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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건강검진에서 몸 여러 곳에 종양과 염증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많이 무섭다며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짧은 메시지 안에 담긴 깊은 두려움이 생생히 전해졌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불안할까요? 정밀검사를 기다리는 시간. 결과를 알기 전까지의 나날이 얼마나 길고 막막할지 떠올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그 두려움과 무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예고 없이 직장을 잃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죽음이 불쑥 눈앞까지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누구라도 두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비슷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성경에도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과 같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큰 풍랑이 일어나 배가 뒤집힐 위기에 처합니다. 제자들은 공포에 휩싸여 예수님을 깨우며 소리칩니다. “주님, 구해 주세요! 우리가 죽게 생겼습니다!”
읽기 쉽도록 새한글 성경을 인용합니다.
23예수님이 배에 올라타시자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갔다. 24그런데, 보라, 바다에 큰 물결이 일어났다. 배가 파도에 뒤덮일 정도였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25그래서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고 소리쳤다. “주님, 구해 주세요! 우리가 죽게 생겼습니다!” 26그러자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왜 겁을 먹고 있나요, 믿음이 작은 사람들이여!” 그때에 예수님이 일어나서 바람들과 바다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매우 고요해졌다. 27사람들이 놀라서 말했다. “이분은 어떤 분이지? 바람들과 바다도 순순히 그분 말씀을 듣다니!” (마태복음 8:23-27 대한성서공회 새한글 성경)
갈릴리 호수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돌풍이 자주 일어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는 평생 이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살던 어부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날의 풍랑은 그들의 경험과 기술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들의 경험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파도가 배를 집어삼킬 듯 덮쳐 배는 곧 침몰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다는 점입니다. 유람선처럼 큰 배도 아니고, 조금만 흔들려도 서로 밟을 수 있는 좁고 작은 배입니다. 그 배가 요동치는데도 예수님은 주무십니다. 반대로 바다의 전문가인 제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예수님을 깨우며 외칩니다. “도와주세요!” 그들의 지식과 경험은 죽음 앞에서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으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것이 착각임을 압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납니까?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먹고 있나요, 믿음이 작은 사람들이여.”
이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전혀 믿지 않았다면, 애초에 예수님을 깨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반대로 예수님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온전히 믿었다면, 문제가 해결된 뒤 그토록 놀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아도 제자들의 행동은 모순적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면서도, 정작 예수님이 누구신지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 없음을 책망하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믿음은, 예수님과의 관계입니다. “내가 지금 같이 있는데 왜 무서워하니?”라는 물음입니다. 교회가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전하는 것도 결국 이 관계에 대한 초청입니다. 내 전문적인 지식이 통하지 않는 일을 겪을 때,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날 때,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이라는 위협이라는 현실 앞에 설 때. 우리는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도움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 예수님에게서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움 가운데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홀로 있지 않도록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예수님은 두려움의 한복판에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교회는 이 예수님을 믿는 모임입니다. 그래서 관계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깁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잊지 않고 이 땅을 살아가려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이유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지금 혼자라서 더 두렵게 느껴지는 분이 계신가요?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벅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서로의 두려움을 품어주고자 합니다. 두려움을 나누는 자리에서, 우리는 오히려 두려움을 이길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 힘으로 이겨낼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예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함으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간도 여러분 옆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을 항상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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