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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바자회를 준비하며 - 홍콩우리교회 서현 목사

기사입력 2026.09.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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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 교회 오니 회사보다 회의를 더 많이 해요.” 한 집사님의 장난기 어린 하소연이 있었습니다. 10월 3일. 홍콩우리교회 바자회 준비를 위한 회의입니다. 어떤 물품을 준비해야 하는지, 품목을 정하고, 후원과 협찬을 받을 곳을 찾아 연락합니다. 싼 물건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정보를 모으고, 심천까지 가서 답사하고 장을 봅니다. 교회 창고에는 점점 물건이 쌓여갑니다. 냉동·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을 둘 곳이 없어 한 분이 냉장고를 구입해 헌물해 주셨습니다. 김밥과 음식은 어떻게 만들지 논의하고, 상품권 디자인과 약관까지 꼼꼼히 챙겨 제작합니다. 작은 교회 바자회라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준비할 것이 많아 바쁘고, 서로 조율하느라 밤 늦은 시간까지 카톡으로 연락하면서도 모두 즐거워합니다. 이상합니다. 바자회로 큰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니고, 그 이익이 나를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모두 하하호호 웃으며 열심히 준비합니다. 집에 방치해두었던 물건과 옷, 신발을 가져와 기부합니다. 추억이 어린 물건을 내놓으며 좋은 주인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교회에 새로 등록한 분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참여합니다. 오히려 바자회를 함께 준비하며 더욱 친해집니다. 함께 일하며 서로를 알아갑니다. 누군가는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냐”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이 과정 자체가 이미 서로를 섬기는 일이라는 것을. 바자회 준비는 단순한 행사 준비가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고 삶을 나누고 연결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마음이 더욱 널리 퍼져나가면 좋겠다고 꿈꿉니다. 


    지난 주일에는 우리문화원 개원 예배를 드렸습니다. 수요저널을 통해 몇 주간 광고한 우리문화원이 이번 주 첫 강의를 시작합니다. 강사와 수강생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10주 동안 무엇을 배울지 나눕니다. 일요일 오후 4시에 시작된 모임이 자연스레 저녁 식사까지 이어지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일 낮에는 우리교회 처음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온세대예배’를 드렸습니다. 어린이와 중고등부가 따로 예배를 드렸는데, 한 달에 한 번은 함께 모이자는 의견을 따른 것입니다. 모두 모이니 자리를 더 준비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함께 모이니 서로 힘도 납니다. 같이 예배 드리고 식사하며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다음 세대가 대견하고 흐뭇합니다. 다음 세대는 어른들의 찬양과 기도 소리를 들으며 자랍니다. 그렇게 세대가 하나 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올 초만 해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 일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교회”라는 표어처럼 말입니다. 말하는 대로, 선포하는 대로 일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것을 보며 모두 마음을 합해 기쁘게 여러 일들을 준비합니다. 회사 일과 각자 삶의 현장에서 맡으신 일들이 있음에도 열심으로 준비해 주시는 성도님들이 참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같은 마음을 품을 때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바자회 준비를 하며 문득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바자회를 준비하는가? 그것은 단지 물건을 팔고 이익을 남기기 위함이 아닙니다. 바자회를 통해 홍콩에 사는 우리 이웃과 함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물건을 나누고, 함께 먹고 웃으며,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교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특별한 종교적 색채 없이, 그저 편하게 들러 인사 나누는 자리.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교회가 한인 커뮤니티의 좋은 이웃이 되는 일. 그것이 바자회를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이고 이유입니다. 이웃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지치고 힘든 홍콩의 삶에서, 잠깐 여유를 갖고 따뜻하게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고자 오늘도 열심히 준비합니다. 


    10월 3일이 다가옵니다. 준비하는 손길 하나하나가 모여 넉넉한 나눔의 자리가 됩니다. 바자회 당일에는 김밥과 떡볶이, 수제 오란다 등 여러 먹거리가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물건들이 있습니다. 오셔서 둘러보고, 인사하고, 좋은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 기뻐하실 수 있도록 물건도 다양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이웃으로, 홍콩에 사는 한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더운 여름도 조금씩 물러가고, 풍성한 가을이 다가옵니다. 벌써 월병을 준비하는 손길들도 많이 보입니다. 풍성한 가을, 우리교회 바자회라는 이벤트가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 더 풍성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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