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현행 온열질환 경보체계가 최저 단계에 머무르는 등 현장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자, 전직 홍콩 천문대(기상청 HKO) 관장들이 야외 근로자 보호를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습구온도지수(WBGT)'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직 천문대 관장인 순치밍(Shun Chi-ming, 岑智明)과 리분잉(Lee Boon-ying, 李本瑩)은 신문 기고를 통해 현재 사용 중인 '홍콩 열지수(HKHI)'를 작업장 온열질환 경보에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설계된 기준을 야외 근로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일치'라는 설명이다.
두 전 관장은 경보 발령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역대급 폭염이 기세를 부리던 상황에서도 가장 낮은 단계인 황색 경보만 발령되어, 정작 보호받아야 할 야외 근로자들이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노동처(Labour Department)가 HKHI 지수 30을 달성해야만 경보 발령을 검토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실제로는 해당 수치에 도달하기 전부터 이미 온열질환으로 인한 병원 입원율이 급증하기 시작하는데, 이처럼 지연된 대응이 근로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습도와 풍속, 복사열까지 종합적으로 계산하는 WBGT 제도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 보호 효과가 입증된 시스템이라며, 이를 도입해서 손해 볼 것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극심한 폭염이 태풍이나 폭우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내는 '도시 내 가장 치명적인 기상 현상'이 되었다고 강조하며, 노동처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즉각 제도 개편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람치우잉(Lam Chiu-ying, 林超英) 전 천문대 관장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개 관측소 중 최소 9곳에서 WBGT 지수가 32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규정대로라면 이미 지난주에 적색 온열질환 경보가 발령됐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람 전 관장은 특히 지난 토요일 4개 관측소의 WBGT 지수가 34도까지 치솟았다며, 이는 최고 단계인 흑색 경보 수준에 해당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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