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남기는 깊은 상처 - 홍콩우리교회 서 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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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남기는 깊은 상처 - 홍콩우리교회 서 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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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푸른물에 / 노젓는 뱃사공을 / 볼수는 없었지만 /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 우리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 십팔번이기 때문에 / 고향 생각 나실때면 /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 눈물로 지새우시던 / 내 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 죽기전에 /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 좋겠구나 라구요~ (강산에 노래 ‘라구요’ 가사 중)


저는 강산에 씨의 ‘라구요’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의 이 가사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저의 아버지와 닮았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소주를 필요로 하시지는 않고, 눈물로 지새우시지도 않았습니다. 술로 달랠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있었고, 눈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큰 슬픔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북이라고 해도 38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셨던 할아버지는, 정세가 수상함을 느끼고 38선 이남으로 가족을 데리고 내려올 준비를 하셨습니다. 7남매 중 장남인 아버지만 데리고 서울 쪽에 정착할 곳을 찾던 중,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한두 달이면 준비할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잠깐 내려오셨던 두 분은, 그 이후로 가족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저는 사실 잘 모릅니다. 할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살아오신 이야기를 많이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고, 이야기를 할 수록 잊고 있던 상처가 떠오르셨을 것입니다. 이산가족찾기 방송이 시작되었을 때, 저는 아버지께 물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도 신청하셔서 가족을 찾아보시면 어때요?” 아버지는 쓸쓸한 얼굴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찾아도 내가 뭘 도와줄 형편이 돼야지. 아마 모두 이 세상을 떠났을 거다.” 


명절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고향에 가고, 서울이 텅텅 비었다는 뉴스를 보시면서 아버지는 언제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렇게 떠난 사람들, 다시 서울로 안 돌아왔으면 좋겠다. 길이 시원하고 좋네” 고향에 갈 수 없는 그리움과 부러움, 서러움을 꾹꾹 담아 던지신 한 마디였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전쟁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란 저는 전쟁의 상처가 얼마나 깊고 오래 가는지 배웠습니다. 


얼마 전, 중동에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란이 공격당했습니다. 피해를 입었으니, 보복합니다. 계속되는 보복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습니다. 사람들은 전쟁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과 분석을 합니다. 발사된 미사일을 최신 무기로 요격했다고 합니다. 드론이 공격하는 시대가 되었답니다. 인공지능이 도입된 최초의 전쟁이라고 합니다. 영화로 보던 폭발 장면이 현실에 일어나는 장면이 신기하다는 듯, SNS를 통해 공유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떨어지는 주식의 가격. 급등하는 유가 등 돈에 관련된 뉴스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전쟁 속,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소식은 거의 찾아보기 어럽습니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불편하기에 보여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시간으로 전쟁의 소식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지는 않습니다. 


중동 전쟁 이외에도, 세계 곳곳은 전쟁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전쟁이 그친 시간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어디서든 크고 작은 전쟁이 지속되어 왔고, 지금도 계속됩니다. 대한민국도 종전이 아니라 휴전 상태지만, 우리는 마치 종전처럼 느끼며 살아갑니다.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모두가 패자일 뿐입니다. 전쟁을 하면 군인이 죽습니다. 무고한 시민이 죽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특히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약한 존재들이 먼저 위험에 노출됩니다. 살아남은 사람도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울음.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다시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 비참함 속에서 하루하루 목숨을 이어가야 하는 난민들.


이 모든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깊이 슬퍼하십니다.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전쟁이 일어나고, 왜 무고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습니까?” 하나님을 원망하며 따지는 사람들의 모습 자체가 그 이유를 답해줍니다. 전쟁과 그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는 이유는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죄 때문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 지은 이후,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입니다. 그 이후에는 집단으로 전쟁하며 사람을 죽입니다. 죄가 점점 심각해집니다. 심각해지고, 그 끝은 전쟁으로 인한 대량 학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전쟁이 그칠 것을 기대하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구약성경 이사야 2장 4절입니다. 


하나님이 민족들 사이에서 판가름하시고, 많은 백성들의 분쟁을 조정하실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칼을 조각내어 쟁기 날로 만들고, 자신들의 창을 조각내어 낫으로 만들 것입니다. 한 민족이 다른 민족에게 칼을 겨누지 않고,전투 훈련도 더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이사야2:4, 새한글성경)


홍콩우리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모든 전쟁이 끝나고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기를. 그리고 더 이상 전쟁으로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모두 종교에 관계 없이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한 주도 하나님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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