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食在香港 (2) 중국요리의 지방색 - 南舌甘北咸

기사입력 2003.01.12 18:19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南舌甘北咸 남쪽은 달고 북쪽은 짜다 중국요리(中國菜)하면 중국 4대 요리를 먼저 말한다. 북경요리·사천요리·상해요리·광동요리를 일컫는다. 중국은 양쯔강을 경계로 남과 북으로 나눌 수 있다. 양쯔강 이북의 기후와 그 이남의 기후가 크게 달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환경도 다르므로 구분해서 설명하기가 좋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양쯔강 이남은 江南으로 표기하여 따뜻하여 살기는 좋지만 습도가 높아 많은 질병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 文化의 중심지가 양쯔강 북쪽에 있었으므로 江北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江南은 비교적 늦게 개발되고 漢族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사람의 이주가 늦었기 때문이다. 북방에 비해 강남의 남방은 중국의 프론티어로서 수천년을 두고 개척되어서 살기 시작한 곳이다. 강남은 기후도 북방에 비해 따뜻한 아열대이므로 산물도 다양하다. 북방지역은 소맥, 옥수수, 수수 등이 많아 그것을 재료로 한 밀가루 음식과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술이 있다면 남방은 쌀이 많이 나오고 강과 호수가 많아 생선이 풍부하다. 그래서 신선한 야채와 생선을 중심으로 하는 요리와 쌀밥이 주식을 이루었다. 북방은 음식재료를 긴 겨울동안 오래 저장해야 하므로 맵고 짠 보존 식품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남방은 음식을 자연 그대로 익혀서 먹다보니 신선한 단맛이 많이 남아 있게 되고 있는 그대로 먹어도 맛이 있기 때문에 소금이나 매운 양념을 넣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북쪽 음식은 짠것이 특징이고 남쪽음식은 단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4대요리 중 북경요리와 사천요리는 비교적 짜고 맵다. 그러나 상해요리와 광동요리는 짠맛이 덜하다. 그래서 더 달게 느껴졌을 것이다. 북경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 음식이 중국의 북방음식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국 북방음식은 주로 그 지역을 살던 기마 민족의 영향으로 육류가 많고 밀가루 음식이 많다. 중국 북방은 초원이 많아 야생초식동물은 사냥하여 그것을 익혀서 소금 뿌려 먹었다고 전해진다. 한반도의 우리민족도 우랄산맥의 근거지를 떠나 민족이동을 통해 한반도에 살아온 기마 민족의 후손이기 때문에 육류가 일반화가 된 것 같고, 또한 긴 겨울동안 신선한 야채가 부족하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북경요리가 잘 맞는다. \"파불라\" 사천요리 중국 내륙 중심의 사천성은 여타지방과 떨어져 있어서 음식도 오랫동안 고립 발달되어왔다. 사천요리는 맵거나 맵싸한 맛을 가지고 있다. 매운 것에 어지간히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도 사천요리에는 손을 들 때가 많다. 사천성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음식에 초대해 놓고 반드시 묻는 말이 있다. \"매운 음식이 두렵지 않지요?\" 그러면 우리들은 \"매운 음식이 두렵지 않습니다.\"(我不 白辣)라고 답한다. 왜냐하면 우리도 김치, 매운탕 등 매운 음식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사천성 사람들은 한술 더 떠서 \"우리들은 음식이 맵지 않을까 두렵습니다.\"(我 白不辣)라고 농담을 건넨다. 그만큼 사천성 사람들은 매운 것을 좋아한다. 사천성 사람들이 매운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전해진다. 그 중 하나는 사천성은 고립되고 가난하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많으면 하나 하나 요리해서 먹을 수 있지만 먹을 것이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먹을 수 없는 것도 부득이 먹어야 할 때가 많다. 그냥 먹을 수는 없고 맵게 해서 그 매운 맛과 함께 먹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천성의 重慶에 가보면 중경식 매운탕(fire hot pot)이 있는데 그 속에는 별별 것을 다 넣어서 익혀 먹는다. 펄펄 끓는 매운탕 속에는 약간 신선도가 떨어지는 생선도 있는가 하면 닭이나 소의 내장을 익혀 먹기도 하고 시래기 같은 값싼 야채도 익혀 먹는다. 현지인 이야기로는 한창 어려울 때는 그 매운열탕 속에 평소에 먹기가 거북한 것도 많았다고 한다. 또 하나 사천성 사람들이 매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그 특유의 날씨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중국의 地形圖를 보면 사천성은 거대한 분지로 되어있다. 옛날 어마어마하게 큰 隕石(별똥)이 떨어져 형성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어찌 보면 큰 주먹에 한 번 맞아 쑥 들어간 모양이다. 그 속에 1억 2천 인구가 모여 산다. 사면이 산으로 포위되어 있다보니 산에서 분지로 흘러 들어오는 江 또한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지역의 이름도 四川이지만 실제로는 多川이다. 그 강이 모여서 양쯔강을 이루고 삼협을 돌아 호남평야로 흘러 들어간다. 사천성은 분지이기 때문에 습도가 높다. 여름에는 후덥지근하고 겨울에도 안개가 많이 끼면서 축축하다. 그래서 매운 것을 먹고 땀을 흘려야 류마티스도 막고 건강해 진다는 것이다. 곰보할머니 두부요리라고 일컬어지는 麻婆두부와 먹다 남은 고기를 거두어 다시 냄비에 넣어 맵게 조리해 내었다는 回鍋肉 등이 사천요리로서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川菜라고 부르는 사천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의 메뉴판을 보면 빨간 고추가 그려져 있다. 고추의 숫자에 따라 매운 정도를 표시한다. 한국에서 출장 온 사람에게는 川菜가 안전하다. 서울에서 먹고 있는 맵고 짠 음식이 川菜와 가깝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川菜는 기본적으로 맵지 않으므로 고추 숫자가 좀 많은 편이 낫다.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