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회탐방] 홍콩대표선수 키워내는 재홍콩대한검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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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회탐방] 홍콩대표선수 키워내는 재홍콩대한검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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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의 아름다움은  정중동(靜中動)에 있다고 한다. 움직임 속에 멈춰진 순간의 아름다움을 뜻한다. 더욱 깊은 수련을 하면 동중정(動中靜)하는 동정(動靜 움직임과 멈춤)의 결합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무거운 투구와 갑옷 속에서 찰나의 칼날을 내리치는 순간이 검도의 멋이자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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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도 대한검도회 소속으로 매주 땀 흘리는 모임이 있다. 홍콩한국국제학교 대강당에서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저녁 우렁찬 구령과 함께 날카로운 목검을 휘루드고 있었다.


조용한 적막 속에서 순간적으로 달려나가 상대편의 머리를 그대로 타격한다. 재빠르게 뒷걸음질 치며 측면 공격으로 달려든다. 

 

관중의 환호성 없이 오직 선수들의 기합과 칼날이 부딛히는 소리 뿐이다. 승패는 이미 순간에 결정된다. 

 

승자와 패자는 이미 지나간 순간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제 자리로 돌아갔다.


김영수 검도사범이 지도하고 김성철 회장이 이끌고 있는 재홍콩대한검도회는 청소년 선수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홍콩과 마카오 등 가까운 지역 대회에서 늘 상위권 수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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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만 넷인 '아들부자' 김성철 회장은 2006년부터 7살이던 첫째 아들에게 검도를 가르쳤다. 처음엔 학부모 입장으로 참관만 하다가 자연스럽게 함께 배우게 됐다. 지금은 넷째 아들까지 검도를 배우며 검도 가족이 됐다.


홍콩 검도 종목에서 한국인이 청소년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데에는 김성철 회장과 김영수 사범의 노력이 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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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회장은 셋째 아들이 골프를 하면서 홍콩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기뻐했는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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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국적에 상관없이 실력만 있으면 홍콩 대표로 선발되는데 우리 한국 검도 선수는 많은 수상을 함에도 불구하고 홍콩 대표가 되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김영수 사범과 함께 홍콩검도회 집행부를 만나 의사를 전달하고 우수한 한국 선수들도 선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일본 검도의 영향력이 홍콩에서 강했지만, 홍콩 한인 검도인들의 노력으로 2019년부터 한국인이 홍콩 대표로 선발되기 시작했다. 


1993년 처음 검도를 배웠던 조재경 씨도 2010년 홍콩으로 이주한 이후 딸과 아들이 배우도록 권장하면서 다시 수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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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저널 기사에서 김영수 사범님이 활동하신다는 기사를 접하고 KIS로 찾아와 배우기 시작했다. 

 

딸 조연아 양은 부친과 함께 5, 6살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홍콩청소년대표로 선발되어 활동했고 현재 홍콩대로 진학해 홍콩대 검도부에서도 계속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아들 조수환 군의 실력도 출중하여 차기 홍콩대표 후보 선수로 기대되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땀흘리며 검도를 수련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바로 세워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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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도 무한 반복하는 동작으로 집중력과 정신력을 바로 잡고, 대련하는 상대에 대해 예의를 갖추며 칼날을 겨누는 것은 인격 수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맞아 주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검도는 수련 과정에서 모든 참가자가 번갈아가면서 대련하기 때문에 상급자와 하급자 상관없이 동일하게 대련해야 한다. 

 

하급자는 상급자의 멋진 공격을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고, 상급자도 하급자의 공격을 일부러 받아 주며 인내와 훈련의 기회로 삼는다.


김성철 회장은 오랫동안 검도를 해오면서 함께 대련을 해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밑바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도를 내리치고 움직이는 타이밍에서, 큰 동작으로 강한 타격을 주려는지, 작은 틈새에서 변칙을 쓰는지 그 사람의 성격이 모든 움직임에 묻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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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차분한지, 급한지, 냉정한지, 배려심이 많은지 모두 느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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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는 마루바닥과 천장이 높은 곳에서 진행될 수 있기에 다른 종목에 비해 공간 제약이 많은 편이다. 

 

홍콩에서도 일반 공공시설에서 마음 놓고 장소를 임대해서 운영하기 쉽지 않다. 

 

다행이 홍콩한국국제학교가 대강당을 제공하여 매주 2회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화면 캡처 2023-04-14 151347.jpg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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