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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인터뷰] 영사관, 한인회, 상공회에 바라는게 있나요?

기사입력 2008.01.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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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홍콩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점점 증가하여 현재는 약 1만2천여 명(ID 발급기준)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 시점에서, 거리에 나가면 어느 곳에서든 쉽게 만날 수 있고, 어디서든 한국말을 들을 수 있어서 홍콩 속의 \"한국\"이 전혀 낯설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 홍콩의 한국사람들. 그들은 어떻게 홍콩에서 살게 되었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30대의 젊은 여성, 주재원 가족 및 홍콩생활 27년째인 주부를 만나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 게재와 실명을 원치 않아 가명을 사용했으며, 인터뷰 시간과 장소는 각각 다름을 미리 알린다. 수요저널 : 홍콩에 오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그리고 처음 오셨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있나요? 그레이스(가명, 30대 초반의 직장여성, 홍콩생활 6년) : 학교 졸업하고 바로 와서 6년 정도 되었습니다. 홍콩 자체는 특별하게 변한 것 같지 않지만, 공기 등 환경이 좀더 안 좋아 진 것 같아요. 홍콩이 원래는 살기 좋고 편리한 곳인데, 집들이 모두 좁아서 아주 작은 공간에 모여 살아야 하는 것들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때론 있습니다. 신재선(가명, 주재원 주부, 홍콩생활 1년) : 저희는 주재원 가족으로 나와서 1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 홍콩으로 온다고 했을 때는 기대도 많고, 무척 설레면서 정보도 수집하고, 그렇게 왔는데, 횡단보도를 휙휙 지나가는 것이라든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있어 복잡한 것, 어디를 가나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그것도3-4개월씩 걸리는 것을 보면 처음엔 무척 답답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자체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또 괜찮아 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식재료들도 싸고 명품점들이 줄지어 서있는 걸 보면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아주 좁은 곳이지만 그 안에서도 질서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기도 하죠. 김애경(가명, 교민 주부, 홍콩생활 27년) : 저희는 처음에는 주재원으로 홍콩에 와서 6년 후에 개인사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살게 되었어요. 제가 만으로 스물여섯 홍콩에 와서 한국에 산 것 보다 이곳에서 산 기간이 더 길어요. 이제는 한국에 가면 조금 불편하고, 홍콩 공항에 내려서 광동어가 들리기 시작하면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그렇게 변하게 된 것 같아요. 수널 : 이곳에 살면서 만나게 되는 한국사람들은 어떤가요? 신재선 : 홍콩에 와서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선데, 이곳에 와서 만난 교민들은 정말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희도 와서는 그분들과 만나게 되고, 생활정보들을 많이 얻고, 그렇게 조금씩 도와가면서 살다 보니까, 이국이지만, 친밀함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애경 : 한국에서는 사람들과의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들, 학교 동창들과 주로 만나게 되니까 그런 범위들이 한정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계층, 예를 들면, 나이가 어린 사람이든 또래든 혹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 혹은 각계각층의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이분들과 만나면서 인생공부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래 사람에게는 베풀기도 하고 윗분들에게는 사랑을 많이 받기도 하고 다양한 계층을 만나고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것이 한국에서는 힘들지만, 홍콩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레이스 : 홍콩은 유학 도시가 아니니까, 주로 홍콩에 일 때문에 오는 직장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자신의 분야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고, 홍콩 사회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인정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반면에 한국에 있는 같은 또래들 혹은 친구들을 보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어렵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걱정과 고민이 많고, 새로운 것을 하고 싶지만, 또 도전하기에는 힘들어하며 주저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때는 안타깝기도 하고, 그것이 사회적인 혹은 문화적인 차이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수널 : 홍콩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나요? 혹은 고민거리? 그레이스 : 홍콩은 여행으로 95년도에 처음 방문한 후 그 이후에 이주하여 현재까지 살고 있지만, 2001년부터 한류 바람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고, 음식점 혹은 상점에 가도 한국말 한마디 \"감사합니다\" 등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국인이기 때문에 비호감적인 언어는 들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한국인들에 대한 이미지도 좋고 한국을 더 알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정작 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홍콩 친구들은 실망을 하고 돌아올 때도 종종 있어서 그런 점이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본 한국과는 다르게 언어가 쉽게 통하지 않고 관광정보들도 실제로 다른 점이 많다고 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한국에서도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신재선 : 저희들은 아무래도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커요. 