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젊은이들이 더 무서워!" 모 기관의 강모 영사가 그를 두고 한 소리다. 중문대학교에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한영수 학생, 그는 정말 무서운 젊은이였다. 6월이면 다시 연세대학교로 돌아갈거라고 하면서 그가 중문대학교에 와있는 친구들과 홍콩학생들의 격려 속에서 계획한 일은 한국을 알리겠다는 Korean Modern Cultural Festival이었다.
애초부터 혼자서 기획하고 혼자서 발로 뛰어다닌 조그만 행사라 커다란 후원을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는 무서운 젊은이기에 앞서 지지리도 복 많고 행운이 많은 젊은이였다. 행사가 있던 날 아침, 홍콩섬이 들썩들썩하게 전화를 주고받으며 도킹 장소에 가보니, 홍콩의 거물(?)들은 다 모였다.
한영수 학생이 나가고 있는 홍콩온광교회 조윤태 목사님과 사모님, 한영수 학생이 끈질기게 섭외해서 적극적으로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던 신종윤 영사님, 그리고 처음부터 끝끼지 한영수 학생의 행사를 격려하고 후원한 로사 홈페이지의 주인 권로사와 그의 홈페이지 가족들이 모여주었다.
행사 장소인 중문대학교 도서관 앞 광장에 일행들이 도착하자, 행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한영수 학생과 친구들, 그리고 몇 명의 홍콩학생들이 TV 설치며 마이크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빨간색 배너에는 Korean Cultural Festival 이라는 영어 글자와 " All Items are Free!!" 라는 코믹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한국음악과 영화와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답게 스피커 설치가 끝나자 한국음악이 울려퍼졌고, 학교측에서 빌렸다는 TV에서는 한국영화의 스넵들이 보여진다. 목포식품으로부터 배달되어진 떡, 잡채, 김치, 생선전 등의 음식들은 맛갈스럽게 이미 정돈되어 있었다. 이제 중문대 학생들만 우글우글 모여들면 되었다. 때마침 점심 시간이라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방문객들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미리 준비한 팜플렛을 돌리며, " 코리안 훗, 후리 오브 차쥐!"를 외치며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모두 달려들어 행사장 쪽으로 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쌩끗 웃어만 줄 뿐 가는 길을 바꾸지 않는 젊은이들이 반 이상이나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아직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한국 음식에 대해서도 그 맛과 매력을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건은 열악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야외에서 TV가 잘 보이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그늘 하나 없는 행사장에 오래 머물기가 힘들었다. 이 와중에서도 함께 간 일행들은 먹을 것을 알뜰히 챙겨 먹고 오가는 학생들에게 "코리안 뮤직! 코리안 훗! 코리안 무비!"라고 외치며 그들의 발길을 재촉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 중문대학교에 교환 교수로 와있는 심정필 교수가 행사장을 방문했다.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가르치고 있다가 잠시 교환교수로 중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심교수는 한국문화제를 진행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홍콩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 일행과 환담을 나누었다.
행사장에는 약 300여명의 중문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음식을 나누고 한국영화를 보고 한국음악을 들었다. 준비가 미흡해 후원자들의 사랑과 관심만큼 행사를 치루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영수 학생은 겸손하게 말한다. 홍콩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에 충격을 받아 준비했다는 이 번 행사가 좋은 씨를 뿌렸을 것이라 믿는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기를 바라지만, 한국과 홍콩의 학생 교환의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한인회, 영사관,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점, 로사 홈페이지, 온광교회를 비롯해 각계 각처에서 사랑과 물질로 격려하고 후원해주신 여러분의 수고가 분명 좋은 열매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