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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8일. 폴리유에서 홍콩한인여성합창단 제 2회 정기연주회가 있었습니다. “타이포 화재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프고 슬퍼하는데 공연을 하게 되었지만, 이 공연을 통해 위로받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라는 인사로 시작된 공연. 감사하게도, 저는 가장 앞 자리에 앉아 가까이서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답게 옷을 입은 단원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고 섭니다.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자, 공기가 달라집니다. 조금 전과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첫 세 곡은 마치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보는 듯, 장엄하고 거룩한 선율이 흐릅니다. 남성, 여성 성악가가 중간에 나와 독창을 하고. 또한 바이올린 독주도 있습니다. 제주도 토속 노래인 ‘너영나영’을 부를 때는 장구 연주도 곁들입니다. 동양과 서양의 노래와 악기. 합창과 독창이 어우러집니다.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곡을 준비함으로 모두 함께 즐길 수 있게 기획했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미션 후에는 대중가수 김현철 씨의 곡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을 부릅니다. 어? 이제는 가요까지 폭이 넓어집니다. 원곡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 어린 친구가 함께 무대에 올라 몸을 흔들며 노래부릅니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눈에는 반짝이 화장까지 했습니다. 앳된 목소리로 입을 한껏 크게 벌려 부르는 소리에 모두 웃음이 가득합니다. 계속 되는 합창의 모든 순서를 마치자, 앵콜이 나옵니다. 앵콜도 소홀히 준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듯, 마지막을 신나는 오래와 화려한 율동으로 마무리합니다. 절로 박수가 나옵니다.
멤버들 중 교회 다니는 분이 많은지, 여러 교회서 공연을 보러 오셨습니다. 하지만, 종교와 교회를 떠나 서로 기뻐하고 축하합니다. 하나임을 확인하고, 가족을, 지인을 자랑스러워하는 시간입니다.
공연을 보며 제가 느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준비를 위해 많이 힘들고 노력하셨겠구나. 둘째. 함께 함은 참 아름답구나. 셋째. 모두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 좋구나.
여러 곡을 선정하고 연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지휘자가 곡을 선택해도, 단원들이 소화하기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또한, 단원들이 원하는 곡이 별도로 있을 수도 있지요. 20명 넘는 단원 모두 바쁘게 사는 가운데 시간을 서로 맞추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조율하고 연습하여 아름다운 결과를 냅니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내셨으니 정말 멋집니다.
그렇게 모여 함께 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여러 사람이 서서 화음을 맞춰 노래부릅니다. 아름다운 옷을 입어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이 공간을 채웁니다. 나이도 다르고, 홍콩에 와서 지낸 시간도 다릅니다. 종교도 다르고, 다른 점은 찾으려면 계속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맞춥니다. 홀로 부르는 노래도 아름답지만, 다름이 화음이 될 때 더 아름답습니다.
함께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들으며 모두 기뻐합니다. 모든 다름은 화음 속에 묻힙니다. 자기 소리를 내면, 화음이 깨지고 소음이 될 뿐입니다. 그러나 내 소리를 낮추고. 내 소리를 맞춥니다. 그것이 화음이 됩니다. 화음이 우리에게 화음이 됩니다. 우리 속에 있는 화를 빼버리는(-) ‘화’’음’이 됩니다. 합창을 들으며 분노하거나 화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모든 것은 사라지고, 함께하는 아름다움과 하모니만 남을 뿐입니다.
성경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나되고 연합하는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구약성경 시편 말씀입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1 개역개정성경)
각자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한 목소리를 낼 때, 그 소리가 화음이 되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갑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서로 다름을 강조합니다. 한국사람과 홍콩사람 등 나라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고 합니다. 성별이 다르고 종교가 다릅니다. 그러나, 다른 점을 강조하면 뭐가 남을까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분열과 다툼과 소음만 남습니다. 다른 걸 어떻게 합니까?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할 일은 다름을 지적하며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아름다운 화음을 맞춰가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럴 때 나는 화음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서로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하나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종교를 떠나, 가장 낮은 곳에 오신 아기 예수의 사랑을 기억하고 서로 사랑하는 시기가 크리스마스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지휘자가 되셔서, 다른 소리를 아름답게 하십니다.
홍콩에 거주하시는 모든 한인 여러분. 종교가 다르고 배경이 다르고 여러가지가 다르더라도, 우리 모두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중요한 멤버임을 기억하고 서로 맞춰가며 사랑하는 일들이 일어나기 원합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홍콩우리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여러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누구든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도 모두 건강하십시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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