큰 애가 11학년인데 당장 올해 SAT 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마음이 급하죠. 그리고 대학진학을 한국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 갈 것인지도 고민을 하고 있어요. 작은 아이는 8학년인데, 주재원으로 근무를 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가게 되면, 그것도 큰 고민이죠. 아이가 어떻게 적응하면 좋을까, 대학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그런 문제들. 그래서 이곳의 국제학교나 KIS 등의 프로그램들을 알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정보를 찾고 고민하고, 그런 교육적인 정보에 대한 것은 저희 가족 뿐만이 아니라 홍콩에 나와 있는 주재원 가족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일거예요. 김애경 : 홍콩에서 오래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아무래도 언어인 것 같아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이 나라의 말을 습득해서 유창하게 할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그렇게 되지 못한 제 자신이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죠. 일상적인 간단한 대화들은 물론 가능하지만, 아이들의 학교에 가서 상담을 한다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아이들 아빠와 꼭 함께 가야 하니까 그런 문제들이 불편하기도 했어요. 수널 : 생활하시면서, 총영사관, 한인회, 상공회 등 한국관련 기관 및 단체를 방문하신 적은 있으신지, 바라는 부분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애경 : 총영사관은 여권 연장하기 위해 몇 번 방문한 적은 있지만 그 외에는 그다지 이용할 기회가 없는 것 같아요. 영사관은 국가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희가 처음에 홍콩에 왔을 때는 교민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한국이 그립기도 하고 또 아이들도 어려서 한국적인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 한인회에서 마련되었던 교민행사에 열심히 참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워낙 한국을 오가는 사람들도 많고, 취미생활의 폭도 커져서, 예전보다는 교민들의 결속력이 크다기 보다는 많이 분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레이스 : 제가 처음에 홍콩에 왔을 때 보다는 한인단체 활동이나 행사가 좀더 많아 진 것 같아요. 한국의 문화를 1년에 최소 2번 정도의 행사를 마련하여 운영한다거나 한인회, 상공회 등에서 마련하는 언어강좌가 특별히 좋은 것 같아요. 작년 세계한인의 날의 기념행사 같은 것들이 좀더 많아져서 홍콩 사회에서 한국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한인기관 및 단체들이 주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신재선 : 한인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활동을 한다거나, 방문을 해 본 적은 없어요. 한인회에 소속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하거나, 필요한 점을 아직까지는 느끼지 못했어요. 그리고 총영사관에도 갈 기회가 없었고, 그냥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수널 : 2008년이 시작되었는데, 새해 소망을 들려주세요. 그레이스 : 저는 거창한 것은 없어요. 가족들의 건강과 외국어 공부를 더 하는 것. 그 정도예요. 그리고 홍콩이라는 곳에서 한국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이곳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좀더 친밀하게 느끼고,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나누는 삶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재선 : 저희들도 믿음 안에서 가족들이 건강하고 화목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아이가 대학을 진학하는 데 있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가족들이 함께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김애경 : 늘 이 맘 때가 되면 지난 한해를 돌아보게 되는데, 항상 그때그때마다 바쁘게 살아온 듯 하지만, 돌아보면 크게 이룬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꼭 큰 목표와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야지 하는 다짐들을 항상 하게 되죠. 작년에는 저희 딸이 아기를 낳았어요. 그래서 제가 할머니가 된 것이 어떻게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싶기도 해요. 올해 역시 큰 목표 보다는 화목한 가정생활을 꾸려가면서 저희 아이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요. 그리고 저는 이제 나이도 많이 들었으니,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았잖아요. 시간이 별로 없죠.. 그래서 마음속에 계획하고 있는 작은 일들을 하나씩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새해에도 살아 갈 수 있기를 바래요. 이번 주 길거리 인터뷰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새해에 영사관과 한인회, 상공회 등 홍콩에서 한국인을 대표하는 기관과 단체에게 바라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 하는 것이었다. 쇼핑몰, 얌차집, 길거리, 주택가에서 만난 많은 한국인들이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했으며, 바라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유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한인을 대표하는 기관과 단체들이 바람직하게 운영되고 있거나, 아예 이들 단체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기자는 그 이유가 전자이길 바라며, 홍콩에 살고있는 많은 한국인들이 새해에도 서로 연합하며 격려하며 즐거운 삶을 살아내길 빌어보았다. 경정아(수요저널 리포터) jak@wednesday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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