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대화와 소통이 어려워지는 시대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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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대화와 소통이 어려워지는 시대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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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해력 저하로 인한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대화와 소통의 단절입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가 이 정도 말은 당연히 알겠지?’라는 전제를 두고 대화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그 말을 모르거나, 의미를 다르게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오해와 대화의 단절이 생기겠지요. 문해력 저하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대화와 단절이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대표하며 문해력 저하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 인터넷에서 한 사례를 접했습니다. 웹툰 작가가 부친상으로 인해 휴재 공지를 게시하자, 한 독자가 놀라울 만한 댓글을 남겼습니다. 


“부친상이 어떤 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휴재까지 하는 것은 너무한 일 아닌가요? 상도 좋지만, 자신의 일은 확실히 해야 좋은 작가가 아닌가요?”


‘어떻게 부친상을 모를 수 있느냐’는 반응부터, ‘모를 수도 있지. 꼭 알아야 하느냐? 그냥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하면 되지, 굳이 어려운 말을 왜 쓰는 거냐?’라는 의견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뿐 아니라 ‘금일’을 ‘금요일’로 알아듣는 것은 물론, ‘연중무휴’의 뜻을 몰라 ‘그래서, 식당이 언제 쉰다는 말이냐?’고 되묻는 일도 자주 있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알고 사용한 말을, 상대는 처음 듣는 말이 되니 대화가 어려워집니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가장 큰 원인은 독서량의 부족입니다. 한국의 독서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특히 성인의 독서율 하락이 두드러집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독서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성인의 독서율은 1990년대 86.8%에서 2023년은 43%로 감소했습니다. 학생들은 성인과 달리 95.8% 정도입니다. 학업에 필요한 자료와 시험 준비로 인한 독서 등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비율이 높을 것입니다. 


사회인은 과도한 경쟁과 피로감을 느낍니다. 독서를 통해 지적 세계를 탐구하는 것은 생각 외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당장의 고통과 피곤을 잊게 해 줄 만큼 자극적이고 큰 노력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게 됩니다. 독서 시간은 감소하고 유튜브 시청 시간은 증가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서는 어떠신가요? 앞서 설명한 내용은 한국의 자료이지만, 외국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독서율은 더욱 저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어로 된 자료를 읽기도 쉽지 않고, 한국에서 책을 주문하여 읽기도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힘들고 바쁘게 살다 지친 몸을 돌보기도 힘든데, 독서까지 하기는 무리라고 생각되는 환경에서 생활합니다. 


그러다보니, 자녀들과 대화가 점점 줄어듭니다. 자녀들은 한국어보다 외국어가 더 익숙해집니다. 그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어집니다. 사용하는 언어와 단어가 다릅니다. 의도한 뜻이 잘 전달되지 않기도 합니다. 때로는 겉은 내 자녀인데, 사고는 완전히 외국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단순히 문해력의 문제를 넘어, 대화와 언어의 다름으로 인한 단절을 경험합니다. 내 감정을 정확히 말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내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합니다. 상대의 말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언어의 단절은 오해와 분노를 불러일으킵니다. 한국 사회를 보면, 모두 분노에 차 있는 듯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문해력 저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약성경 창세기 11장에 바벨탑 사건이 나옵니다. 모든 사람이 한 언어를 사용할 때, 벽돌로 탑을 쌓아 하늘까지 이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알아듣지 못하게 하시자, 서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대표적 사건입니다. 


우리는 대화와 소통이 어려워지는 시대 속에 살아갑니다. 이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책을 읽는 것과, 많은 사람의 대화입니다. 상대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힘을 쏟지 않으면,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창세기 11장 바벨탑 사건으로 흩어졌던 언어가, 사도행전 2장에서는 하나 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사람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각각 사용하는 언어는 달랐지만, 고백하는 내용은 같았습니다. 그들이 모여 교회가 되었습니다. 


교회는, 대화와 소통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내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믿음을 나눕니다. 각각의 배경과 출신이 달라도, 예수님을 믿는다는 한 가지 이유로 대화하며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어 힘들어하시는 분들. 서로를 이해하며 하나 되기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교회 와서 함께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언제나 마음을 열고 함께 이야기하며 홍콩 생활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섬기기 원합니다. 이번 한 주도 모두 평안하고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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