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가을 축제, 돌아온 와인앤다인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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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가을 축제, 돌아온 와인앤다인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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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완전체로 돌아온 축제 


홍콩의 길고 긴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무렵이면 찾아오는 가을 축제가 있다. 

 

와인앤다인(Wine & Dine) 페스티벌이다.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축제의 밤은 6개월 이상 이어진 뜨거운 여름을 종식시키는 연례 행사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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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팬데믹 기간에는 아쉽게도 개점 휴업을 선언해야 했다. 

 

작년에 이 축제가 다시 돌아오기는 했으나, 해외에서의 참여는 극히 제한적이었고 외부 식사도 금지되었다. 

 

올해의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은 완전체가 되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행사는 10월 26(목)일부터 29일(일)까지 진행되었다. 

 

나는 개장 첫 날인 목요일, 그것도 문을 여는 7시 30분을 공략하기로 했다. 

 

최대한 인원이 덜 붐빌 것 같은 요일과 시간을 택해, 빨리 치고 나오자(?)는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운 것이다.  


개장 전 입구는 이미 장사진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는 센트럴의 관람차 아래에 도착한 시간은 개장 10여분 전이었다. 

 

행사장 정문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웬걸, 이미 장사진을 치고 있는 긴 행렬에 한숨이 나오고 말았다. 

 

족히 200~300미터는 되어 보이는 줄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늘어서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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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입장표(HK$40)를 홍콩여행국 웹사이트를 통해 예매하였다. 

 

이건 단지 입장료이며 입장 후에는 음료와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 별도의 카드(tasting pass)를 구매해야 한다. 

 

환경 보호용 작은 와인 잔 포함 8개의 이용 토큰이 200홍콩달러, 그럴듯한 와인잔과 14개의 이용 토큰이 400 홍콩달러에 팩키지로 판매되고 있었다.   


사전에 입장표만 예매했었는데, 인파에 놀란 나는 줄을 서며 200홍콩달러 이용권을 휴대전화로 추가 구입했다. 

 

주량이 약한 나로서는200홍콩달러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는 불과 몇 분 후 나의 착각이었음이 밝혀졌다!)   


행사장의 문이 열리는 순간, 다행히 입장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입장 티켓이 정문에서 여러 명의 직원을 통해QR 코드로 인식된 후, 빠른 입장이 가능했다. 

 

이후 양 옆으로 진열되어 있는 안내 부스에서는 방문객들이 사전에 인터넷으로 지불한 금액에 따라 와인잔과 이용 카드가 발급되었다. 

 

이렇게 많은 인파의 입장이 매끄럽게 진행된 것은 인상적이었다. 아마 다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듯싶었다.  

 

17개국, 약 300개의 부스가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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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발을 디딘 순간, 알코올이 들어가기도 전에 현기증을 느꼈다. 

 

쭈욱 늘어선 천막들 아래 펼쳐진 와인과 음식들이 내 시야를 어지럽혔다. 

 

이번 축제에는 총17개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약 300개의 부스를 설치하여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음식이야 돌아다니며 먹고 싶은 것을 직관적으로 선택하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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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와인. 문외한인 나로서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고민이었다. 

 

일단 그 자리에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세계 와인 생산국 순위를 확인해 보았다. 주요 생산국 위주로 시음해보자는 심산이었다. 

 

2022년 기준, 1위는 이탈리아로 전 세계 와인의 19.3%를 생산하고 있었고, 2위는 프랑스(17.65%), 3위가 스페인(13.82%)이었다. 그리고 미국과 호주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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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스는 나라 이름, 혹은 와인 브랜드를 걸어 놓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2020년산 프랑스 보르도 와인, 2009년산 미국 루카스 르웬린 브랜드의 와인을 시음했다. 진열된 와인들은 직원들이 특징과 맛을 설명해주어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  



나의 선택: 프랑스/미국 와인 + 핀란드/아르헨티나 음식


음식으로는 핀란드의 비건 소시지(나는 비건은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엠파나다와 밀라노 치킨을 골랐다. 

 

엠파나다는 군만두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안에는 다진 소고기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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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만한 엠파나다 한 개만 들어가도 배가 든든했다. 밀라노 치킨은 치킨가스 위를 치즈가 덮고 있는 음식이었다. 

 

사실 더 먹고 싶은 음식들이 있었는데, 길게 늘어선 행렬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하나 내가 선택한 음식들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200홍콩달러에 구입한 이용 카드 내의 8개 토큰이 금세 동이 났다. 

 

보통 와인 한 잔에 2~3개 토큰이, 음식 역시 접시 하나당 1~3개의 토큰이 소모되다 보니 200홍콩달러 카드는 눈 깜짝할 새 소진되었다. 

 

다행히 금액을 재충전하는 곳이 곳곳에 마련되어 나같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로 북적였고 진정한 축제의 밤이 느껴졌다. 

 

세계의 다양한 음식과 와인만큼이나 다양한 인종들로 붐볐다. 

 

한편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펼쳐졌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프랑스 와인에 대한 설명회도 곁들여졌다. 

 

맥주를 판매하는 부스는 오늘의 주인공인 와인에게 자리를 내주고 외곽 쪽에 진을 치고 있었다.  


와인앤다인 페스티벌은 홍콩에 거주하고 있다면 한번쯤은 다녀올 만한 축제다. 

 

보통 기간이 4일 정도로 짧으니 참가를 원한다면 서둘러야 한다. 

 

내년 이맘때까지 홍콩에 거주할 교민이라면 1년 후를 기약하자. 

 

가을밤의 대표 축제는 내년 10월 말이면 어김없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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