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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지난 주 금요일, 우연찮게 한국인이 홍콩에 와서 가라데를 가르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인이 가라데를? 재일교포겠거니 생각했는데 토종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데 그의 유파가 ‘극진 가라데’란 설명에 무릎을 쳤다.
극진 가라데란 무엇인가? ‘바람의 파이터’로 잘 알려진 최배달 선생(일본명 오야마 마스다츠(大山倍達))이 ‘실전 무술’을 모토로 일본에서 만든 가라데의 한 유파로, 일본에서는 ‘한국 가라데’라고 부르기도 한다. 잘 알려진 바대로 전라북도 김제 출생인 최배달 선생은 16세때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가라데 10대 문파를 비롯, 세계 무술인과의 100여 차례의 격투기에서 모두 승리, 최고의 파이터라 불리었다.
“중학교 때부터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다녔어요. 낮 시간 동안에는 태권도를 가르치고, 저녁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공수도를 가르치는 곳이었는데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공수도를 배우게 됐죠. 가라데를 가르치고 있지만 입문을 태권도로 했기 때문에 태권도 4단이기도 해요.”
한국인 김승현 사범(26세)이 극진 가라데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한국에서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다녔는데, 태권도를 배우다 가라데로 갈아타게 됐다는 것이다. 군 제대후인 지난 2008년 그는 극진가라데 내제자가 되어 일본으로 건너갔다. 내제자란 3년 동안 도장에서 먹고 자며 수련하는 수제자를 의미한다.
일본에 거하면서 전일본 체급별 대회 준우승, 연성대회 우승 등의 좋은 성적을 쌓은 그는 아직 내제자 기간이 1년 남았건만 홍콩 분관으로 올 6월 초 파견을 나왔다.
“태권도는 화려한 발차기, 빠른 스피드라는 장점이 있지만 스포츠화되면서 격투기 본연의 모습은 많이 퇴색했어요. 그 반면 ‘실전’을 모토로 하는 극진가라데는 ‘성인의 운동’ ‘남성의 무도’라는 이미지가 강하죠. 일단 주먹을 쓰는 데다 발차기의 깊이가 달라요. 태권도는 끊어 차지만, 극진 가라데의 발차기는 15도 정도 더 깊게 들어가요. 말 그대로 실전 격투기죠.”
현재 극진 가라데 정식 도장은 아직 홍콩에 없고 노스 포인트의 일본 유치원을 빌려 지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어린이부와 소년부, 성인부를 모두 합쳐 40여 명 정도 수련 중인데 주중 각각 이틀씩, 그리고 토요일에 모두 모여 합동 훈련을 한다고 했다.
과연 극진가라데의 훈련 방식은 어떤지 궁금했던 터라 토요일 노스포인트 도장을 찾았다. 벽 한 면에는 최배달 총재의 사진이 붙어있었고, 김승현 사범의 지도로 20여 명 남짓한 수련생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수련은 3시부터 5시까지 두 시간. 가만히 옆에 앉아 지켜보는데 품세가 태권도의 그것과 거의 똑같다.
오키나와에서 시작한 가라데와 태권도 모두 중국의 태극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 정도로 유사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훈련방식은 달랐다. 핑거글러브를 끼고 주먹으로 치고 받았고, 발차기는 높고 날렵하게 차는 게 아니라 무겁고 둔탁하게 깔아 찼다.
“정권 지르기 위주의 품세는 초기 태권도와 거의 유사해요. 태권도 대련은 주먹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거리를 길게 잡지만, 극진 가라데는 간격이 짧죠. 대련을 전부 실전처럼 하지는 않아요. 안면을 때려도 되는 진검승부룰이 있고, 안면은 때리지 않는 룰 두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안면을 때리지 않는 대련을 하지요. 굳이 비교하자면 태권도가 속도에 중점을 두고 있어 몸이 좀 뜨는 느낌이라면 극진 가라데는 전반적으로 밑이 무거운 느낌입니다.”
김 사범은 태권도와 극진 가라데의 차이를 ‘스포츠’와 ‘실전무도’의 차이로 설명했다. 또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엄격한 예의범절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 태권도도 ‘예에서 시작해 예로 끝난다’고 하므로 그게 차이가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켜보는 와중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성인부의 훈련을 지켜보던 일곱 살 남짓한 아이가 자세를 흩트리자 김 사범이 바로 달려가 경고를 준다. 잠시 화장실에 갔다온 중년의 홍콩 남자가 무심코 도장으로 들어오려 하자 김 사범은 이 또한 바로 제지했다. 홍콩 남자가 ‘깜빡 했다’ 는 듯 황급히 선 밖으로 물러나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러나 그 또한 바른 예법은 아니었던 터라 다시 지시가 떨어졌다. 도장에 들어오기 전에는 반드시 도복을 바로 해야 하는데, 뒤로 돌아서 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도장 안으로 들어올 때는 큰 절을 하고 들어와야 했다.
* 극진 가라데 매주 3일간 수련하며, 한달 수련비는 어린이 홍콩달러 400불, 성인 600불이다. 문의는 5162-7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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