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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어떤 자리에 앉고 싶으십니까?

기사입력 2025.08.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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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좋은 자리에 앉고 싶어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이유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입니다. 내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합니다. 식당에 가면 어느 자리에 앉을지 살펴봅니다.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예약을 합니다. 커피숍에 갔는데 앉을 자리가 없으면, 테이크 아웃하지 않고 다른 커피숍을 찾아갑니다. 


    일본에서 살면서 많이 들었던 말이 “이바쇼”(居場所)입니다. “있을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만화나 영화 대사를 비롯, 일반적으로도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입니다. 일본인은 왜 이 말을 자주 사용할까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잘 아는 것.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일본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지 못하면, 그는 존재 의미를 상실합니다.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본인에게 “있을 곳이 없어”라는 말은 가장 절망적인 표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느 자리에 앉아 계십니까? 그리고, 어느 자리에 앉고 싶으십니까? 여러분이 있을 곳은 어디십니까? 


    사업을 하거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식사 많이 하시죠? 식사 때 어느 자리에 앉는지 보면 그의 지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러브소나타’라는 큰 집회를 여러 번 준비하였습니다. 집회 준비에는 다양한 영역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참가자 관리 등… 그 중 저는 ‘리더십 포럼’이라는 리셉션 담당이었습니다. 리셉션 준비에서 가장 힘든 일은, 자리 배치입니다. 누구를 어떤 자리에 앉히는가?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고 중요했습니다. 


    단상에서 연사가 이야기를 합니다. 당연히 단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메인 테이블이 됩니다. 맨 앞. 가운데 자리 메인 테이블에 가장 중요한 인물을 배치합니다. 그 다음 중요도에 따라 메인 테이블 좌우에 배치합니다. 그 다음은 메인 테이블 바로 뒷 테이블입니다. 이런 식으로 테이블 위치에 따라 자리 배정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이 순위를 정한 이후, 참석자의 명단과 직함을 보고 배정합니다. 


    문제는, 한 테이블 정원은 8명인데 앉고 싶은 사람은 많다는 데 있습니다. 누구나 메인 테이블에 앉고 싶어합니다. 꼭 메인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요청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일에 연락하여 참석하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일본 총리인 이시바씨가 당시 국방장관이었는데, 행사 당일에 참석했습니다. 그가 메인 테이블에 앉으면 메인 테이블의 한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러면 옮긴 테이블의 한 자리는 또 중요도가 낮은 다른 곳으로… 이렇게 연쇄적으로 자리 이동이 일어납니다. 행사 5분 전까지도 자리 배치가 끝나지 않고 계속 달라집니다. “내가 왜 저 테이블에 앉아야 합니까?” 항의하는 분도 있습니다. 


    나는 어느 자리에 앉을까? 나는 이 자리에 앉아 있어도 되나? 나는 이 자리에 어울리는가? 왜 저 사람은 저 자리에 있을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며 살아갑니다. 심지어,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수님의 오른편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인가를 두고 격렬하게 싸웠습니다. 그것을 보면, 아마도 인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이 질문은 끊이지 않을 듯 보입니다. 우리는 어떤 자리에, 어떻게 앉아야 할까요? 이 질문에 예수님은 어떻게 대답하실까요? 그 내용이 신약성경 누가복음에 나옵니다. 식사 초대를 받은 사람이 서로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할 때 하신 말씀입니다. 


    “오히려 초대받았을 때, 가서 끝자리에 기대앉으세요. 그러면 그대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그대에게 ‘친구, 더 높은 데로 가까이 올라가요.’ 하고 말할 겁니다. 그때에 그대와 함께 기대앉아 먹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그대가 명예를 얻게 될 겁니다. 스스로를 높이는 사람은 모두 낮아질 것이지만,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가복음 14:10-11 새한글성경)


    예수님은, 낮은 자리에 앉아 있다가 자리를 옮기는 것이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하십니다. 스스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가, 더 높은 사람이 와서 그 자리를 달라고 하면 내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부끄럽지 않겠느냐?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낮은 자리에 있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리를 확보하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우리 마음을 아십니다. 낮은 사람을 돌보며 그들과 함께 하면, 하나님이 알고 높여주십니다. 나보다 약한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 반드시 하나님이 갚아 주십니다. 성경의 하나님은 이런 분이십니다. 


    이번 한 주, 여러분은 어느 자리에 있기 원하십니까? 지금까지의 자리와는 다르게, 낮은 자리. 겸손한 자리. 자리를 조금 바꾸면, 보이는 것들도 달라집니다. 높은 자리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에 있어 보시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누군가가 힘을 얻고,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 일을 하는 여러분을 하나님이 잊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홍콩우리교회도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여러분 만나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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