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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탁구공 上

기사입력 2003.01.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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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꾸라가 만발한 나고야名古屋 2002년의 한해가 저물어간다. 2002년은 中國의 현대사에 있어서 길이 기억되어야 할 해이기도 하다. 중국공산당의 연로한 지도부가 한세대 아래 젊은층에 평화적으로 정권이양을 한 해다. 또한, 2002년은 우리나라가 中國과 수교 10년이 되는 해지만, 일본과는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2002년을 “日本年”, “中國年”하면서 수교 3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30주년 수교기념을 위해 하시모토(橋本) 전수상이 중심이 되어 일본 국회의원 100여명과 일반 중소기업인, 관광객 모두 13,000명의 일본인들이 북경을 찾았다. 30년전 1972년 9월 29일 일본의 다나카(田中) 수상이 북경의 맑은 가을 하늘아래 일본수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경땅을 밟고 주은래 중국수상과 수교문서에 사인을 한다. 일본의 田中수상의 방중과 중일수교는 당시 중국이 문화대혁명 와중에서 구소련의 위협에 대처, 일본과 수교를 서두른 것이라고 한다. 중국은 일본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대부분 포기하고 대만과의 단교를 조건으로 상호존중, 상호불가침, 내정불간섭, 평등호혜, 평화공존 등 5개 원칙을 내세워 수교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田中수상이 서방인사로서 폐쇄적인 중국을 처음 방문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 7개월 앞서 중국을 방문한 인사가 있었다. 닉슨 미국대통령이었다. 닉슨 미국대통령은 키신저의 비밀교섭 끝에 1972년 2월 미국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중국땅을 밟고 모택동, 주은래 등을 만난다. 중국은 전후 처음으로 서방에 무거운 대문을 열어 놓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사실 그보다 1년전 일본의 나고야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른바, 1971년 봄, 제 31차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사꾸라가 만발한 나고야에서 개최되고 1965년 이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중국팀이 참석하게 된 것이다. 나고야의 작은 공이 지구라는 큰 공을 움직이다 고립과 폐쇄적인 중국이 그것도 文化대혁명의 한가운데 미국, 일본 등과 관계 개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모택동 자신이었다. 한때, 동맹국이었던 소련과의 관계가 나빠지자 소련을 견제할 수 있는 미국 등 서방세력을 끌어넣어야 했다. 이러한 낌새를 전혀 모르고 있는 미국에 뭔가 사인을 줄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그것이 나고야에서 개최되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였다. 중국은 1966년부터 시작된 문화대혁명의 와중으로 1965년을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 일체 선수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포츠보다 미국의 의향을 떠보는 중요한 외교가 숨어있었다. 모택동과 주은래는 1961, 1963, 1965년 3번에 걸쳐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식에서 줄곧 우승을 해온 장저뚱(莊則棟)을 불렀다. 그는 세계무대에 나가지 않은지가 6년이나 되고 나이도 30세나 되는 선수라기보다 코치나 감독에 어울리는 나이였다. 주은래는 莊則棟에게 선수겸 부단장으로 임명하면서 탁구도 중요하지만 미국선수와 교제, 미국팀을 중국에 초대하는 일을 맡긴다. 이렇게 하여 당초 일본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중국팀의 출전이 결정된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춘지 6년만이었다. 1971년 봄, 나고야에서는 사꾸라가 만발하였다. 탁구대회가 열리는 장소는 나고야시 중심에 있는 아이치(愛知)현 현립 실내체육관이다. 일본의 과거 3大 巨城의 하나였던 나고야 城內에 건립된 신축체육관은 나고야 古城주변의 사꾸라꽃에 묻혀 있었다. 당시 적대관계였던 중국과 미국의 선수 莊則棟선수와 글렌 코완선수가 나고야에서 단지 5분간의 인사가 세계의 톱뉴스가 될 정도였다고 한다. 눈치 빠른 세계의 매스컴들은 뭔가 역사가 움직이고 있음을 감지하였는지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그후, 미국 탁구팀은 중국에 초대되었고 탁구대 아래로 미.중간의 물밑 교섭이 시작되었다. 이른 바, 키신저의 비밀외교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나고야의 작은 공이 지구라는 큰 공을 움직였다는 것이 당시 신문의 헤드라인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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