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 정책으로 인해 재미교포가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 집행 와중에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인들이 논쟁적인 상황에서 체포되는 일이 이어진 데 대해 한국 국적자인 영주권자가 체포될 경우 한국 정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국경안보'가 사실상 '국가안보'로 간주되고 있어 한국 정부가 외교적으로 목소리를 낼 공간이 작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그는 선의의 한국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할 수 있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성공회 사제인 모친을 따라 미국에 와서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고연수 씨가 지난달 31일 비자 문제로 뉴욕의 이민 법정에 출석했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기습적으로 체포됐으나 4일 만에 석방된 일이 있었다.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고씨에 대해 미국 이민 당국이 잘못된 법률 해석을 적용하면서 체류자격이 만료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고씨 측 주장이다.
또 라임병 백신 연구를 하며 미 텍사스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한국인 영주권자 김태흥(40) 씨가 지난달 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왔다가 공항에서 붙잡혀 억류됐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 당국은 체포된 한국 국적자들에 대해 필요한 영사 지원은 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연수 씨 체포 건과 관련, 뉴욕 총영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절차에 따라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석방된 고연수씨(왼쪽)와 모친 김기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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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대표는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 특히 재미교포 관련 정책에 대해 "미국의 동포들을 (한국 국내 정치에 개입되게 하지 말고)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며 "재미동포들을 정치세력화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고 동포들이 미국 내 현실에 집중하도록 하기 바란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이달 중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간 안보 이슈가 중요해졌다고 진단하면서, "한미관계의 더 큰 중심 의제로 들어가는 것은 관세보다는 한미 간 동맹관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정가의 초당적 대중국 견제 기조로 미뤄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이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돌파해야 할 사안들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는 트럼프 2기 국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내년 11월 중간선거(상ㆍ하원 의원 및 주지사 등 선출) 전망에 대해 질문받자 트럼프 핵심 지지층을 의미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의 조직화가 선거의 향배에 영향을 줄 변수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마가가 대선 국면에서는 하나의 '바람'이었다면 지금은 '조직화'했다고 평가하면서 연방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자리를 유지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송원석 KAGC 사무국장은 미주 지역 한인이 북녘 이산가족과 상봉할 수 있도록 대상자 파악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삼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국가안보보좌관 대행 겸임)에게 보내는 방안이 일부 미국 민주당 의원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