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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국제 금 거래 허브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4년 정책연설에서 금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상품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고, 홍콩을 국제 금 거래센터(international gold trading centre)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홍콩 정부는 2026년 1월 홍콩에서 개최된 아시아금융포럼(AFF)에서 상하이와의 금 거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상품 거래 생태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지속되는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자산 의존도 감소를 위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금, 은 등 대체 자산으로 시선을 돌리는 가운데, 홍콩은 중앙 청산 시스템 등 금융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유동성과 신뢰성을 강화하여 국제 금 거래센터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안전 자산 투자수요 확대와 홍콩의 재도약
세계금협회(WFC)의 2025년 ‘금 수요 동향 보고서(Gold demand trends)’에 따르면 2025년은 글로벌 금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 금 수요는 처음으로 5,000톤을 돌파했고, 금 가격은 연중 53회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평균 온스당 3,431달러(+44% y/y)를 기록했다. 그 결과 금 시장 총 가치는 전년 대비 45% 급증한 미화 5,550억 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금 수요의 세부 요인을 분석하면 ‘투자’ 부문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 또한 863톤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안전 자산 및 포트폴리오 분산 목적의 투자 수요가 지속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 가격과 미 달러(USD) 가격을 비교해 보면, 2026년 1월 26일 기준 금 가격은 온스당 5,075.6달러로, 1년 전 대비 약 85% 상승한 반면, 미 달러 가격은 97.13 수준으로 약 9.51% 하락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안전자산 선호, 강한 투자 수요(ETF·골드바 매입 증가) 등이 겹치면서 금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한 반면, 달러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시사한다.
글로벌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는 최근 홍콩은 ‘금’ 자원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상품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금 거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홍콩금거래소 장탁헤이(Cheung Tak-hei) 회장은 현지 매체 Wen Wei Po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국제금거래센터 개발을 위해 홍콩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 중”이며, 2026년 2분기까지 금 거래를 위한 중앙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동시에 홍콩 금 거래소는 홍콩 내 1000톤 규모의 금 보관 시설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과거 홍콩은 수십 년간 국제 금 거래 중심지 역할을 이어왔지만 지난 10년간 싱가포르와 두바이 등지로 일부 글로벌 금 거래 물량이 이동되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실물 귀금속 자산관리 컨설팅사 J. Rotbart&Co의 매니징 파트너 조슈아 로트바트(Joshua Rotbart)는 Yahoo finace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지난 12년 동안 금고 부지 제공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자국 내 금 산업을 강화해 온 반면, 홍콩의 금 시장은 2019년 중반 이후 사회적 불안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하락세를 겪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 싱가포르는 The Reserve, Le Freeport 등 초대형 민간 금고 시설과 함께, 은행·금고, 물류·보험·보안, 규제까지 묶은 풀패키지 자산 관리 인프라를 구축해왔고, 두바이는 Dubai Multi Commodities Centre(DMCC) 및 Dubai Gold & Commodities Exchange(DGCX) 등 기관을 통해 정련소, 인증, 거래소, 중앙청산, VAT 제도 등을 묶은 금 자산 관리 생태계를 만들며, 아시아·아프리카 물량을 흡수했다. 이와 대비되게 홍콩은 기존에도 홍콩국제공항 금고 등 저장 인프라는 있었지만, 저장량(Capacity)이 150톤 수준으로 제한되고, 파생상품·중앙청산 구조 등 거래 시스템 연계가 부족하여 전반적인 생태계 구축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글로벌 금 수요 동향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 특히 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상승해왔다. 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금의 글로벌 총 수요는 3,682.5톤으로 전년(4,363.5톤) 대비 크게 감소해 근 10년 구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들며 귀금속 소비·투자 및 중앙은행 수요가 모두 강화되면서 팬데믹 이전 평균(약 4,365톤)을 크게 웃도는 확장 국면이 형성됐다. 특히 2024~2025년 기간에는 글로벌 물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 등 리스크가 재부각되며 2025년 1~3분기 기준 금 투자 수요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앙은행·기관의 금 보유 연간 수요 역시 2022~2024년 기간 동안 팬데믹 이전(2016~2019년) 평균(약 509톤)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여 달러·국채 의존도 축소, 외환보유액 다변화,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준비자산 선호 추세가 강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도 중앙은행과 ETF 투자자들이 경제 불확실성 상황에서 금을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활용함에 따라 수요가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 세계 금 생산 및 수요 최대 국가 중국과 글로벌 시장 연결 역할

SPDR Gold Shares(GLD) 운용사인 State street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금 보유량이 증가하며 글로벌 금 투자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세계 금협회(World Gold Council)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의 전 세계 금 수요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APAC)의 세계 수요 점유율은 2020년에는 APAC 지역의 점유율이 39%로 크게 감소했다가 2025년 중반부터 전세계 수요의 69% 비중을 차지하며 2010~2019년 평균 63% 비중을 크게 넘어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세계 주요 귀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금 수요 증가의 핵심국가였다. World Gold Council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세계 금 수요 국가 중 중국은 총 591톤으로 1위, 뒤이어 인도는 462톤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금 생산량에 있어서도 세계 1위 국가다. Statista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금 생산량은 약 3,300톤으로 이 중 상위 3개 생산국은 중국, 러시아, 호주 순이었으며, 중국은 2024년 생산량 약 380톤 규모로 1위를 차지했다.
홍콩은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금 거래 중심지로서 역할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2024년 10월 시정 연설(Policy Address)을 통해 홍콩을 세계적인 금 거래 중심지(International Gold Trading Centre)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금 저장 시설 확충, 인프라 개선, 금 거래 및 소유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규제 강화 등 목표가 포함됐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본토와의 연계를 강화하여 글로벌 금 시장에서 홍콩의 전략적 역할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Global Trade Atlas의 비통화용 금(HS 7108) 기준 세계 주요 수출입 국가 통계를 보면, 2020~2025년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홍콩은 스위스,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을 기록했다. 또 홍콩의 금 수입액은 2020년 189억 달러에서 2024년 655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해, 동 기간 인도·싱가포르 못지 않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금 투자 수요 확산과 더불어, 홍콩이 중국 본토 수요와 글로벌 공급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재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2020~2025년 기간 홍콩은 수출(1,995억 달러)과 수입(2,113억 달러) 규모가 동시에 큰 ‘양방향 허브’라는 특징이 두드러 진다. 스위스·영국이 전통적인 정련·금융 허브, 중국·인도가 대규모 최종 수요지라면, 홍콩은 그 중간에서 물리적 금과 금융 거래가 만나는 교차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23~2024년 홍콩의 금 수출입이 모두 크게 증가한 것은,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 금 거래 중심지 목표에 맞게 시장 기능이 복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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