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화’를 다스릴 수 있을까? - 홍콩우리교회 서 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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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화’를 다스릴 수 있을까? - 홍콩우리교회 서 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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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밤. 로우(Lo Wu) MTR 역 승강장에서 ‘왜 쳐다보냐?’고 시비가 붙어 남녀 8명이 뒤엉킨 집단 난투극이 발생해 6명이 체포됐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이었지만, 분노로 인해 큰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 일이 특별한 사람들만의 문제일까요? 우리 마음에도 조용히 폭발을 기다리는 분노가 있지 않습니까? 홍콩에 사는 한국인인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오해와 피곤함이 뒤엉켜 마음속에 화가 켜켜이 쌓입니다. 그러다 작은 일이 계기가 되어 감정이 폭발합니다.  


성경 창세기에는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내용이 있습니다. 가인은 화를 잘 내고, 나쁜 삶을 살았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제사를 받지 않자 그는 분노하며 동생을 때려 죽입니다. 가인의 시대부터 지금까지, 분노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화를 낼까요? 우리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화가 납니다. 결국 ‘통제할 수 없음’이 분노의 뿌리입니다. 갓난아이도 자신이 원하는대로 몸을 뒤척이지 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으로 큰 소리로 웁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따라서 우리는 화 그 자체보다, 화 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26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27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에베소서 4:26-27 개역개정성경)


‘틈’이라는 말은, 무엇인가가 활동할 수 있는 여지나 장소입니다. 분노는 문을 활짝 열어두는 것과 같습니다. 작은 틈으로 들어온 어둠은 점점 범위를 넓힙니다. 여러분 혹시 이런 경험 해보셨나요? 처음에는 작은 일로 화를 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 내가 왜 이렇게 화를 내지?’ 라며 스스로 두려워집니다. 이때 이미 마음의 주도권은 분노에게 넘어간 상태입니다. 방화, 폭력, 극단적 선택을 하는 내용이 뉴스에 자주 나오는데요, 그 사건들 뒤에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순간적인 분노와, 그 틈을 파고든 어둠의 세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화를 내면, 관계는 어색해지고 마음은 후회로 가득 차며, 내가 속해 있는 모임이 흔들립니다.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화를 다스릴 수 있을까요? 바울의 권면에서 세 가지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감정을 확인합니다. “아, 짜증나” 한마디로 모든 감정을 덮어버리지 말고,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 보아야 합니다. “나는 지금 서운하다”, “억울하다”, “자존심이 상했다.” 여러분의 감정을 관찰하고 어떤 느낌인지 생각해보십시오. 먼저 ‘나는 지금 화가 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정직하게 직면하는 것이 분노 다스리기의 첫걸음입니다.

 

둘째, 시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는 말씀은 분노의 유통기한을 하루로 제한하라는 제안입니다. 화를 낼 수 있지만 내일, 다음 주, 몇 년 후까지 가져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항상 그래”라는 말 속에는 오래된 분노가 퇴적층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날 화났으면 그날 푸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화 나면 잠깐 침묵해보십시오. 심호흡 해보십시오. 시간의 경계선을 긋지 않으면, 분노는 언제든지 되살아나는 좀비처럼 우리를 지배합니다. 

 

셋째, 영적 의미를 분별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분노를 ‘의로운 분노’로 포장합니다. 예수님을 죽인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에 대한 분노를 종교적 열심과 거룩으로 포장했습니다. 성경에 하나님의 거룩한 진노는 있지만, 우리의 분노 대부분은 하나님의 기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인간의 분노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 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분노를 정당화하기보다, 내 분노가 옳은지, 마귀에게 틈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분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 가지 길을 찾아도 우리는 실제 상황이 닥치면 감정 확인도, 시간 분리도, 영적 분별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제 안의 분노의 뿌리를 보게 하시고, 감정을 다스릴 영적 분별력과 절제의 힘을 주옵소서. 제 분노로 마귀에게 틈을 주지 않게 하시고, 가정과 교회와 일터에서 관계를 깨뜨리는 사람이 아니라, 화를 다스림으로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우리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십니다. 분노 자체를 정죄하시기보다, 그 분노가 우리를 삼키지 않도록, 공동체를 깨뜨리지 않도록 다스리라고 초청하십니다. 우리 모두 분노 사회 한복판에 살고 있습니다. 여러 종교에서 화를 다스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자신과, 사회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여러분이 살아가는 현장에서 분노 대신 사랑을 선택하는 한 주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을 위해 언제나 기도하고, 기다립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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