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치료제 붐으로 인해 건강한 간식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무설탕 대체당 음료가 시장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식품 시장은 ‘제로’라는 단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를 넘어 제로 과자, 제로 아이스크림, 제로 소주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설탕을 줄이고 칼로리를 낮추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만든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열풍 뒤에는 두 가지 중요한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하나는 단맛을 내는 감미료마다 각각 부작용이 다르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제로’라는 이름만 믿고 먹으면 낭패를 볼 수 있는 가짜 제로 스낵이 많다는 점입니다.

제로 제품의 핵심은 설탕을 대신하는 감미료입니다. 한국에서 허용된 감미료는 약 22종입니다. 그중에서도 자주 쓰이는 것들의 특징은 분명합니다.
- 아스파탐 : 페닐케톤뇨증(PKU) 환자에게 금기입니다. 체내에서 페닐알라닌이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두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 열량이 거의 없지만, 장내 미생물 변화나 혈당·인슐린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 사카린 : 과거 발암 논란이 있었지만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다만 고농도에서 쓴맛이 납니다.
- 스테비아 : 천연 계열로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뒷맛이나 제품에 섞인 당알코올 때문에 가스·복부팽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나한과(몽크프루트): 천연 계열로 안전하며 아직까지 뚜렷하게 보고된 부작용이 없습니다.
-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당알코올(말티톨,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등)입니다. 과다 섭취 시 복통, 설사, 복부팽만이 흔하고, 최근에는 에리스리톨·자일리톨이 혈소판을 활성화시켜 심혈관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WHO는 2023년 비설탕 감미료를 체중 조절 목적으로 장기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감미료는 설탕보다는 당연히 낫지만, 종류와 섭취량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시장에는 ‘제로 슈거’라는 이름만 붙이고 실제 칼로리는 일반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낵이 많습니다.
식약처 기준상 ‘제로 슈거’는 100g(또는 100ml)당 당류 0.5g 미만이면 표시할 수 있습니다. 설탕만 빼면 됩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바로 당알코올과 지방입니다. 말티톨은 1g당 약 2.4kcal로, 설탕보다 낮지만 여전히 칼로리가 있습니다. 혈당도 어느 정도 올립니다.
대표적인 예가 롯데웰푸드의 ‘제로’ 브랜드 과자입니다. 제로 카카오 케이크(171g)는 약 770kcal, 제로 초콜릿칩 쿠키(168g)는 약 790kcal입니다. 일반 초코파이·오예스와 열량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일부 제로·저당 아이스크림(특히 초코바류)은 열량 180~200kcal대, 포화지방 9~10g으로 일반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제로’라는 글자만 보고 마음 놓고 먹다가는 오히려 칼로리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제로니까 괜찮다”는 심리적 면죄부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짜 제로에 가까운 제품은 탄산음료처럼 고감미도 감미료만 쓰고 지방·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경우입니다.
제로 열풍은 설탕 과다 섭취를 줄이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감미료는 종류마다 부작용이 다르고, ‘제로’라는 이름은 칼로리 제로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칼로리가 없더라도 그 단맛에 중독되어 자꾸 다른 간식을 찾게되어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간단합니다. 제품 뒷면의 영양성분표와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말티톨·에리스리톨이 많이 들어갔는지, 전체 열량과 포화지방은 얼마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2026년부터 식약처가 제로 슈거 제품에 감미료와 열량 정보를 더 명확히 표기하도록 개선할 예정이지만, 그 전까지는 소비자의 눈이 더 중요합니다. 단맛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감미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제로’라는 달콤한 이름에 속지 않고, 자신의 몸을 지키는 소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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