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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너는 홍콩에 3년 있었으면서 신촐라이도 모르냐 』라며 새로 부임한 신채래 부장이 아는 척 하면서 술잔을 집어들었습니다. 홍콩 오기 전 전임자에게서 전수 받은 노하우 중의 하나가 「신촐라이」권주법이었던 것입니다. 핀잔을 먹은 중문학 전공의 위하계 대리가 홍콩에 정작 그런 문화가 있는 지 물어왔습니다.
A 홍콩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 한 때 괴이한 음주문화가 있었습니다. 회식상에서 술잔을 권할 때 「신찰라이」 혹은 「신촐라이」합시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새로운 음식이 나왔네」입니다. 우리말이나 영어에도 그렇게 좋은 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하필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새로운 음식이 나왔네」를 한국인이 권주어로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부장 딴에는 「로마에 가면 로마 사랑하는 것」을 따라 한다고 했을 것입니다. 중국 북경이나 본토 상류층 지식층 및 홍콩에서는 어느 층도 식사하면서 술을 권할 때 이런 표현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표현이 한국인에게 잘 사용된 것으로 보아 한국인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지만 아직까지 건전하고 고유하게 정착된 음주문화가 부재한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실각한 모 경제장관도 홍콩에 와서 그 표현을 빨리 주어 듣고 사용했다고 하니 바이러스의 파급효과는 엄청난 것입니다.
10여년 전 중국어를 모르던 모 금융기관 소장이 중국인에게 초대되었고, 새로운 음식이 나오자 말주변이 없어 어정쩡하던 중국인이 문자 그대로 「신차이라이」라고 대뜸 하면서 술을 권하자 그것이 중국인 술문화인줄 알고 오해, 한국 금융권에 퍼뜨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 부임한 모 영사가 금융기관에 자주 초대받으면서 이 국적불명의 문화를 홍콩한인 사회에 집대성하게 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자 교민사회에서도 멋모르고 급속히 전염되었답니다. 아직도 새로 부임한 사람들이 홍콩문화인양, 솔선수범해서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듣기에 좋지 않습니다. 확실하게 알고 따라하든지 아니면 가만 있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중국인이 사용한다면 직역 그대로의 표현이지 음주문화는 아닌 것입니다.
한때 대한민국에서도 한국형 술잔 권하는 말을 장려한 적이 있습니다. 「위하여」「얼씨구」「지화자」 등이었는데 아직도 깊게 정착을 못했으나 차라리 영국이나 미국에서 사용하는 「cheers」라는 표현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제일 무난한 것은 동양권에서 통용하는 「건배」입니다. 중국 차를 따라주면 손을 잽싸게 두들기는 행위는 실제 존재하는 문화이기는 하나, 중국인 중에서도 지식·상류층에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누가 노래부르면 「사이 사이」하면서 반주 곁드는 행위, 누가 기도할 때 「쉬∼쉬∼」소리를 내는 행위 등이 있으나 크게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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