네다. 골드문 그룹 측은 초량이 갖고 있는 편안함과 숯불갈비 식당이 많은 동네 특징을 살려 홍콩에서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골드문 이사진이 부산 출신 사람들이라 초량에서의 추억과 가족적인 동네 상권, 목욕탕에서 목욕 후 숯불갈비 집에서 가족들이 먹던 추억을 녹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에서 한국식 숯불갈비는 초량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숯불에 대한 허가가 매우 까다롭고, 시설 비용도 일반 가스버너에서 비해 수 배가 들어갔다고 한다. 골드문 레스토랑 그룹 측은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줄 알았으면 애초에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2호점은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허가 과정을 거쳐 초량숯불갈비가 막상 탄생하자 맛과 비주얼에 많은 홍콩인들이 빠르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픈 키친 형태로 직원들이 직접 숯불을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간히 피어오르는 연무에서 숯불 내음이 식욕을 자극했다.
둘이서 먹기엔 양이 많을 것 같아 '초량 산더미 쪽갈비' 중자를 주문했다. 갈빗살을 먹기좋게 잘라 마치 작은 탑처럼 촘촘하게 쌓았다. 일반 갈비와 매운맛 갈비를 반반씩 주문할 수도 있다.
뜨거운 갈비를 단단히 잡고 먹기 위해 목장갑을 쓰고 그 위에 1회용 비닐장갑을 또 썼다. 매콤한 양념갈비가 입맛에 매운데도 손이 자꾸 갔다.
소고기 세트는 등심과 살치살, 돼지고기 세트는 삼겹살과 목살, 갈매기살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점심메뉴에는 새로운 것들이 많았다. 초량돌판짜장(2인), 냉모밀+돈까스, 초량밀면, 왕돈까스, 고구마치즈돈까스, 짜장면, 계란볶음밥+짜장, 묵은지돼지김치찌개, 뚝배기제육, 뚝배기오삼불고기 등이다.
초량은 넓고 시원하게 생긴 식당 구조다. 테이블이 2분대 처럼로 쭉 길게 이어져 있다. 골드문 측은 요식업을 새로 시작할 때 가장 우선 생각하는 것이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네에 어울리는 업종, 메뉴, 스타일이 공간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전포식육 8개점을 개업하고 서울제면소도 10호점까지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골드문 입장에서는 '초량' 식당 공간이 가장 '잘 빠진' 형태라고 말했다. 손님이 북적이고 일손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길 밖에서 손님 시선도 끌기 쉽기 때문에 장사하기 좋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초량 로고에는 목욕탕 마크가 가운데 들어가 있다. 마치 오래된 초량동 동네 목욕탕 같은 간판이다. 입구 앞 입간판도 무척 오래된 느낌의 색상과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과거의 추억이나 전통을 그리워 하는 마음으로 재현하려는 레트로(Retro) 감성이 녹아있다. 골드문 측은 전포식육으로 충분히 인정받았지만 초량을 통해서 정말 좋은 숯불갈비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처음보다 더욱 긴장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