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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잡고 계십니까? - 홍콩우리교회 서현 목사

기사입력 2026.09.0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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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 이스트 침사추이에서 홍함 역 쪽으로 걸어가다 본 장면입니다. 거리는 평소와 달리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 의아하게 여기는 순간,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손을 보았습니다. 핸드폰으로 게임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양 손에 핸드폰이 하나씩 있습니다. 한 그룹의 사람들은 파란색 옷을 맞춰 입었습니다. 단체 관광객처럼 보입니다. 그들의 가방에 깃발이 꽂혀 있습니다. ‘포켓몬 고 10주년’이라고 써 있습니다. 관광객이 아니라, 포켓몬 동호회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을 보다, 가장 놀란 장면이 있었습니다. 어떤 아가씨가 큰 플라스틱 판에 핸드폰 네 대를 올려두고 포켓몬을 잡는데 열중했습니다. 되도록 많은 포켓몬을 잡고 싶은데, 손은 두 개밖에 없으니 아예 큰 판을 준비해 거기에 핸드폰 네 대를 고정시키고 들고 다니며 잡는 것이었습니다. 


    포켓몬 고나,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려는 뜻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각자의 취향과 취미를 존중합니다. 단지, 게임을 즐기지 않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이는 모습을 묘사할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끌벅적하지는 않습니다. 각자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모였지만 각자 다른 화면을 바라보는 풍경이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면서도 현실이 아닌듯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겠지요. 데이트 중인 연인을 봅니다. 함께 있지만 얼굴을 보지 않습니다. 서로의 핸드폰만 바라봅니다. 페이스북 친구는 많아도,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친구는 별로 없습니다. 어떤 분은 집에 아내와 함께 있으면서도 메시지로 ‘물 좀 갖다줘요’라고 보낸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기존의 관계와 다른 관계를 맺는 시대입니다. 관계 맺는 방법도 다릅니다. 서로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전에 다양한 관계의 도구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람과 관계 맺는 것도 힘들고 싫어, 아예 AI 챗봇과 이야기하며 관계 맺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여러 대의 핸드폰을 구입했을 것을 생각하니, 그 열정이 대단합니다. 저렇게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포켓몬을 잡고, 그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모습에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열심히 포켓몬을 잡기 위해 힘쓰지만, 그것이 정말 어떤 의미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겼습니다.


    포켓몬을 즐기는 분에게는 포켓몬이 중요합니다. 그 일에 의미가 있습니다. 가치도 있습니다. 포켓몬 카드 한 장이 비싸게 팔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열정이 의미 없는 열심이 될 수도 있고, 핸드폰을 여러 대 구입하여 포켓몬을 잡으려는 투자가 가치 없는 소비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제가 느낀 것처럼, 저의 열심과 투자를 보며 그분들도 저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저도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어 보이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잡고 있는 것이 정말 나에게 가치 있는 것인지 돌아보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묻습니다. “너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구약성경 시편 1편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시편 1:1)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기 원하는 마음으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쏟고 있는 열정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인생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도 중요합니다. 열심히 달려가지만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른다면, 되돌아오기까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무엇을 잡고 계십니까? 그것을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계십니까? 그렇게 잡은 것이 정말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까?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홍콩우리교회는 그런 공간이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하기 원하신다면, 일요일에 잠시 홍콩우리교회를 방문해주셔도 좋겠지요. 홍콩우리교회는 바쁜 삶을 잠깐 멈추고, 서로를 돌아보며 격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모두, 인생에 가치 있는 것들을 잡으시면 좋겠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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