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홍콩법률칼럼] 홍콩에서 ‘퇴사 후 경쟁하지 마세요’ 조항, 정말 지켜야 할까요? - 문하경 변호사
기사입력 2026.02.26 16:01홍콩 고용 계약에 자주 들어가는 비경쟁 조항(일명 제한적 약정)은,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 뒤 일정 기간 동안 같은 업종의 경쟁 회사로 이직하거나, 스스로 비슷한 사업을 차려 경쟁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이 무조건 법적으로 강제되는 것은아닙니다.
고용주가 “내가 정말 지켜야 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법원에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면, 법원은 이 조항을 집행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직원이 먹고사는 문제(생계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조항 하나하나를 아주 엄격하게 들여다봅니다. 만약 조항이 너무 넓거나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자유롭게 일할 권리”라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합니다.
그렇다면 법원이 “이 조항은 괜찮다”고 인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1.고용주가 정말 보호해야 할 이익이 구체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경쟁하지 마”라고만 쓰는 것은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만 아는 고객 리스트”, “독점 제조 공식”, “영업 비밀”처럼 구체적이고 실제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2.직원의 직급•역할에 맞게 적당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계약을 체결할 당시 그 직원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따라 범위가 달라져야 합니다. 너무 광범위하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3.기간은 보통 6~12개월이 적당합니다. 2년 이상은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2024년 Manulife 사건에서도 12개월 전 세계 금지 조항이 기각됐는데, 이유는 “너무 길고 너무 넓다”였습니다.
4.지역 범위도 실제 사업하는 곳으로 한정해야 합니다. 홍콩에서만 일했다면 홍콩 전체 또는 특정 구역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 세계 금지”는 글로벌 최고위직 + 진짜 글로벌 영업비밀이 있을 때만 아주 드물게 인정됩니다.
5.금지하는 업무 범위도 좁고 명확해야 합니다. “같은 ‘틈새 제품’만 하지 마세요”는 괜찮지만, “금융업 모든 직무 금지”처럼 너무 넓으면 무효가 됩니다.
최근 실제로 기각된 사례 두 가지
•Manulife Financial Asia v. Rappold (2024) 아시아 지역 CFO였던 직원에게 12개월 전 세계 비경쟁 조항을 걸었지만, 법원은 “지리적 범위가 너무 넓고, 보호할 비밀이 명확하지 않다”며 완전히 무효로 판결했습니다.
•Moxie Communications v. Lai Cheuk Lok (2024) PR 에이전시 직원에게 2년 비경쟁 + 고객 유치 금지 조항을 걸었지만, 기간과 범위가 직무에 비해 과도하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그럼 조항 전체가 무효가 될까요? 가끔 법원이 “과도한 부분만 빼고 나머지는 살려주자”(Blue Pencil Rule)고 구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도함이 너무 심하면 전체를 무효로 만들어 버립니다. 법원은 계약을 새로 써주지는 않습니다.
더 쉽게 집행될 수 있는 대안은?
•고객•거래처 유치 금지 조항 (비경쟁보다 범위가 좁아서 인정 확률이 높습니다)
•Garden Leave (유급 정직 기간) → 퇴사 후 바로 경쟁사 가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비슷하면서도 더 안전합니다
•기밀유지 조항 → 기간을 길게 해도 대부분 인정됩니다
홍콩에 사는 외국인 직장인분들께 드리는 현실적인 조언
다국적 기업 계약서에는 “전 세계 비경쟁” 조항이 정말 흔합니다. 하지만 홍콩 법원에서는 거의 집행되지 않습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미리 홍콩 변호사에게 “우리 회사 상황에 맞는 맞춤형 조항”으로 고쳐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템플릿 그대로 쓰면 보호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꿀팁!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또는 위반 여부가 불분명할 때는 반드시 홍콩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최근 홍콩 판례 흐름은 점점 직원에게 더 유리해지고 있습니다.
**면책사항: 이 글은 법적 조언이 아니며, 일반적인 참고용일 뿐입니다. 필요하시면 반드시 홍콩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홍콩뉴스 2026-2-23 (월) 홍콩수요저널
- 2[홍콩여행] 홍콩, 설연휴 인파 몰린 사이쿵에 예약제 및 입장료 도입 검토
- 3[홍콩뉴스] 홍함 옛 철도 화물 터미널 부두, 해안가 이벤트 공간으로 개조 낙찰
- 4[홍콩여행] 홍콩 국제공항 제2터미널, 5월 27일 개장... 3,000만 명 여객 목표
- 5홍콩뉴스 2026-2-25 (수) 홍콩수요저널
- 6[홍콩뉴스] 홍콩 관광업계, 설 황금연휴 흥행 이어갈 '경마 투어' 제안
- 7[홍콩뉴스] TVB ‘스쿱’, 변호사·의사 연루된 보험 사기 수법 폭로
- 8[홍콩뉴스] 홍콩 패밀리 오피스, 엄격한 가문 규정 도입... 이혼 시 자산 관리권 박탈
- 9[홍콩뉴스] 홍콩 정부, 화재 피해 왕푹 코트 매입가 평당 8,000~10,500HK$ 책정
- 10[홍콩뉴스] 홍콩 학력인증기관, 가짜 학위 의심 사례 37건 적발… 경찰 회부












게시물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